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막걸리와 함께 느긋하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먹느라 시간이 제법 흘렀다.
아침도 대충 먹고 출발해서 배도 허전했었는데 밭에 널린 나뭇가지를 옮기고 태우느라 힘이 들어서였는지 막걸리도 술술 잘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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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을 길게 풀고 다니면서 컷쏘로 나무를 자르고 다녔는데 목재용날을 오래 사용해서 날이 약간 무뎌졌는지 굵은 밑둥은 쉽게 잘리지 않았다.
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목재용날로 바꿔서 끼면 되지만 오가기가 귀찮아서 그냥 자르고 다녔다.
우선 밭 아래에서 빈약하게 자라고 있던 오가피나무를 잘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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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피열매를 거둘 나무는 한 그루만 있어도 우리가 사용하기에는 충분하기 때문에 튼실한 한 그루만 키우고 나머지는 밑둥 가까이 잘라서 봄에
새 순이나 따서 먹을 생각이다.
쌉싸름한 오가피순 맛이 된장에 무쳐서 나물로 먹으면 아주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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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급적 소나무 주변에 있는 나무들은 정리하고 밭을 넓게 사용하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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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축 가까이에 있는 무성한 오가피나무도 정리하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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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키우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렇게 자르는 건 금방이라니....
내년 봄에 올라올 오가피 새순을 생각하면 쌉싸름한 오가피나물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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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밑둥을 짧게 잘라줘야 했었는데 매년 전정하지 않고 그냥 방치하면서 키웠더니 너무 위로 무성하게 자라서 아주 지저분하게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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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을 가로막았던 시야가 트이면서 시원한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무성하던 오가피나무 옆에서 자라던 엄나무도 줄기를 전정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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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지기는 잔불에 고구마를 굽는다고 길다란 나무로 잔불을 쑤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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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일에 싼 고구마를 잔불 깊숙하게 넣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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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틀밭에 앉으면 무성하던 오가피나무에 가려서 보이지 않던 구룡산 정상이 올려다보인다.
진작에 잘라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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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나무 아래에 떨어진 낙엽을 싸리비로 쓸어서 잔불 가까이로 모아서 잔불에 올려 태웠다.
여름이면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던 넓은 잎사귀들이 가을이면 낙엽되어 피곤하게 만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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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불에 깊숙하게 넣었던 고구마를 꺼낸 옆지기가 너무 잘 구워졌다면서 대박이란다.
잔불에 구웠으니 그럴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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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길을 따라서 루어대와 꿰미를 들고 나갔던 아이들이 잡아온 꺽지.
쏘가리와 생김새가 비슷하게 생겨서 새끼 쏘가리라고도 한단다.
크기가 보통 10~20cm이고 대물은 40cm까지도 자란다고 하지만 이 정도의 크기면 제법 큰 놈을 잡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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꿰미에서 잡힌 꺽지를 꺼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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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꺽지매운탕을 만들어서 먹자니 은근히 기다려진다는...
혼자 수돗가에 앉아 아가미와 내장을 제거하면서 꺽지를 손질하는 모습을 보니 서마니강에서 루어낚시를 즐기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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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길을 포장하는데 동의하는 도로사용승락서에 첨부할 인감증명서와 인감도장을 가지고 왔다.
뒷집 정화조 배관을 지금 갈린 배관으로 연결하지 않고 도로 아래로 연결하는 공사를 해서 배수관으로 뽑고 우수가 우리집으로 흘러들어오지 않
는 조건으로 승락을 했고 도로사용승락서에 그 내용을 첨언해서 적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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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 주위는 온통 굴삭기로 파헤쳐놓았는데 묘지 주인이 무덤 옆으로 집을 지을 생각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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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정화조도 보이고 무덤 옆으로 바닥 기초까지 완성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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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불판을 넘겨주고 그냥 있으려니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는 ...ㅋㅋ
목살은 주철 불판에 굽고 막창은 작은 화로에 구워서 먹었다.
옆지기가 내놓은 장아찌를 먹어본 예신냥 예비 신랑이 혹시 당귀 아니냐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밭에 널린 게 당귀라고 했더니 그렇지 않아도 아
까 낮에 밭에서 보고 혹시 당귀가 아니냐고 물어보려고 했었단다.
야채는 당귀만 먹는다는 예신냥 예비 신랑의 이야기를 듣고 밭에 가서 따다가 먹으라고 했더니 옆지기와 같이 내려가서 당귀잎을 뜯어다가 고기
를 싸서 먹는다.
ㅋㅋ... 입맛이 별나기는 하지만 우연의 일치처럼 우리 밭에 흔하게 널린 당귀를 좋아한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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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등장한 꺽지매운탕.....^^*
화로대 위에서 팔팔 끓이면서 먹었다.
내심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었는데 막상 수저로 떠서 먹어보니 얼큰하고 시원해서 아주 좋았다.
아니...뭘 넣었기에 이런 맛이 나는지 옆지기에게 물었을 정도로 매운탕 전문점에서 파는 매운탕과 비교가 될 정도의 맛이었다.
빠가사리나 메기, 잡어매운탕은 먹어보았지만 꺽지는 또 다른 맛을 보여주는 매운탕이었다.
조만간 루어낚시대를 하나 장만해서 서마니강으로 루어낚시나 다녀볼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술자리가 무르익어갈 무렵에는 뒷산에서 내려온 산토끼 한 마리가 마당을 이리저리 뛰어서 돌아다니면서 웃음을 안긴다.
처음에는 어두운 곳에서 돌아다녀서 고양이인 줄 알았었는데 점점 조명 아래로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니 밤색이 나는 산토끼였다.
제리가 산토끼를 봤으면 미친 둣이 산토끼 뒤를 쫓아다녔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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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를 마치고 뒷정리를 하는 중...
남자가 둘이라서 뒷정리도 아주 수월하게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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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로대에 참나무를 올리고 수다를 떠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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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제이야기만 나오면 괜히 눈가가 젖는다.
우리 곁을 떠나기 전에 병원에서 마지막으로 안아주던 모습이 자꾸 생각나서....
지친 듯이 멍하게 나를 응시하던 눈빛이 지금도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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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활 타오르는 장작불처럼 예신냥이 살아가는 앞으로의 날들이 걱정없는 나날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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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게 일어나서 먹는 아침으로는 와우순대국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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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밥을 먹고 당귀잎을 뜯고 있는 예신냥과 예비 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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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을 조금 뜯어왔다가 작은 처형이 그 정도로는 장아찌를 만들지도 못한다는 말을 듣고 다시 내려가서 뜯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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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떠나면서 남긴 청첩장....
살아가면서 서로 마음 아픈 이야기는 하지 않고 알콜달콩 재미있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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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를 가로막던 오가피나무가 없어서 시원하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53BB13B580C28DD12)
잘린 자귀나무가 있던 석축 사이가 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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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린 자귀나무 줄기들은 다음에 오면 다시 태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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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린 산수유나무 줄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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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피나무 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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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린 오가피나무 밑둥....
내년 봄에는 새로운 잎이 올라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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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에도 누런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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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산딸나무 한 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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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사이로 보이던 죽은 밤나무도 잘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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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무성하게 자란 오가피나무도 열매를 수확하고 밑둥을 자르면 더 시원한 풍경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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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속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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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길게 유리창 밖으로 뺀 제리는 옆지기를 따라 머리가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