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기간에 지겹도록 내리던 비가 그치고 드디어 맑은 하늘이 보인다.
8월에는 31일 가운데 24일이 비가 내렸다고 하더니 9월도 만만치는 않은 것 같다.
원래 계획은 연휴가 시작되는 18일 저녁에 속초로 떠나서 설악산을 다녀올 생각이었는데 단풍이 들면 하루 휴가를
내고 다녀오려고 포기를 했었다.
그래서 선택한 차선책이 광교산과 북한산을 20일,21일에 오르려고 했었는데 이틀 연속 비가 내리는 바람에 포기.... ^^:;
21일에는 독립문으로 향하는 길에 비가 어찌나 많이 쏟아지는지 과천에서 남태령으로 향하는 지하차도는 침수가
되고 와이퍼를 세게 작동시켜도 앞이 보이지 않는다.
사당으로 넘어가는 남태령에는 산에서 내려오는 빗물이 폭포를 이루고 사당사거리는 수방사담장이 무너지면서
흘러내려 온 흙과 벽돌로 난장판이었다. 그리고 도로가 침수된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라디오에서는 교통방송은 없고 온통 재난방송....
아침에 눈을 뜨니 하늘이 파랗다.
어찌나 반가운지.....
비가 내리면서 하늘에 떠다니던 지저분한 먼지들이 씻겨 내려가 시야가 탁 트이니 멀리 칠보산과 수리산,
관악산이 보인다.
모락산과 백운산,광교산도 보인다.
정말 너무나 오랜만에 보이는 청명하고 맑은 하늘
이렇게 아름답고 뽀송뽀송한 날에 집에서 뒹굴기는 너무 아까워서 주섬주섬 옷을 입고 밖으로 나섰다.
지겹도록 내린 비 때문에 몸에 베인 습기도 제거하고 늘어난 몸무게도 정리하려면 산행이 제일인데...
차는 농수산물유통사업단 주차장에 세우고
서봉산산림욕장으로 향했다.
고구마줄기가 서봉산 등산로까지 뻗어나왔다.
천천히 오르는 등산로
등산로에도 물이 지났는지 깊이 팬 흔적이 남았다.
옆지기는 자기가 운학리에 심었던 꽃잔디라고 금방 알아본다.
서봉산 등산안내도
해가 비추는 동안에 잠시 모습을 드러낸 고사리
곤파스가 지나는 동안 세차게 부는 바람에 뿌리째 뽑힌 나무
높지 않은 산이고 흙길이라 걷기도 편하고 울창한 나무 때문에 아주 시원하다.
등산로에는 추석연휴를 보내고 산책을 나온 등산객들이 제법 보인다.
울창하게 자란 소나무숲을 지나고
바위틈에 쌓아올린 돌탑
평평한 길만 있는 게 아니라 비교적 가파른 길도 있어서 재미있다.
커다란 바위를 지나고
파란 하늘과 구름
서봉산 등산로에서 뒹구는 밤송이들...
아직 밤이 알차게 들지는 않았는데 태풍이 지나며 떨어진 것 같다.
약수터와 정상으로 가는 갈림길
나무가 너무 빽빽하게 자라고 있어서 간벌을 해야 할 정도.
정상으로 향하는 마지막 고개를 오르고 있다.
고개를 넘어서면
서봉산 정상으로 향하는 이정표가 보이고
정상을 향해서 걷는다.
정상에 있는 육각정
서봉산 정상
서봉산 정상의 높이는 249m
정상 바로 아래로는 해병대아파트가 보이고 좌측으로 멀리 서해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멀리 향남신도시가 보이고
이제는 하산하는 길
A에서 C까지 약 2.2km라니 왕복 4.4km거리인데 적당히 걷기에는 알맞은 거리다.
연휴기간에 먹은 기름진 음식 때문에 둘이 합하면 3.5kg이 늘었다.^^::
물론..연휴기간에 내린 비도 몸무게가 늘어나는데 한몫했다.
비가 내리니 산에도 가지 못하고 그래서 먹고,마시고,자고...먹고,마시고,자고를 반복했으니 몸무게가 늘 수밖에 없었다.
내려오면서 옆지기와 나눈 이야기...
"오늘 점심은 누룽지 끓여서 열무김치랑 대충 먹자."
"그래. 살이 너무 쪘어."
점심으로 딸래미는 잡채밥을 해주고 옆지기와 둘이서 누룽지를 끓여서 먹는데 딸래미가 옆에서 초를 친다.
"저녁에는 술이랑 고기 먹을 거면서 왠 누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