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오락가락하는데 빗줄기가 굵지가 않은 오후.

비가 약하게 내리는지 빗줄기가 보이지 않았다.

옆지기는 얼른 밭에 가서 나물이라도 뜯어와야 하지 않느냐고 묻는데....

그래서 제리는 데크로 나오지 못하도록 안에 두고 나무 가리막으로 모기장을 막아놓고

나물을 담을 바구니를 들고 밭으로 내려갔다.

"뭐가 참나물이고 뭐가 취나물이야?"

"이렇게 생긴 게 취나물이니까 이것만 뜯어 나는 참나물 뜯을게.."

나물밭으로 들어서서 열심히 나물을 뜯던 옆지기가

"운학리에 오기 싫은 이유가 하나 더 생겼어..."

"뭔데?"

"나물이 은근히 지겹네.뜯고 데치고 말리려면..."  

 

분명히 데크로 나오지 못하돌고 입구를 막아두었는데 데크로 나와서 탁자 위에 올라서서

기다리는 제리.

"야! 너 어떻게 나왔어?"

 

잠깐 사이에 듣은 참나물과 취나물.

취나물을 뜯으면 취나물 특유의 냄새가 난다.

뭐라고 표현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건강한 냄새.

 

인간 예초기가 작약 주변에 올라온 풀을 손으로 뽑아내고 있다. 

 

저렇게 허리를 굽히고 잡초를 뽑아내느라 오후를 다 보냈다.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있지만 비가 내린 덕에 풀을 뽑는 손길이 빠르다.

뽑으면 쑥쑥 뽑혀서 나오는 망초들......

올해도 역시나 밭에는 망초들이 득세 중이다.

그래도 손으로 뽑을 수 있는 잡초 가운데 제일 수월한 게 망초였다.

 

은근히 중독에 걸리는 게 잡초를 손으로 뽑는 일이다.

뽑아내면 뽑아낸 흔적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더욱 더 열심히 뽑는 일에 몰두하게 된다.

옆지기가 들어오라고 할 때까지 밭에 올라온 풀을 뽑느라 허리가 부서질 정도였다는...-.-::

 

밭에서 뜯어온 나물들을 데치고, 씻고 , 말리는 건 옆지기의 몫인데..

밭에서 풀을 열심히 뽑는 동안에 일을 그만하고 들어오라는 소리를 하지 않은 걸로 보면 

옆지기도 나물을 정리하고, 데치고, 씻느라 꽤나 열심히 시간을 보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일 좀 그만하고 들어오라기에 장화에 묻은 진흙을 수돗가에서 깨끗하게 씻고 

데크로 올라섰더니 나물을 담았던  바구니가 데크에 놓여있었다.

 

검댕이는 어디를 갔는지 소식도 없다.

 

원래 계획은 화덕에 불을 피워서 나물을 데칠 생각이었는데 비가 내리니 나무가 비에 젖어서

불을 피울 수가 없었다. 

 

ㅋ... 나물을 데치고 씻어서 채반에 올려서 말리는 중이다.

이제는 나물을 말려서 묵나물로 만들어 먹을 거라는 옆지기의 생각.

 

데쳐서 채반에 올려놓은 취나물.

 

참나물.

 

느티나무에 잎이 나와서 축 늘어졌다.

아래로 삐져나온 줄기는 잘라줘야 하는데...

 

마당에는 아주 귀찮은 잡초가 자라고 있다.

손으로 뽑아내기도 번거롭고 예초기로 돌리기도 귀찮은 놈....

 

위로 길게 자라던 반송을 잘라버렸더니 시야가 조금 틔인 기분이다.

 

이제는 수돗가 옆에서 자라는 홍단풍이 시야를 가리는데....

다른 곳으로 옮겨서 심으면 좋을 것 같다.

 

날시가 좋아야 말리기 좋은데 온종일 비가 내리고 있으니...-.-:;

 

나물을 채반으로 덮어둔다면서 창고로 채반을 가지러 출동 중인 옆지기.

 

ㅋ... 채반을 들고 데크로 올라선다.

 

비 내리는 저녁.

오늘 저녁은 안양중앙시장 목포집표 순대곱창볶음으로 달린다.

 

매운맛으로 포장을 해왔더니 매운맛이 느껴진다.

 

2인분에 2만원.

둘이서 먹기에 아주 충분하다.

 

황둔 하나로마트에서 산 막걸리와 사이다.

먹고 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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