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아침.
오늘은 눈을 뜨니 새벽 하고도 4시 40분.
어디선가 닭울음 소리가 들리는데 왜 이렇게 가깝게 들리지?
부근에는 닭을 키우는 집이 없는데 ...
멀리 예전 이장님 댁에서 키우는 닭이 우는 모양인데 새벽이라서 더 크게 들리는 모양이다.
조금 뒤척이다가 5시가 넘으니 주변이 어슴프레 밝아온다.
오늘은 3박 4일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희한한 건 운학리는 막 가고 싶지만 막상 오면 도시의 생활이 그리워진다.
아침은 가래떡을 에어프라이어에 구워서 믹스커피와 먹는다.
우유를 두 통 가지고 와야 했었는데 한 통만 가지고 와서 마지막 날인 오늘 믹스 커피와
아침을 맞이한다.
운학리 마당냥이가 새로 나타났다.
그 동안 삼색이와 검댕이가 장악하던 마당인데...
삼색이는 밥만 먹고 홀연히 떠나고 마당냥이인 검댕이가 마당에서 머물면서 놀았었다.
5월 들어서면서 삼색이와 검댕이가 자취를 감추었다.
다른 곳으로 이소를 했으면 좋겠지만 어디선가 생을 마감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나만의
생각이 아니었다.
영역 동물인 고양이가 자기가 머물던 영역을 벗어나는 건 전혀 생각을 할 수가 없으니...
오늘 아침 집으로 출발하기에 앞서서 정리를 하느라 데크로 나선 옆지기가
"자기! 고양이가 왔는데..."
"어디?"
'수돗가에 ... 매일 오는 고양이가 아닌데..."
밖으로 나가서 봤더니 치즈냥이였다.
예전에 검댕이와 급식소에서 맞서던 우람한 치즈냥이는 아니였고..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사료 그릇을 챙기고 물그릇 까지 급식소에 올렸다,
밥그릇에 사료를 수북하게 담아서 줬는데..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슬리퍼만 신고 마당과 밭을 돌아다닌다.
ㅋ... 다알리아 구근을 심은 곳이다.
다알리아 싹이 어느 놈인지는 모르겠지만 매년 보던 잡초가 아닌 놈이 바로 다알리아라는
생각에 다른 놈은 싹 뽑고 처음 보는 풀만 남겨 두었다.
"그래! 이놈이 다알리아지.."
어린 작약 모종을 캐다가 마당에 심은 곳.
원래 비비추가 자라던 곳인데 예초기로 초입만 밀었다.
마당냥이었던 검댕이는 하악질이 심했지만 새로 나타난 치즈냥이는 하악질이 없다.
이상하게 급식소 주변에 맴돌고 있어서 다가가서 봤더니 밥그릇을 싹 비우고 밥을 더 달라고
주위를 맴돌았던 모양이다.
사료를 더 부어주고...
밭 소나무 주변 매발톱을 심은 곳에 어제 옮겨심은 어린 작약이 보인다.
소나무 밭 아래는 부엽토라 잘 자랄 것 같은데 백합은 아직 꽃망울이 보이지 않는다.
맥문동과 매발톱.
여기저기 심은 삼잎국화도 점점 자리를 잡는다,
또 다른 작약 군락.
어린 놈 대여섯 개를 옮겨서 심었으니 군락지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불과 2년 정도가 지나면
떨어진 씨앗에서 발아한 어린 작약들이 바글바글 올라오는 걸 볼 수가 있다.
어성초가 자라던 곳에 옮겨심은 참나물과 취나물.
어성초밭에 심은 작약 모종들...
점점 넓어지는 밭..
전신주 부근 석분에 뿌리를 내린 박태기나무를 캐서 밭에 심었다.
석축 위에서 크게 자라는 박태기도 옮겨심으라고 하는 옆지기.
눈개승마 네 덩이가 자란다.
참죽나무들...
다음에 오면 분명히 머리를 들어낼 것들...
여기에는 수레국화, 해국, 일본해국, 천일홍을 줄지어 뿌렸다.
참죽과 참나리가 자라는 곳은 그냥 두었고...
옮겨심은 눈개승마 앞에는 천일홍,
마로니에 아래 심은 작약.
바로 부근에 올라온 어린 작약들은 그냥 두었다.
대신 뒤로 보이는 적벽돌에서 자라던 어린 작약은 전부 캐서 다른 곳으로 이사를 했다.
집에서 작약꽃을 보려는 욕심에 이른 아침에 밭으로 내려가서 작약 꽃망울이 달린 가지 한 움큼을
가위로 잘라서 손에 잡았다.
점점 그늘 밖으로 번지고 있는 참나물들...
마로니에 그늘에서 자라던 어린 작약들을 캐서 많이 옮겨 심었으니 내년에는 꽃을 보려나...
일요일 오후에 심은 고추와 대파.
남천은 아직 키가 작지만 처음 심었을 때보다는 많이 자란 모습이다.
삼잎국화와 비교하자면 약간 자라는 속도가 늦은 부지깽이.
꽃송이가 크다 보니 머리를 숙이는 작약.
붓꽃 뒤로 보이는 자귀나무는 아직도 잎이 나오지 않았다.
삼잎국화를 뜯어서 온다는 게 그냥 왔다.
처음 심었을 때와 비교하자면 엄청 자란 모습이다.
뿌옇게 흐린 풍경.
마로니에 뒤에서 자라는 작약.
저렇게 커다란 나무 뒤에 있어서 해를 보는 게 어렵지만 주변에는 어린 작약들이 제일 많이
자라고 있다.
작약과 비교하자면 붓꽃이 오래 간다.
솔순을 자른 소나무.
어린 작약인데 꽃이 피었다.
같은 시기에 심었던 작약 모종이지만 꽃은 하나만 피었다.
정말 잘 자라서 마음에 쏙 드는 화살나무.
한 뼘이었던 키가 이렇게 크게 자랐다.
모여서 피어야 예쁜 꽃...
집 뒤로 자작나무가 많이 자라서 ....
부지깽이나물이 자라는 텃밭에는 뽑기 나쁜 풀이 자라고 있어서 어제 풀약을 사이에
뿌렸다.
페퍼민트.
코스트코에서 산 태양광 정원등은 밤이면 아직까지 불을 밝히고 있다.
거의 15년 이상이 지났지만...
ㅋ... 굵은 머위대를 많이 꺽어서 조금 허잰해 보이는 머위밭.
다음에 오면 다시 풍성하게 자란다.
작약과 참나물, 취나물이 자랄 소나무 아래...
바닥에 떨어져서 뒹구는 자두.
밥을 다 먹고 고맙다는 인사라도 하는 것처럼 웅크리고 있는 치즈냥이.
삼색이와 검댕이가 사라진 이후에 등장한 새로운 마당냥이가 되려는지...^^*
차에 실어서 가지고 가는 게 관건이다.
생수통을 잘라서 물을 담아서 작약을 꼽아두었다.
치즈냥이가 싹 먹고 간 밥그릇을 물로 씻고...
급식소도 물을 뿌려서 씻어냈다.
밥그릇과 물그릇은 시멘트 블럭에 엎어두었으니 이제 집으로 출발한다.
아랫집은 이사를 왔는지, 일요일부터 차가 주차되어 있는데...
ㅋ... 유리창에 달라붙은 새똥이 보인다.
데크에 나와서 앉아있는 여성이 보이는데 이사를 온 주인인 것 같았다.
여기는 이동식으로 집을 지은 곳인데 일요일에 들어오면서 봤던 차가 그대로 있는 걸 보면
상주를 하는지 주말용 주택인지 모르겠다.
집 뒤로 뒷짐을 지고 걸어다니는 분이 보이는데 나이가 좀 들어보인다는...
외부 울타리를 전부 작약으로 가꾼 집.
화려하게 활짝 핀 작약이 보기 좋았다.
석축 위로 보이는 전원주택 단지.
아이들 통학버스가 운학슈퍼 앞에 멈춰서 있다.
아침 일찍 나오는 바람에 아이들 통학차량도 만난다.
신림ic로 들어선다.
ㅋ... 제리는 피곤모드로 돌입했다.
어제는 tv 뒤에 있는 커다란 창문 하나를 완전히 열어놓고 잤는데...
그래서 였는지 이불을 들락거리는 제리가 꼼짝도 하지 않고 이불 속에서 잠을 자더라는 옆지기의
말이 있었다.
역시나 군포물류터미널 부근에는 차량이 많이 보인다,
하늘이 뿌옇게 흐려서 수리산은 보이지도 않고...
물이 쏟아지지도 않게 가지고 온 작약꽃은 아랫 줄기를 잘라서 다시 꼽았다,
오디오 위에 올려두고...
집에서도 화려한 작약꽃을 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