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옆지기는 사무실에서 야유회를 간다며 아침 9시에 집을 나섰고 토요일 집에서 하루종일 저
녁늦게 깜깜해 질때까지 집을 지키고 밥도 제 시간에 못먹었던 제제가 안스러워서 콧바람이라도 넣어 주
려고 밖으로 나갔다.
모락산 자락에 있는 아파트 주위에는 숲이 우거져 있는데 잣나무가 우거진 나무 아래에서 두릅나무가 자
라고 있고 제법 순이 올라와 있는데 제제가 같이 있어서 비탈길에 숨어있던 두릅을 따지 못하고 그냥 구
경만 하고 지나쳤다 산책하는 사람들이 보았으면 왠 떡이냐고 따가지고 갔을텐데 잣나무 아래 비탈길에
숨어있어서 아직까지 온전하게 새 순을 올리고 있는것 같다.
그리고 아파트 단지안에서 초등학교 담장을 끼고 산책을 하다가 파고라 아래에서 조금 쉬고 집으로 향
했는데 아 글쎄 제제놈이 저 혼자 쫄랑쫄랑 걷는데 집으로 잘 �아가는것 같아서 내친김에 뒤를 쫓아서
현관을 들어서면서 이따가 옆지기가 야유회에서 돌아오면 제제가 집을 그냥 혼자서도 잘 찾아오더라고
자랑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엘리베이터에 오르고 17층에 내렸는데 비상계단에 왠 못보던 물건들이
잔뜩 쌓여있기에 앞집에서 언제 밖에 내놓았지 하면서 현관문의 비밀번호를 삑삑 두번을 눌렀는데 안에
서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다.
헉 제제한테 속았다. 이년전인가 그때도 아침운동을 하다가 집에 오는 길에 옆동으로 잘못가서 비밀번호
를 눌러도 문이 안 열리기에 보니 다른동에서 생 쇼를 하고 도망치듯 빠져나와서 웃었는데 지난 일요일
에는 제제에게 사기를 당해서...헐.. 잽싸게 15층으로 도망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망나왔었다.
아 글쎄 콩깍지가 끼면 앞이 안보인다더니 일층에 내려서 보니 어린이집이라고 온통 현관입구를 도배해
놓았던데 일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그걸 못보고 지나쳤다니 아무래도 제제가 혼자서 집을 �아간
다는 기대 때문에 그런일이 생긴듯하다.
파란색이 우리 집이고 일요일에 잘못 �아갔던 집이 붉은색인데 향이 같고 조경도 비슷해서....짱구됨.
그리고 오늘은 근로자의 날이라고 아침 열시에 의왕동물병원에 제제 미용을 예약했었다.
발바닦에 털이 많이 자라서 앉아있으면 발바닦의 털 때문에 발이 스~윽 밀려서 걸을때도 미끄러지고
이참에 피부가 좋지않으니 귀털부터 시작해서 몽땅 깍아버렸다.
어제 밤에 침대에 누워서 뻗어있다.
온통 북실북실 털이 길어서 눈도 가리고 밥을 먹을때 귀털이 물그릇에 빠지고....
앞발도 털이 이렇게 많이 자랐으니 걸을때마다 미끄러지고 쇼파도 못올라가서 올려 달라고 낑낑댄다
뒷발은 아예 기다랗게 수염이 달렸다.
발톱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털이 수북하다.
귀털도 많이 자랐고
뒷다리는 털 때문에 어딘지 구분이 불가..
얼굴도 북실북실하던 머털이 제제가
이렇게 불쌍하게 털이 박박 밀렸다. 그리고 집에 와서는 이렇게 불쌍한척 한다.
털밀고 꼬리염색에 이만오천원
이제야 앞 발바닦인지 구분이 가고
꼬리도 분홍색으로 염색을 했다.
뒷 발바닦도 깨끗
왠지 졸려운 분위기인데
머리를 쳐박고 있다가
간식을 준다고 하니 눈이 초롱초롱 빛난다.
상팔자 개시끼. 내가 일요일 너한테 속은 생각을 하면 확 ~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