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지기는 밭에서 고추와 가지를 수확하고 난 후에 씻으러 들어가고....
혼자 남아서 소나무 아래에서 올라온 쇠뜨기와 풀을 일일히 손으로 뽑으면서 돌아다녔다.
아무런 잡념도 없이 풀을 뽑으면 마치 뭔가에 중독 된 것처럼 계속하게 된다.
저기까지만 뽑고 그만하려는 마음이었는데 다시 더 멀리까지 뽑으러 달려드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씻고 나온 옆지기가 이제 그만하고 씻으라는 소리를 여러 번 반복한 후에서 일을 멈추었다.
씻으러 들어가기 전에 차콜에 불을 붙이고 위에 숯을 올려놓고야 씻으러 들어간다.
찬물로 샤워를 하면 그 시원함이야 말로 표현을 할 수가 없을 정도...^^
저녁 6시 30분에 시작한 저녁상.
숯불에 목살과 밭에서 수확한 가지를 올렸다.
잘 익은 목살을 가장자리로 옮기고
계란탕을 올렸다.^^
더웠던 하루를 마감하는 저녁 하늘에 뭉게구름이 보인다.
속노란 배추에 무침회와 고기를 싸서 주는 옆지기.
목살을 다 먹고 이제 삼겹살을 올렸다.
가지에 무침회와 삼겹살을 싸서 주는 옆지기.
술 한잔 따라서 원샷 후에 옆지기가 싸서 준 쌈을 먹었다.
이런 즐거움이 좋다.
이런 시간이 좋고...
ㅋㅋ... 설정샷으로 나발을 부는 옆지기
뒷정리를 마친 시간이 9시 20분이었다.
숯불에 구웠던 감자를 커피와 먹었다.
유투브에서 좋아하는 흘러간 팝송을 듣다가
옆지기 신청곡 쿨의 <슬퍼지려 하기 전에>를 찾아서 틀었다.
음악을 들으면서 생각난 제제....
건강했었으면 아직도 우리와 함께 했을 텐데 뭐가 그리 급하다고 먼저 떠났는지 모르겠다.
살았으면 오늘도 같이 왔을 것을....
잠자리에 들어서는 언제 잠을 잤는지 기억도 없을 정도로 tv를 보다가 잠이 들었다.
나중에 옆지기가 안경을 벗겨주었다는데....
베이글과 씨리얼, 과일로 아침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전정기로 자른 조팝나무가 각이 나오게 예쁘게 깍였다.
옆지기는 차단봉에 걸린 쇠줄을 들고 차가 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아랫집 어르신 부부는 비닐하우스에서 홍고추를 말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제 가면 2주 후에나 다시 온다.
아랫집 아주머니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멀리 우측으로 보이는 토목공사(석축 쌓은 곳)를 마친 땅에는 인천에서 온 사람이 집을 짓는다고 한다.
두 채가 들어설 거라고 하는데....
도로 바로 앞으로 보이는 땅도 매매로 내놓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랫집 어르신 부부에게 인사를 드린 후에 집으로 출발했다.
벌써 8월 중순이니 이제 일곱 번 정도만 더 다니면 금년도 운학리행은 마감이 될 것 같다.
세월이 왜 이렇게 빠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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