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에 쉬는 공휴일에는 가급적이면 영월에는 가지 않고 집에서 쉬려고 했는데 오늘은 옆지기가 남대문

 

과 명동에 쇼핑을 하러 가지고 해서 열한 시경에 집을 나섰다.

 

그런데 이상하게 피곤하고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옆지기와 남대문 메사 옆에 있는 삼익타운에 도착해서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나는 밖에서 기다리고

 

옆지기만 들어가서는 뭔가를 사서 나오는 동안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으려니 그것도 꽤 재

 

미가 있다.

 

와이프는 쇼핑하러 들어가고 밖에서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기다리는 남자들도 있고 남편이랑 같이 복

 

잡한 남대문시장에 쇼핑을 다니기가 만만한 일은 결코 아닐 것이니 대부분의 쇼핑객은 여자들이라는.....

 

점심은 명동교자에서 칼국수를 먹으려고 발걸음을 옮겼는데

 

 

명동교자에는 입구에서부터 계단까지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 있다.

 

칼국수와 만두는 먹고 싶은데 성격상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서 패스...

 

 

그래서 차선책으로 선택한 명동영양센타.

 

예전에 딸래미가 얘기였을 때인 91년도에 이곳에 왔다가 치킨을 먹던 중에 볼일을 봐서 풍기는 냄새를

 

맡으면서  치킨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세월이 유수같다고 하더니 벌써 16년 전의 일이다.

 

 

옆지기는 통닭정식

 

 

나는 들깨삼계탕을 주문했다.

 

 

들깨삼계탕이 나왔는데 국물이 걸죽하다.

 

 

닭고기는 건져서 접시에 담아서 소금에 찍어먹고

 

 

닭은 푹 삶아서 먹기가 편하고 국물은 들깨가 들어가서인지 뒷맛이 고소하다.

 

 

삼계탕에는 소금을 넣어서 먹고

 

 

통닭정식.

 

통닭(大) 반마리와 치킨스프,영양빵,야채

 

 

닭 껍질을 바삭하게 구워서 고소하다.

 

 

영양빵에 버터를 발라서 먹고

 

 

여기는 이렇게 한산한데 중앙통에는 왜 그리 사람이 많은지...

 

 

전통 맛 호떡을 하나 사서 먹었는데

 

 

노릇하게 구워서 맛이 있고

 

 

안을 들여다 보니 텅 비어 있다. 

 

집으로 돌아오는 좌석버스 안에서 둘이 오뉴월에 병든 닭 졸듯이 계속 졸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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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지기는 시골에 집이 생기면 제일 먼저 해 보고 싶은 일이 바로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마당에 빨래를

 

널어 보는 것이라고 했었는데 운학리에 갔던 오늘 그 소원을 이루었다.

 

오전 열한 시경에 운학리에 도착하자마자 마당에 건조대를 내다 놓고는

 

 

이렇게 저녁 무렵까지 해를 받게 하고 있다.

 

해는 강렬하게 내리쬐고 가끔씩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널어놓은 빨래는 살랑살랑 흔들리고...

 

아파트 베란다에 좁게 널어 놓아서 숨이 막히는 빨래만 보다가 넓은 곳에 건조대를 펴 놓고 널어 놓은 빨

 

래를 보니 속이 다 후련하다. 

 

 

두 번째 소원은 우리 집 강쥐 제제를 마당에 풀어놓고 뛰어 노는 모습을 보는 것인데 이 것도 조만간에

 

이루어지지 않을까. 낮 시간에는 옆지기와 나는 출근하고 딸래미는 학교에 가느라 집에 아무도 없이 혼

 

자 놀기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강쥐가 불쌍하기도 하고 남들은 매일 산책을 시켜주는데 그나마 그것도

 

해 주지 못하니 영월에 올 때면 데리고 와서 코구멍에 바람이라도 넣어주어야 속이 편하겠다는 옆지기의

 

생각이다. 그런데 내 생각에 강쥐는 차를 타고 멀리 다니면서 멀미를 하느니 차라리 집에 혼자 있는게

 

강쥐를 위해서도 좋은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냥 내 생각이다. 

 

 

점심때 같이 닭죽을 드시던 아주머니가 정 남향에 사방이 트여서 좋고 구룡산의 봉우리가 다 보여서 집

 

터로는 최고라고 하셨다. 맞는 얘기인지 아니면  우리들 기분 좋으라고 하신 말씀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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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지기는 "자꾸 심지만 말고 뭔가를 잘 거둘 수 있게 좀 해" 라고 나에게 잔소리를 하는데 잡초를 뽑으

 

면서 들여다 보니 밭에 있는 작물들은 뭔가 열매를 달기 위해서 꽃이 피어있다.

 

영월에 일주일에 한 번씩 오가면서 드는 돈으로 채소나 과일을 사서 먹으면 배가 터지게 먹을건데 뭐하

 

러 그 짖을 하냐 하면 즐거운 마음으로 어설프게 농사를 지으니 뭔가를 수확하지 못해도 지나는 과정이

 

마냥 재미있고 즐겁기만 하다.물론 무었인가를 수확한다면 더 즐겁고 재미있겠지만 지금은 만족한다.

 

 

우선 방울토마토에는 노란 꽃이 피었다. 곁순을 전부 따 주고 지주대를 세우고 유인줄을 묶어 주었다.

 

 

방울토마토의 노란 꽃은 이리도 예쁘다.

 

 

앙증맞게 방울이도 달렸다.

 

 

밭에서 제일 잘 크는 감자도 줄기에 뭔가 하얀게 보이는데

 

 

감자 꽃이 활짝 피었는데 아주머니가 감자농사가 잘 되었다고 하신다.

 

 

감자 꽃이 이리 예쁜지는 오늘 알았다.예전에는 꽃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감자를 캤는데 어찌 이런 일이 

 

 

오이도 커다란 잎사귀 밑으로 노란 꽃이 보이고 

 

 

꽃도 피었으니 오이가 달리려는지.

 

 

덩굴망을 신림에서 사왔는데 둘이서 한참 헤매다가 이렇게 오이가 타고 올라갈 망을 만들었다.

 

 

오이망을 만들었는데 뭔가 좀 허접하고 부족한 느낌이... 오이줄기가 유인망을 타고 올라가면 무게에 못

 

이겨서 내려 앉을것만 같다. 다시 튼튼하게 보수해 줘야 될 것 같다. 

 

뒤에 보이는 옆지기는 밭에 있는 돌을 골라낸다고 마대자루를 들고 있다.

 

위에 보이는 밭은 흙을 받아서 석축을 쌓은 뒤로는 온통 돌밭이 되어버렸다. 

 

 

더덕은 꽃이 언제 피나. 꽃도 예쁘고 향기도 그리 좋다고 하던데

 

전 주인이신 노부부는 작년에 더덕을 다 캐서 먹었는데 씨가 떨어져서 더덕이 이렇게 많이 나왔나 하셔

 

서 우리가 더덕 종근 1년생을 작년 가을에 심었다고 했더니 그럼 그렇지 하신다.

 

 

가지도 꽃이 피어야 열매가 열리나?

 

늦은 밤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곤드레밥 식당에서 가지나물을 먹던 옆지기가 가지가 이렇게 맛이 있었

 

냐고 묻는다.  맛있지 맛있어 ......

 

주둥이가 넓은 그릇에 밥 한그릇과 가지나물,고추장을 넣고 구수한 된장찌개를 넣고 쓱쓱 비벼서 참기름

 

을 한 방울 똑 떨어트려서 먹으면 맛이야 끝내 주지. 

 

 

밭에 심어놓은 땅콩을 보고는 아저씨께서 "모래땅에서 잘 자라는데...." 하신다.

 

하지만 실험정신에 투철한 우리는 땅콩을 그냥 심었다. 쭉쟁이라도 좋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모종판에 키운 뒤에 옮겨 심었던 대학찰옥수수는 몸살을 하는지 조금 더디게 크고있다.

 

잘 자라줘야 한 여름에 우리들 입을 즐겁게 해 줄텐데

 

 

호박고구마는 이제야 줄기를 만들고 있다. 그런데 고구마가 달릴까.

 

 

야콘도 잘 크고 있고 밭 고랑에는 내가 손으로 뜯어낸 잡초들이 보인다.

 

 

매실은 점점 알이 커지고

 

 

이렇게 크게 보면 꼭 복숭아같이 생겼다.

 

 

제법 많이 달렸다.

 

 

토종매실나무는 이렇게 무성한 가지를 전지한다고 완전히 삭발을 해 놓았다.

 

 

고추도 꽃이 피어야 고추가 달리나?

 

 

이 나무는 호두나무인지 모과나무인지 모름.

 

 

척박한 땅이 갈라지면서 뭔가가 보인다.

 

 

이렇게 파란 싹이 올라오고

 

 

잎이 펴지면서 키가 큰 빨간 칸나로 변신할 것이다..

 

오늘은 밭 고랑에 잡초를 뽑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고 유실수들 전지하고 밭둑에 제초제 뿌리고

 

밭에 돌고르고   ... 삭신은 쑤시지만 즐거운 하루였다.

 우리가 운학리에 밭을 구입한 게 4년 전인 2003년 6월이었다.

 

옆지기와 전원생활을 꿈꾸다 땅 구경하러 무작정 신림으로 향했고 전*공인중개사에서 제천이나 운학리

 

에 있는 땅을 구경하자고 했었는데 처음으로 구경하러 간 땅이 운학리 지금의 그 땅이었다.

 

옆지기가 마음에 든다고 해서 바로 계약금을 걸고 일주일 뒤에 중도금 없이 바로 잔금을 지불하고 등기

 

를 넘겨 받았었다. 나중에 보니 전*공인중개에서 일하는 중개사도 아닌 브로커 비슷한 김윤*라는 영감이

 

몇백만 원은 챙기고 정작 밭 주인인 노부부는 매매가격보다 몇백만 원을 덜 받고 ... 뭐라고 하나 인정비

 

라고 하던데.....  시골에 있는 부동산업자들은 대부분 이런식으로 돈을 번다고 한다. 

 

밭 주인은 얼마에 부동산에 내 놓고 팔기는 부동산에서 더 받고 팔아먹고 그 차액은 부동산에서 챙기는

 

그런 수법이었다. 씨~블 놈들.... 

 

땅을 구입하고 작년까지는  노부부가 사용하셨는데 금년에는 개발행위허가를 받아서 집을 앉히다 보니

 

우리가 사용하게 되었는데 밭 농사를 시작해 보니 주말에만 와서 하는 농사...이게 장난이 아니었다.

 

 

전 주인이신 노부부가 우리 밭의 아래에 있는 밭에서 이랑을 만들고 계신다.

 

서리태를 심으신다고 아저씨는 농기구로 이랑을 만들고 아주머니는 콩을 심고 있다.

 

운학1리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정말 대단하다고 소문이 나신 분들이시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정말 쉴 틈도없이 일을 하시고 계신다.

 

항상 운학리에 갈 때면 뭔가를 사서 가고는 했는데 농번기에는 가도 만날 수가 없어서 오늘은 신림농협

 

하나로 마트에서 우리가 먹을 닭을 한마리 사서 왔는데 밭에서 일을 하고 계신다.

 

이거 참 낭패다. 두 분이 집에 계신줄 알았으면 두 마리를 사오는 건데....

 

더운데 일하신다고 옆지기가 집에서 얼려 온 복분자 쥬스를 가지고 밭으로 내려가더니 두 분께 쥬스를

 

드리고 뭔가 얘기를 나누고 나도 아저씨에게 고추 순 따는 것을 물어보고는 밭으로 올라왔는데 옆지기가

 

"닭 한마리로 같이 먹기에 부족하지 않을까. 그래 찹쌀도 있으니 닭죽이나 해서 같이 먹자"

 

 

그래서 옆지기는 집으로 올라가서는 부랴부랴 닭을 씻고 팔팔 끓여서 닭죽을 준비하고 나는 고랑에 잔뜩

 

나 있는 잡초를 양손으로 뜯고... 반팔 티셔츠를 입고 일을 했더니 땡볕에 팔뚝은 벌겋게 타고...

 

정오가 조금 지나서 옆지기가 빨리 오라고 해서 두 분과 같이 막걸리에 닭죽을 깨끗이 비우고는 두 분은

 

집으로 내려가셨다.

 

그리고 아직도 해는 내리쬐는데 멀리서 두 분이 송아지를 끌고 아까 일을 하셨던 아래 밭으로 나오셨다.

 

 

아주머니는 송아지를 앞에서 끌고 아저씨는 뒤에서 쟁기질을 하면서 뒤를 따라 가신다.

 

송아지와 밭 고랑을 다 만드시고 집으로 돌아가시면서 저녁밥 먹으러 집으로 오라며 가신다.

 

우리는 아직도 할 일이 남아서 일을 하느라 저녁을 먹으러 가지는 못했다.

 

 

늦은 밤 집으로 오는 길에 아주머니 집에 들러서 된장을 얻어가느라  옆지기가 비닐을 벌리고 된장을 담

 

고 있다.  아주머니께서는 "다음에 올 때 맛있는거 사와"  아무튼 대단하신 분들이다.  

 

 

옆지기가 좋아하는 산촌곤드레밥에서

 

 

청국장으로 늦은 저녁을 해결하고는 뻥 뚤린 고속도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뒷집에서 키우는 닭이 꼬끼오 하고 울기에 아침인가 하고 눈을 떠보니 아직도 컴컴하고 시계를 보니

 

새벽 네시.... 그 시간부터 아침 동이 틀 때까지 시간 관념이 없는 닭이 울어댄다.

 

"꼬끼오~~~~꼬끼오~~~~"

 

그 바람에 잠을 설쳤다.

 

 

이른 아침 연못에는 무당개구리가 유유히 헤엄치고 다닌다.

 

 

여기는 서리태를 심어 놓았는데 싹은 보이지 않는다.

 

 

종이박스는 마당에 내 놓고 분리수거를 하고

 

 

잡초가 뒤덮은 밭에는 이름모를 노란꽃이 피어있다.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은 포말을 일으키면서 힘차게 쏟아진다. 

 

 

아침은 라면으로 대충 떼우고

 

 

커튼을 올리고 청소를 시작했다.

 

 

오늘도 어제같이 하늘이 뿌옇다.

 

청소를 마치고 집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나섰다.

 

 

집으로 오는 길에 마을 앞 계곡물이 너무 맑아서 차를 잠시 세우고

 

 

수중보를 만들어 놓았는데 농수로로 나가는 물길과 주천강으로 나가는 물길.

 

 

수중보로 물을 가둬놓으니 물이 많아 보인다.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물이 맑다.

 

 

차를 세워둔 곳으로 오니 비닐하우스안에 닭이 보이는데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던 잠시 후에 발바리로 보이는 개가 맹렬히 짖기 시작하는데 뒤로 보이는 큰 개는 멀뚱멀뚱 보기만

 

한다. 역시 시골에서 집 잘 지키는 개는 발바리가 최고.

 

 

아마도 마을사람이 마을에서는 시끄럽고 냄새가 나니 여기서 키우는것 같은데 이 놈들이 지키고 있는듯

 

하다. 발바리가 나를 보고는 맹렬히 짖고있다.

 

알았다 알았어 간다 가. 이 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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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에 싱크대를 놓고 벽에 타일을 붙이려고 옆지기와 알아보다가 옥션에서 유리타일을 구입했는데

 

가로세로 30센치인 유리타일을 벽에 본드를 바르고 붙인 뒤에 본드가 마를 수 있도록 며칠을 기다리고

 

그 위에 백시멘트를 발라서 틈새를 메워주면 작업이 끝난다고 했었다.

 

 

배수가 안 돼서 물이 고이는 석축 바로 아래 밭에 이랑 두 개를 만들고 나니 허기가 지고 점심으로 신림농

 

협에서 사 온 감자수제비로 점심을 해결했다.

 

 

반찬이야 집에서 먹던 그런 간단한... 수제비 한 그릇을 다 먹고 두 그릇째 먹고있다.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수제비

 

 

옆지기는 벽에 본드를 바르고 나는 유리타일을 붙였는데 천장에 벽지를 바를 때보다는 한결 수월하다.

 

쵸코믹스 유리타일을 붙이고 나니 싱크대 위가 정말 깨끗하다.

 

30센치 유리타일 열 한장을 본드와 백시멘트 포함해서 오만원에 구입했는데 색이 싱크대와 무난하게 어

 

울린다. 이러다가 둘이서 인테리어 공사하러 다니지 않을지 모르겠다.

 

 

주방 옆으로 나 있는 창으로는 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가 시원하게 콸콸콸 쏟아진다.

 

 

천장에 붙였던 벽지는 겹치는 부분이 떨어져서 밑으로 축 늘어져 있어서 그 부분을 도려내고 본드로 다

 

시 붙였더니 단단하게 붙었는지 일어나지 않는다.

 

한 일도 별로 없는데 밖이 슬슬 어두워지고 어둠이 내려앉는다. 

 

 

어둠이 깔린 마당.

 

 

황둔에 있는 신림농협에서 저녁거리로 사 온 삼겹살

 

 

상추도 씻고

 

 

불판은 대기 중

 

 

옆지기는 된장찌개를 준비하느라 분주하고

 

 

각자 먹을 만큼의 삼겹살을 불판에 올렸다.

 

 

된장찌개

 

 

식사준비 끝.

 

 

삼겹살은 노릇노릇 구워지고 술잔에 술은  금새 비워진다. 

 

 

마당에 나와서 마을을 내려다 보니 온통 암흑이고 유일하게 운학교회의 십자가 불빛만 붉게 빛난다.

 

 

달은 휘영청 빛나고

 

 

 마당에 있는 돌탁자에 앉아서 옆지기와 맥주 한 캔 하는데 옆지기는 춥다고 난리다.

 

저 멀리에 내려다 보이는 논과 수로 옆에 만들어 놓은 연못에서는 개구리가 울어대고 ....

 

우리는 꿈나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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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 베란다에서 커 가는 땅콩모종도 심어야 하고 싱크대에 붙이려고 옆지기가 구입한 유리타일도 붙여야

 

되고 기타 생활용품으로 구입한 잡다한 물건들도 차 트렁크와 거실에 돌아다니고 있었다 옆지기는 이불

 

과 쿠션등 잠자리에 필요한 물건들을 챙기고 해서 토요일 운학리로 출발했다.

 

학생들이 노는 토요일의 여파인지 아니면 평소와는 다르게 늦게 출발한 때문인지 우리들은 여주까지 거

 

의 기어서 갔고 그 이후에는 쌩쌩.

 

 

남사장이 마당에 느티나무와 구상나무를 심어 놓았다.

 

 

일기예보에 황사주의보가 내렸다고 하더니 정말 하늘이 온통 뿌옇다.

 

 

피땅콩 모종이 72구로 두판인데 옆지기는 이제는 채소는 그만 심으라고 한다.

 

"여기까지 힘들게 농사 지으러 왔냐고..." 맞는 말이다.

 

우리가 농사 지으러 온것도 아닌데 쉬엄쉬엄 해야 지치지 않지 그래서 내년부터는 우리가 먹을 만큼만

 

밭을 만들고 나머지는 유실수들을 더 심으려고 생각 중이다.

 

가급적 작물을 심는 밭의 면적을 줄이는 것이 시골샐활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이제는 점점 매실 모양을 갖추고 있다.

 

 

지난번에 부러진 가지를 고추끈으로 묶어 주었는데 그 가지에서도 열매가 여러개 달렸다.

 

 

감자는 더욱 무성하게 자랐다.

 

 

오이도

 

 

방울토마토도 꽃을 피웠으니 방울이가 달리겠고

 

 

앵두나무에는 앵두가 달렸다.

 

 

호박

 

 

무슨 모종인지 모르겠다.

 

 

곰취나물  

 

 

연못에 심어 놓은 두릅은 잎이 활짝 피었고

 

 

연못 옆으로 옮겨심은 마로니에 나무는 밭을 정리하면서 한 그루만 남았고 자귀나무는 다섯그루 다 어디

 

에 있는지 찾을 길이 없다.

 

 

 여기에는 소나무를 심었는지 아니면 잡초를 심었는지 분간이 가지 않고 바람이 얼마나 세차게 부는지

 

나무가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저렇게 휘날리고 있다.

 

모자도 날아가고 수돗가에 내 놓은 종이박스며 플라스틱 물통이 바람에 날려서 온 마당을 뒹굴며 날아

 

다닌다.

 

밭에 심은 농작물들은 종류만 많지 아무래도 실속은 없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는 것이 옆지기도

 

그렇게 공감하고 있다. 

 

 이~런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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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화요일 저녁에는 퇴근하던 옆지기가 전화를 해서는 제제를 데리고 동물병원에 가자고 한다.

 

"시간이 늦어서 동물병원 문 닫았잖아" 하니까 안양에 있는 24시간 동물병원이라도 가자고 한다.

 

요즘 부쩍 제제가 귀가 부어 오르고 몸을 긁어서 많이 괴로워하는데... 그래 가보자 하고 집에서 나선 시

 

간이 저녁 9시가 훌쩍 지나고 있었다.

 

예전에 제제가 사과를 훔쳐먹다가 목에 걸려서 거의 죽을뻔 했을때 왔었고 오늘이 두번째 방문이었다.

 

무슨 검사 또 무슨 검사를 하고 동물병원을 나선 시간이 밤 열한 시 이십 분이 넘어서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와우닭발에 들러 오돌뼈를 포장해서 왔는데 그 늦은 시간에 포장을 해서 차에 오르

 

던 옆지기가 한마디를 한다.

 

 "와. 전부 여자들만 바글바글해.남자는 한명도 없어"

 

그렇게 늦은 시간에 집으로 돌아와서 씻으니 열두시가 넘었고 우리는 오돌뼈를 먹기 시작했다.

 

둘이 미쳤다.

 

 

오돌뼈가 정말 마약같이 끌린다.

 

 

늦은 시간에 둘이서 한병을 다 비웠다. 

 

 

한입 먹으면 등에서 땀이 주루룩 흐를 정도로 매운데 계속해서 먹어주었다.

 

 

고추와 같이 먹으면 정말 죽음.

 

 

동물병원에서 낑낑거리며 주사를 맞고 치료를 받았던 제제는  피곤한지 집에서 꼼짝을 안 한다.

 

 

목을 방석에 턱 걸치고는 쳐다보기만...

 

 

밥을 오돌뼈와 비벼서

 

 

이렇게 주먹밥을 만들어서 먹는다.

 

 

드디어 제제가 눈을 감고 졸고 있다.

 

 

그러더니 눈을 번쩍 뜨고는

 

 

집에서 뛰어나와 자기도 달라고 버틴다. 

 

지금이 새벽인데 내일 출근해야지.....

 

미쳤어 새벽에 매운 오돌뼈와 소주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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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저녁에는 같이 술을 먹던 옆지기가 내일은 점심을 사준다고 해서 토요일에 일어나는데로 대

 

충 씻고 옆지기와 같이 갔는데 바로 올갱이 해장국이었다. 아침 열시정도에...

 

93년부터 95년까지 대구에서 홀로 떨어져 근무하던 주말부부 시절에 같이 합숙소 생활을 하던 동료와 술

 

을 먹고 나면 항상 이 올갱이 해장국을 먹으러 다녔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 대구에서는 이 올갱이 해장국을 고디탕이라고 했었고 한 번 먹으러 가면 고디탕 가격보다 택시

 

비가 많이 나왔었고 술먹고 난 뒤에 뽀얗게 우러난 고디탕을 먹고 나면 속이 확 풀리고는 했었다.

 

 

올갱이 해장국.. 24시간 한다고....

 

 

올갱이해장국 6,000원 (포장은 5,000원)

 

 

우선 뚝베기에 김치와 깍두기가 나오고 옆으로는 잘게 썰은 고추와 된장,고추...

 

 

김치가 먹음직스럽게 보이고

 

 

깍두기도 걸죽하게 보이는게 맛있어 보인다.

 

 

반찬은 평범.

 

 

장아치는 별도로 판매도 한단다.

 

 

청양고추와 양파 그리고 된장.

 

 

올갱이해장국에 넣어서 먹는 잘게 썰은 고추.

 

 

드디어 오늘의 주메뉴인 올갱이해장국과 무쇠 솥에 밥이 나왔다.

 

 

역시 무쇠 솥에 밥을 해서 그런지 꼬실꼬실한게 밥맛이 있어 보인다.

 

 

올갱이해장국에는 올갱이가 잔뜩 보이고

 

 

무쇠 솥에 들어있던 밥을 퍼서

 

 

올갱이해장국에 말고는

 

 

무쇠 솥에 물을 부으면 물이 부글부글 끓으면서 뜨거운 김이 솟는다.

 

 

올갱이 모습.

 

저리 작은 올갱이를 일일이 까서 해장국을 만든다고 하니... 

 

 

국물을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모두 먹었다. 그만큼 맛이 있었다는 증거.

 

 

자 이제는 입가심으로 누룽지를 후루룩 쩝쩝....

 

정말 다음에 또 오고싶은 맛이 끝내주는 그런 집이었다. 

 

 

물건을 사러 마트로 돌아다니다 보니 또 속이 출출하다

 

 

롯데마트에세 회냉면과 물냉면으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회냉면

 

 

그리고 물냉면.

 

술을 먹고난 다음 날은 왜 이리 속이 허전한지 이상하게 많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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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제제는 말썽이 심해졌다.

 

첫 번째.

 

운학리에 갈 때면 24시간 김밥 집에서 김밥을 항상 두줄을 사가는데 그 날은 한줄만 먹고 와서는 가방에

 

두고는 잊어먹고 있었는데 어느 날인가 옆지기와 밖에 나가서 저녁을 먹고 오니 온통 거실이 난장판. 

 

어떻게 가방에서 냄새를 맡았는지 검정비닐을 뜯어서 김밥을 말았던 은박호일을 입에 물고는 김밥을 먹

 

어서 은박호일,검정비닐 그리고 김밥의 밥알과 그 내용물들이 거실에 퍼져있었다.

 

더구나 김밥은 거의 일주일은 넘었을 건데...

 

저를 안 데리고 갔다고 뗑깡을 부린것 같다.

 

 

두 번째.

 

예전에는 베란다문을 열어 놓고 다녀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어느 날인가 저녁무렵 옆지기의 전화를 받고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그 날은 유난히도 짖으면서 자기도

 

데리고 가라는 표정으로 끙끙거렸었다. 그냥 두고 나갔다 왔더니 앞 베란다에 있던 바위솔 화분을 뿌리

 

채 뽑아서 거실 바닦에 팽게쳐 놓았었다. 

 

역시 자기를 안 데리고 갔다는 시위.

 

 

그리고 오늘 세 번째.

 

날씨가 후덥지근해서 뒤 베란다를 조금 열어 놓으려고 나갔는데 옆지기가 세탁을 하느라 뒤 베란다로 나

 

가는 문을 열어 놓았는데 어느 사이에 나가서 땅콩 모종판을 어질러 놓았다.

 

 

다행히 빨리 알아서 그렇지 안 그랬으면 온통 .. 정말 개판이될 뻔했다.

 

 

또 뿌리채 뽑아서 싹을 죄다 먹어버렸다.

 

 

뽑아먹은 잔해들... 이런 개시키를 확....... 

 

너 오늘 딱 걸렸어 이 개시키야...

 

 

턱에 흙이 잔뜩 묻어있다.

 

 

옆지기가 소리치니 멀뚱멀뚱 보고 있는데 턱 밑에는 흙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그게 맛이 있냐 이 개시키야...

 

 

개 풀뜯어 먹는 시키.

 

너 오늘 구속이야.  빨래바구니 안에 구금시켰다.

 

 

"나 좀 풀어주라요. 잘못했다요."

 

 

"미안하다요.다시는 안 그런다요"

 

 

"아빠.제발 부탁한다요.정말 안 풀어줄라요"

 

 

"알았다요" 그러더니 포기하고 돌아눕는다. 

 

너 오늘 디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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