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오랜만에 제제에게 바깥 구경을 시켜주었다.
우리 불쌍한 제제...
귀 때문에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은지가 어언 오개월이 지나는데 아직도 귀가 완치되지 않았다.
무슨 이유인지 동물병원에서 권하는 사료 이외에는 일체의 다른 음식물은 주지를 않았는데 조금 나아
지다 다시 도지고 그러기를 몇 번째인지 이제는 슬슬 짜증이 밀려온다.
왜 그러는지 말 못하는 제제 놈에게 물어 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동물병원에서도 시원하게 이것 때문이
다 라는 답도 없고 난감하기만 하다.
옆지기와 농담삼아 귀 때문에 병원에 치료비로 지불한 돈이면 너랑 똑같이 생긴 놈을 몇 마리는 데리고왔다
고....거기다 요새는 피부가 아토피라나 뭐라나
실로 오랜만에 제제를 데리고 옆지기와 바깥 나들이를 했다.
허구한 날 혼자 집에만 있으니 외롭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하겠지만 낮 시간이면 집이 텅텅 비고 저녁 시
간에나 식구들이 모이니 딱히 산책을 시켜주려고 해도 시간이 나지를 않고 쉬는 주말에나 산책을 시켜야
하는데 영월로 아니면 등산하러 다니기 바쁘니 미안하기도 하고.....
"제제야, 아빠하고 어야 가자"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전실로 뛰어 나가서 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목줄을 하고는 엄마를 기다린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이렇게 입구에 서서 머리를 치켜 들고는 문이 열리기를 기다린다.
아파트에서 나오면 바로 다리 한짝 들고는 냅다 찌끄리고
라일락
자목련
백매
개나리
홍매
백목련
신나게 걸어간다. 겨울 동안에는 못 나왔으니 얼마만에 산책인지
앞서 걸어가고
봄이라서 단지안에는 온통 꽃이 만발했다.
옆지기와 제제가 서로 다른 곳을 응시하는데
벚꽃이 만발했다.
벚꽃구경을 하러 다른 곳에 갈 필요가 없을 정도로 온통 하얗다.
수령이 얼마나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엄청 큰 벚나무.
개나리도 만발하고
부르니 뒤 돌아본다.
어디를 쳐다 보는지
조금 가다 뒤쫓아오는지 확인하고
잣나무 숲.
또 뒤돌아보고
다시 쫄래쫄래 걷는다
다리 한짝을 들고 쉬하고
커다란 단풍나무 아래에는 떨어진 씨앗에서 이렇게 어린 단풍나무가 자란다.
커다란 단풍나무도 이제 막 새싹이 나오기 시작했다.
성당
잠시 지나는 바람에 털이 날리고
커다란 벚나무에는 하얀꽃이 만개하고
이제는 집에 가야지
또 쫓아오는지 확인하려고 뒤를 돌아보고
소나무 순이 올라온다.
담쟁이도 석축을 기어오른다.
배드민턴장으로 데리고 들어왔는데
옆지기가 부르니 간다고 갔는데 철망이 가로막혀 있으니 망설인다 .
"엄마. 길이 없다요."
조금 옆으로 이동해서 배수로를 폴짝 건너 뛴다.
"오메.죽겄네"
"헥헥 아이고 힘들어"
"엄마. 여기 건너 오느라 힘들었슈"
오랜만에 나오니 좋기는 한데 힘들지
다리 한짝 들고
엄마 한번 쳐다보고
다시 엄마한테 간다.
옆지기 뒤를 쫄래쫄래 쫓아서
집에 가는 계단길을
오르다 뒤 돌아보고
부르면 다시 내려오더니.
마지막 계단을 펄쩍 뛰어 오른다.
집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서는 흙이 잔뜩 뭍은 발로 안아 달라고 보챈다.
옆지기가 발을 붙잡고 있다.
하두 보채니 옆지기가 제제를 안았다.
목욕한다고 화장실에 들어가서 앉아있다.
이제는 봄이니 자주 산책을 시켜줘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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