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측량을 마친 후에 마실을 나갔다가 점심을 먹고 잠시 밭에서 나뭇가지와 검불을 정리하고 있는데 옆 밭 남자와 아들이 공사를 하면서 알려
줄 게 있다면서 잠시 보자고 올라왔다.
(여기서부터 옆밭 남자, 여자, 아들로 지칭한다.)
노란색을 칠한 튀어나온 부분이 커다란 돌이 있는 곳이다.
경계에 붙은 커다란 돌이 튀어나와서 불편할 거니 우리 집으로 밀고 공사를 헤도 좋다는 이야기는 진작에 이야기를 했었다.
우리도 툭 튀어나온 그 땅이 필요하지 않으니 그냥 그쪽 도로로 사용하도록 하려고...
그러면서 처음으로 하는 이야기가 경계를 무시하고는 자기들 도로 석축을 우리 석축과 붙여서 쌓았으면 한다.
그리고 흙을 올린다고 하던데...
속으로 흙을 올리면 얼마나 높이려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자기들만 알고 남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여자가 하는 이야기는
수도계량기함 뒤에 있는 "소나무는 어떻게 할 거냐"고 묻기에
기분이 상해서 "밖으로 나간 줄기는 잘라드릴까요?" 라고 했더니
남자와 아들이 하는 말..
"나무는 나중에 상황을 봐서 정리하고.." 라고 자기들 끼리 이야기를 한다.
뭐? 나중에 상황을 봐서?
농사에 방해가 된다고 하도 징징거리기에 안 잘라주려다가 옆지기가 하도 잘라주라기에 다시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왕벚나무를
싹둑 잘라주었더니 나를 호구로 알았던지 나중에 상황을 봐서?
밭 아랫쪽 소나무 줄기도 걸어다니는데 방해가 된다기에 잘라주기는 했지만 소나무 줄기가 얼굴에 닿을 정도로 큰 키도 아니었다.
밭에서 위를 보면 거의 2m 높이에서 자라던 줄기를 잘라달라고 운학리에 갈 때마다 여러 번을 이야기하기에 그냥 잘라주었었다.
나중에 마음에 안 들면 수도계량기함도 옮기고 줄기가 자기 땅을 침범한 소나무도 잘라달라고 할 것이 분명했다.
실제로 수도계량기 부근에 있는 땅은 경계가 비스듬하게 꺽이는 바람에 피차 아무 쓸모도 없는 땅이라서 그냥 두고 있었다.
이 사람들이 경계가 처음 측량결과와 똑같았으니 망정이지 3월26일에 측량했던 지점과 같은 결과가 나왔으면 석축을 허물고 뒤로
물려달라고 했을 게 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 경계를 넘어와서 석축을 쌓지 말라고 했는데 아들이 그러면 가운데에 골이 생긴다기에 골이 생기게 그냥 두라고 했다.
나중에 석축 위에서 자라는 나무들 전정을 하고 치우고 하려면 필요한 공간이니 말뚝이 우리 석축 밖에 있으니 붙이지 말라고 했다.
그런 후에 창고에 있는 쇠말뚝을 가지고 와서 측량말뚝이 박힌 곳 옆에 박는다고 옆밭 부부와 아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망치로 박았다.
나중에 공사를 하면 말뚝이 사리지기 때문에 미리 이야기를 하고 박았는데 자기들 석축을 우리 석축에 붙여서 쌓지 말라는 이야기 때문에 기
분이 나빴는지 자기들 끼리 이야기를 하다가 오더니 수도계량기함이 자기들 땅에 있으니 옮기고 소나무도 줄기가 넘어왔으니 정리를 해달라고
한다.
울고 싶은 데 뺨을 때려주는 사람들이 고마웠다.
ㅋ... 수도계량기함은 자기들 땅으로 불과 40cm정도가 들어갔고 소나무는 뿌리는 우리 땅이고 줄기만 넘어간 상태였는데 그런 이야기를 하기에
알았습니다. 바로 나무는 자르고 수도계량기함은 옮겨드릴께요.
남들에게 피해가 가는 일은 하기 싫은 성격에다가 하는 행동이 너무 기분이 상해서 오늘 바로 처리할 생각에 창고로 들어가서 컷쏘를 가지고 나
와서 멀리서 그 사람들이 보고 있는 앞에서 소나무를 밑둥까지 잘라버리고 수도공사를 할 사람과 굴착기를 수배했다.
앞으로 집을 짓는 공사를 하면서 누가 손해를 보는지는 ...
그래서 동네에 홍반장으로 불리는 민사장님과 2007년에 토목공사를 했던 남사장과 연락이 닿아서 오후 5시에 공사를 하기로 약속을 잡았다.
남사장이 운학리 윗쪽 공사를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들러서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작업을 시작했다.
진입로 우측에 있던 차단봉을 들어내고 수도관을 찾으려고 땅을 파고
밑둥까지 잘라버린 소나무 뿌리를 들어냈다.
수도계량기 부근을 파는 작업.
수도관을 깊이 묻어서 계속 파고 있다.
다행스러운 건 예전 수도관도 남사장이 굴착기로 파고 주천에 있는 영서건재에서 소개해준 사람이 작업을 해서 묻었었다.
소나무 뿌리를 걷어내고 인입관을 찾으려고 ..
얼마나 깊이 묻었는지 아직도 인입관이 나타나지 않는다.
삽으로 파고 호미로 긁어내고...
민사장님과 번갈아 가면서 아래로 내려가서 인입관로를 찾느라 삽질을 하고
결국에는 깊이 묻혔던 인입관을 찾아서 산딸나무 옆으로 옮겼다.
민사장님은 자른 엑셀관을 수도계량기로 연결하려고 인입관에 커플링을 연결하고 있다.
굴착기로 작업을 하면서 인입관이 끊어지는 바람에 엑셀관을 엄지손가락으로 눌러서 물이 나오지 않도록 막고 있는 사이에 수도계량기로 연결
되는 라인에 커플링을 만들고 있다.
작업을 하는 동안에 동네 사람들이 슬슬 보이기 시작했는데 이장님도 지나가다가 들리고 부녀회 총무도 들리고...^^*
동네에서는 우리 옆밭 사람들이 도로를 포장하는데 자기들 땅이 도로로 들어갔으니 도로를 포장하려면 도로로 사용하는 대신에 보상을 요구
해서 측량을 했는데 도로로 들어간 땅이 하나도 없어서 우리가 써준 도로사용 승락서로 포장을 했다는 이야기를 하던데 사실인지는 모르겠다.
이장님은 땅이 얼마나 한다고 수도계량기를 옮기라고 하냐고......
그 와중에 옆지기는 이장님을 뒷길로 모시고 가서 우리 배수로가 끝나는 지점에 산에서 물이 내려오면 넘쳐서 밭으로 넘치니 배수로에 콘크리트
관을 깔아서 정리를 해달라고 부탁을 하는데 흔쾌히 알았다고 하더란다.
공사가 거의 마무리가 되어가는 중에 어디선가 나타난 옆밭 남자...
아마도 운학리 원주민인 장모인 분이 굴착기 공사를 계속 지켜보고 있다가 내려갔는데 사위에게 올라가서 보라고 했는지 올라와서 작업을 지켜
보다가 경계에 있던 커다란 돌을 우리 쪽으로 좀 밀어달란다.
내가 애초에 우리 땅으로 밀어준다고 했었는데 그게 생각이 났었는지 공사가 거의 마무리 될 무렵에 올라와서 그런다.
자기가 자기땅으로 넘어온 수도계량기함과 소나무 줄기를 잘라달라고 한 이야기는 생각도 나지 않았는지....경우가 없어도 너무 없다.
가차없이 경계말뚝에 붙여서 큰 돌을 옮겨달라고 남사장에게 이야기 해서 경계말뚝에 바짝 붙여서 옮겼다.
그리고 더 웃기는 이야기는 땅을 파서 나온 돌을 자기 땅에 두지 말고 우리 땅으로 옮기라고 하기에 그땅에서 나온 돌이니 우리 땅으로 못 옮긴
다고 거기다 박으라고 해서 거기에 박았다.
보이는 것처럼 자기들 땅으로 들어가려면 경계말뚝에서 보이는 것처럼 툭 튀어나온 부분 때문에 불편을 초래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마음을 곱게 썼더라면 상황이 이렇게 변하지는 않았을 것을 ...
그래도 기분상 많이 양보해서 요만큼 경계를 띄워주었다.
자른 소나무는 줄을 띄워서 우리 경계 안에 그냥 두었다.
두고두고 잘린 소나무를 볼 때마다 왜 우리가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 생각하라고..
진입로가 호리병 모양이라서 아무래도 큰 돌 때문에 공사나 공사 이후에도 다니기가 불편하겠지만 자기들이 우리에게 했던 행동보다는 덜 할 것
이다.
타원형인 수도계량기함이 얼마나 경계를 침범했다고 옮기라니... 너무 열이 받아서 뒷말이 나오지 않도록 신속하게 처리헸다.
공사비가 30만원이 들었지만 돈이 아깝지 않은 시원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우리가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소나무를 자르고 수도계량기함을 당일에 바로 일사천리처럼 옮길 줄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마도 우리가 수도계량기함 옮기라는 걸 고민하다가 자기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할 거라고 생각했을 텐데.....^^*
수도계량기함 이전공사 끝.... 아주 후련하다.
더 웃긴 건 철근말뚝 밖으로 끈을 걸었더니 말뚝 안쪽으로 끈을 옮기더라는...^^*
철근 굵기가 얼마나 차이가 난다고 그러는지 웃겨서 죽을 뻔했다.
공교롭게 결혼기념일에 큰일을 치뤘다.
<쎈스있는 옆지기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공사하는 사진을 꼼꼼하게 찍어주는 바람에 글을 남긴다.>
수도계량기함 이전공사가 늦게까지 이어지는 바람에 컴컴한 밤에 저녁을 시작했다.
오늘은 민물장어를 사서 왔는데 일단 크기에 놀랐다.
한 마리가 어찌나 크던지 주철불판에 가득 차서 굽느라 힘이 들었다.
한 마리는 그냥 굽고 남은 한 마리는 양념을 말라서 구웠다.
안에서 먹자는 옆지기 때문에 밖에서 숯불에 구워서 방에서 먹었다.
제리는 목살 한 덩이 구워서 사료에 비벼서 주고..
깻잎, 상추, 산마늘
장어가 너무 커서 반으로 잘라서 구웠다.
양념은 굽다가 집어 먹고
조촐하게 사연이 많았던 31주년 결혼기념일을 운학리에서 보낸다.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삽시다.
군가로 오늘 있었던 일을 표현하자면...
<보람찬 하루 일을 끝마치고서 두 다리 쭉 펴면 고향의 안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