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지기의 성화 + 간절한 소망 + 보고 싶다는 이유 때문에 갑자기 떠난 여행.
금요일 퇴근하면서 미터기를 "0"으로 찍고 밤에 떠나서 토요일 저녁에 집에 돌아온 거리가 561km였다.
나이가 들면 다리에 힘이 풀려서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할 여행이기에 피곤하지만 금요일 밤에 평창으로 떠났다.
억새가 뒤덮인 민둥산이 너무나 가고 싶고 태백에 있는 바람의 언덕도 꼬~옥 가고 싶다는 옆지기 때문에 ....
평창에 도착해서 숙소에 들어간 시간이 밤 9시였는데 저녁은 대충 라면이나 먹고 자자고 합의를 본 상태라서
마트에 들러서 구입한 라면을 끓여서 식탁에 올리고
시원한 맥주도 한잔.
번데기통조림은 인덕션렌지에 올려서 조금 끓여 맥주 안주로 먹고 11시 30분에 잠자리에 들었다.
실내 난방을 올리고 잠을 청했더니 더워서 베란다 문을 열고 잤는데 도로를 지나는 차들의 소리 때문에 숙면을
취하지 못했다.
이튿날 눈을 뜬 시간이 새벽 5시.
인스턴트 누룽지를 끓여서 대충 허기를 달래고 5시 50분에 숙소를 나섰다.
면온ic로 진입을 해서 진부ic로 달리는데 멀리 동쪽에서 해가 떠 오르고 있는지 붉은빛이 보인다.
진부ic에서 정선을 향하는 59번 국도에서는 작년에 레일바이크를 타러 왔을 때의 풍경을 지나치면서 재미있어했다.
조양강을 따라서 증산초등학교로 향하는 중이다.
멀리 정선공설운동장에는 오늘 정선장이 열렸음을 알리는 애드벌룬이 보인다.
오늘의 목적지인 <민둥산>
민둥산은 강원도 정선군 남면 문곡3리에 위치한 산이다.
높이는 1,117m로, 산의 이름처럼 정상에는 나무가 없고, 드넓은 주능선 일대는 참억새밭이다. 능선을 따라 정상에 도착하기까지 30여 분은 억새밭을 헤쳐 가야 할 정도이다. 억새가 많은 것은 산나물이 많이 나게 하려고 매년 한 번씩 불을 질렀기 때문이다.
억새에 얽힌 일화도 있다. 옛날에 하늘에서 내려온 말 한 마리가 마을을 돌면서 주인을 찾아 보름 동안 산을 헤맸는데, 이후 나무가 자라지 않고 참억새만 났다고 전한다. 억새꽃은 10월 중순에서 11월 초순까지 피며, 해마다 10월 중순에 억새제가 개최된다. 산 자락에는 삼래약수와 화암약수가 있다.
산행은 증산초등학교에서 시작하여 해발 800m의 발구덕마을에 이른 다음 왼쪽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억새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 주능선을 따라 정상에 오른 뒤 발구덕마을을 거쳐 증산마을로 하산한다. 약 9㎞ 거리로, 4시간 정도 소요된다.
하산은 정상에서 억새군락을 지나 북쪽의 지억산(1,117m)을 오른 뒤 불암사를 거쳐 화암약수로 내려오는데, 14㎞ 거리로, 5시간 정도 소요된다. 자동차로 발구덕마을 입구에서 산행하면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주변에는 가리왕산(1,560m)과 아우라지 나루터 등의 명소가 있다.
제15회 정선 민둥산 억새꽃축제가 10/1일부터 10/31일까지 열린다는 플래카드가 증산초등학교로 들어가는
굴다리 옆에 걸려 있다.
철길 건너 민둥산역에는 관광객들의 먹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하는 억새축제장임을 알리는 애드벌룬이 하늘에 떠있다.
증산초등학교 바로 앞에 있는 민둥산 등산로 입구
증산초등학교 옆에 있는 작은 주차장에 차를 세운 시간이 아침 7시 30분.
옆지기와 아침을 먹고 민둥산을 올라갈지 아니면 그냥 올라갈지 생각하다가 그냥 오르기로 했다.
민둥산 등산로 입구에서 나무로 만든 계단을 따라 조금 오르다 보면
좌측으로는 급경사, 우측으로는 완경사로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는 안내판이 보인다.
우리는 급경사로 향했다.
아래 삼거리에 등산용품을 팔고 있는 분이 안내판 앞에 서서 어디로 오를까? 생각을 하고 있던 우리에게 급경사로
오르고 하산시 완경사로 오는 게 민둥산 정상까지 풍경이 더 좋고 무릎에도 부담이 덜 하다기에...
민둥산으로 오르는 급경사와 완경사로 갈라지는 삼거리와 등산용품을 판매하는 아저씨.
7시 50분부터 시작한 산행이었는데 우리까지 딱 세팀이 정상을 향해서 오르고 있었다.
한팀은 원주에서 온 가족인데 삼거리에서 완경사로 오르는 부부와 아이들로 다섯 명이었고 또 다른 한팀 4명은
우리 앞을 올라가고 있다.
이른 아침에 숲에서 나는 솔잎 냄새는 기분을 아주 상쾌하게 만든다.
등산로 초입에서 급경사와 완경사로 나뉘었던 등산로는 여기서 다시 만나게 된다.
급경사로 오르면 발구덕으로 향하는 안내판이 보이고
조금 더 오르면 아래로 증산농공단지가 보인다.
낙엽송 숲을 지나서
화장실도 보인다.
이제 계단만 오르면
쉼터도 보이는데 우리가 너무 이른 산행을 시작해서 그런지 이제서야 장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아침을 누룽지로 대충 떼웠더니...헥헥헥..
간식으로 계란이라도 하나 먹고 올라가자면서 의자로 향하고 있는 옆지기
숙소에서 새벽에 준비한 삶은 계란과 커피
간식거리가 별로 없어서 아껴먹을 생각에 둘이서 딱 하나씩만 먹었다.
돌밭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이내 흙길이 나타난다.
돌탑도 보이고
억새밭으로 향하는 마지막 계단을 오르고 있는 옆지기
앞이 훤하게 밝아오는 걸로 봐서 드디어 억새밭에 도착한 것 같다.
사진 한장을 찍고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아주 시원스럽다.
증산초등학교에서 급경사코스로 2키로를 올라와서 이제 정상까지는 쉬엄쉬엄 걸어도 600미터 남았다.
능선 좌우로 펼쳐지는 민둥산 억새밭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고개만 넘으면 민둥산 정상이 보이는데
드디어 멀리 민둥산 정상이 눈에 들어온다.
좌우로는 온통 억새밭
눈으로 직접 보는 풍경과 디카로 담아온 풍경이 같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마는 ... 에구 아쉽다.
너무 좋다를 연발하던 옆지기는 입이 귀에 걸렸다.
역시 급경사로 올라와 민둥산 정상을 앞으로 보면서 걷는 풍경이 완경사보다는 훨씬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완경사로 올라오는 등산로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로를 뒤덮은 억새를 구경하느라 바쁘다.
멀리 급경사로 올라오는 등산로가 보이고 우측 중간지점에 완경사로 올라오는 등산로가 보인다.
민둥산 정상을 보면서 걷는 멋진 풍경을 보려면 급경사로 오르는 게 좋을 것 같다.
민둥산 정상을 배경으로 찰~칵.
부는 바람을 따라서 이리저리 일렁이면서 춤을 추는 억새들
흙길을 걷는 아름다운 등산로
민둥산에서는 옆지기와 같이 찍은 사진이 제법 있으니 삼각대를 가지고 온 덕을 톡톡히 보았다.
민둥산 정상에있는 이정표에는 급경사 2.6km 완경사 3.2km라고 ...
우리는 급경사로 오르고 완경사로 내려갈 생각이니 오늘은 총 5.8km를 걷는다.
민둥산 정상석을 배경으로 ...1,119m란다.
돌탑에 돌을 하나 올리고
민둥산 정상석 바로 뒤에 있는 아기 정상석..^^*
민둥산 정상에는 민둥산 정상석과 아기 정상석 그리고 돌탑이 있다.
정상에 있는 전망대 데크에는 우체통도 보인다.
정상에서 발구덕으로 하산하는 길과
삼내약수와 화암약수로 하산하는 길이 있다.
화암약수로 하산하는 길이 능선을 따라서 길게 이어져 있다.
아쉬운 마음에 마지막으로 옆지기 사진을 하나 더 찍고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억새밭 풍경
정상에서 하산하는 길이 뒤로 보인다.
쉼터에 앉아서 보이는 정상
쉼터에서 따듯한 커피와 계란으로 허기를 달래고...
오징어, 땅콩
완경사로 하산
엄청나게 큰 소나무
미끄러지지 않도록 등산로에는 고무깔판를 깔아놓았다.
숲길을 걷는 옆지기
울창하게 자라고 있는 낙엽송
낙엽송을 타고 오르는 덩굴들
소나무숲도 지나고
뒤를 돌아다보면서 뭐라고 하던데....
돌밭도 지난다.
여기서부터 무리를 지어서 올라오는 등산객들을 만나기 시작했는데 일찍 서둘러서 오른 탓에 느긋하게 정상을
둘러보고 하산을 하고 있으니 아무튼 일찍 다니는 게 편하다.
완경사에서 만나는 풍경.
우측 멀리 민둥산역이 보이고 앞으로는 농공단지와 억새축제장이 보인다.
푹신한 흙길이 계속 이어지더니
왼쪽으로는 계곡이 보인다.
등산로로 늘어진 덩굴터널을 지나면 끝이 보인다.
옆지기는 국화빵을 먹는다며.....
뜨거우니 조심하라는 주인장의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국화빵을 입에 넣었더니 어찌나 뜨거운지 아주 난감했었다.
여벌로 준비한 등산복 상의가 없어서 땀에 절은 상의를 벗고 러닝셔츠에 바람막이 자켓을 입고 다녔다.
'세상살이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닭발왕>에 다녀왔다. (0) | 2010.10.06 |
---|---|
바람의 언덕(태백매봉산 풍력발전단지) (0) | 2010.10.03 |
판이 커진 뒷풀이 (0) | 2010.09.26 |
오랜만에 해가 보인다. (0) | 2010.09.23 |
돈 쓰기 참 쉽다. (0) | 2010.09.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