오늘은 이동식주택을 옮기기로 약속이 되어있는 날인데 점심을 먹고 옮긴다고 해서 집에서 11시경에 영
월로 출발했다. 학생들도 노는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고속도로는 계속 정체....여주부근에서는 1,2차로에
서 추돌사고가 발생했다는 교통방송이 흘러나오고 차는 꼼짝도 하지 않고...... 출발한지 두 시간이 넘었
는데 여주도 못 지나가고 왜 이리 막히는 거야. 결국 황둔에 도착해서 막걸리를 두 통을 사면서 보니 시간
이 2시40분이다. 거의 4시간이 더 걸린 셈이다. 운전 중에 걸려왔는지 핸드폰에는 부재 중 전화가 와 있는
데 들여다보니 신흥중기 사장이 오늘 간다고 했는데 아직 오지 않아서 전화를 했는지 신흥중기 사장의
핸드폰 번호가 찍혀있다.
치악산주유소를 지나면서 보니 벌써 카고크레인으로 옮겨갔는지 이동식주택이 서 있던 자리가 텅 비어
있다. 과연 땅으로 잘 들어갔을까 하면서 신흥중기 사장에게 전화를 하니 지금 기다리고 있다고 빨리 오
란다. 마음이 급하고 엑셀레이터를 밟고 있는 오른쪽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오늘의 관건은 이동식주택이 제대로 들어가야 하는데 만약에 들어가지 못하면 지금까지 해놓은 작업들
이 도로아미타불이 되는 순간이다.
운학리에 도착하니 기존의 밭과 새로 받은 흙이 확연하게 표시가 난다. 1미터 60정도는 높였다.
굴삭기는 카고크레인이 지날수 있도록 땅을 다지고 있고
11톤 카고크레인은 10평짜리 이동식 주택을 짐칸에 올리고 하차하기를 기다리는 상태
대지와 밭의 경계에는 커다란 돌들이 뒹굴고 있다. 이 돌로 석축을 쌓으려는데 엄청 크다.
돌이 더 들어와야 된다는데 석축은 언제나 쌓으려는지
굴삭기가 거의 평탄작업을 마치고
잠시 쉬는 시간에 집에서 가지고 간 족발과 막걸리로 굴삭기기사, 카고크레인기사, 신흥중기사장과
옆밭에서 비닐피복 작업을 하시던 동네 분들과 막걸리도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다 보니 나이가
나보다 한 살이 적다고 한다. 그러니까 작업 중인 세 사람이 다들 동갑이라고 한다.
뒷집에서 정화조 배관을 빼 놓아서 정화조를 지난 물이 이리로 흐른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는데 우리가
배관을 뽑아 호스로 연결해서 콘크리트관까지 연결한다고 하는데 자기네 정화조는 깨끗해서 괜찮다고
한다. 우리는 거기서 물이 나는지 알았는데 자기 땅도 아닌 남의 땅으로 정화조 배관을 연결해 놓고
우리가 작업을 하는데도 일언반구 말 한마디 없다가 우리가 물어보니 물이 깨끗해서 괜찮다고 그런다.
그것도 우리가 돈을 들여서 관을 사다가 묻고 정화조 배관을 그리로 연결을 해준다는데...
그리고 정화조 배관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헐 신흥중기 사장이 확 파헤쳐서 정리한다고 하니..
여름내내 물이 고여서 퍼런 이끼가 끼고 냄새도 나고 잡초가 우거져서 너무 지저분 하던데 뭐가 그리
깨끗한지..그리고 동네가 난리가 났었다고 한다. 뒷길로는 차도 다니지 않고 우리 땅을 지나면 길이 끊
겨서 이길을 이용하는 마을사람들은 거의 없는데 무슨 마을에 난리가 났다고 법석을 떠는 이유를 모르
겠다.
마을분들이 지나면서 보아도 조용하기만 하던데 무슨 난리가 났을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아무튼 경계말뚝은 배수로에 흙을 덥고 콘크리트관으로 배수로 작업을 마치고 일부 도로경계를 석축으
로 다시 쌓은 후에 준공검사가 끝나면 현상태를 유지하려고 이장님과 지난번에 통화를 하고 매듭을 지은
상태이다. 정상적인 사람이 도로에 물린 자기땅이 몇 평 되지도 않는데 그 땅의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도로
를 막는 일이 있겠는가 반문하고 싶다.
뒷집 사람말로는 도로에 박힌 경계말뚝 때문이라고 하는데 뒤로 지나는 도로는 소유주가 건설교통부로
되어 있고 뒤 도로의 안쪽 일정 부분은 뒷집이 쌓은 석축이 도로에 침범해 있는 것 같다고 측량설계사무
소에서 이야기하던데 자기 집에서 쌓은 석축이 더 뒤로 들어가야 하는 게 정답이 아닐까.
그리고 집을 짓고 석축을 쌓을 때 측량을 안 했는지 옆에 임야는 자기 땅이 아닌 곳에 석축을 쌓은 것 같다
고 설계사무소에서 그랬었다. 임의로 석축을 쌓은건지 아니면 옆집 임야 주인의 허락을 받아 쌓고 그 땅
에 대한 사용허가를 받았는지 모르지만 도로까지 튀어 나온 석축을 측량을 다시 해서 다시 쌓으라고 해
야 하나. 머리 뚜껑이 열리기 일보 직전이다.
우리 땅 뒤에 있는 도로쪽으로 수도를 만들어 놓고 사용했던 물을 도로로 쏟아 부어서 도로는 흙탕물이
항상 고이고 그물이 정화조 배관을 내 놓은쪽으로 정화조를 빠져나온 물과 같이 고이니 더럽게 물이 많
이 고이던데 그동안 아무런 말도 없었다.
최소한 "우리 정화조 물과 사용한 수도물이 그리로 빠져 나가 물이 고이니 미안하다고....."
흙 받는데 먼지가 너무 날려서 뭐라 했다고도 하던데 동네사람 말을 들어보니 그집은 흙을 몇백차를 받
아서 우리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았다고 하던데 이것이 텃세라냐.
마을수도 연결도 뒷집 남자에게 물어보니 처음에 수도를 연결할 때 마을 가구 수에 딱 맞게 설계를 해서
어쩌구저쩌고 해서 그날 기분을 더럽게 만들더니 영월군청에 문의해서 마을 이장님께 상의하니 마을
에 들어오면 당연히 마을수도를 연결해서 쓰셔야지요 하던데 왜 좋은 방향으로 말을하지 않고 그럴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기분이 더러워진다..
이동식주택 놓을 자리 터닦기 완료.
구룡산을 바라보게 이쪽 방향으로 이동식주택을 놓으려고 한다.
슬슬 하차 준비작업
신흥중기 사장과 굴삭기 기사. 뒤로 보이는 배수로는 뒷 집 정화조 배관을 정리하고 땅과 같은 높이로
흙을 채울 것이다. 창고도 뒤로 더 밀고 그리고 뒤로는 나무를 심어서 땅을 넓게 사용하려고 한다.
카고크레인이 이동식주택을 높이 들어 올렸다.
네 귀퉁이를 천천히 맞춰주면서
내릴 곳을 보고.
천천히
내렸다.
다시 모서리를 맞추고
드디어 완료
지붕위에 있던 굴삭기 기사가 로프를 타고 내려오고 있다.
아직 완전하게 자리를 잡은 것은 아니다. 수평도 아직 맞지 않아서 문도 잘 안 닫히고 전체적으로 왼쪽으
로 다시 옮겨야 될 것 같다. 그리고 두 건물 사이도 폭을 4미터 정도 떨어뜨려 놓고 거기에 테크를 만들자
는 옆지기의 의견이다. 그리고 배수로를 덮은 곳에 나무를 심어 도로에서 데크가 보이지 않게 하자고 하
는데 ....
그럼.. 돈만 있으면 뭘 못 해. 그렇게 하지 뭐. 10평 주택 앞으로 데크 만들고 두 건물 사이에도 만들면 한
10평 그러면 평당 30만원 잡으면 그것도 삼백만원이 들텐데 아니면 전동공구와 방부목을 구입해서 내가
만들어 볼까?
10평 이동식주택과
창고로 사용할 5.5평
동네 사람들이 관심이 꽤 많은 것 같다. 얼마나 주고 샀느냐. 공사하는 비용이 얼마냐.
안을 너무 이쁘게 해놓았다.
보는 사람들마다 묻는다.
주택과 창고 가운데인 여기에 데크를 만들고 위로 지붕을 만들자고 옆지기가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이동식 주택이 마을 길로 들어 오면서 이 땅의 전 주인이신 분의 가마솥 굴뚝과 황토방의 슬레이트 지붕
이 닿아서 진입을 하지 못한다고 하니까 흔쾌히 굴뚝을 뽑고 슬레이트 지붕도 걷어내서 들어올 수 있었
다고 했었다. 옆지기가 전 주인께 드리려고 따로 사온 족발과 막걸리를 들고 집으로 가니 어디 밭일을
가셨는지 안 계신다 .그래서 이장님을 만나서 경계말뚝에 관한 것과 마을수도 끌어오는 것 그리고 마을에
이사오면 내는 무슨 회비 그리고 일종의 마을 신고식에 관한 상의를 하고 다시 들르니 그 때까지도
안 계신다.
날은 어둑어둑해 오는데 갈 길은 멀고 ...... 그때 멀리서 들리는 아주머니의 카랑카랑한 목소리....
아저씨와 같이 올라 오신다. 굴뚝도 뽑고 슬레이트 지붕도 치워 주셔서 고맙다고 말씀드리니 우리 아
들,며느리같은데 그런 것 하나 못해 주냐며....... 걱정하지 말란다. 너무 고마운 말씀을 쏟아내신다.
그러면서 오늘 가져온 집에 구경하러 가자고.... 같이 이동식주택을 둘러보고 아저씨의 바이바이 소리를
들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시골... 좋은 사람도 있는 반면에 별스런 사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