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에 청소를 마치고 옆지기와 슬슬 걸어서 집 앞에 있는 하나로마트를 다녀왔다.
토요일에는 예신냥 신랑이 될 사람이 운학리로 놀러와서 하룻밤을 텐트에서 자고 간다는 바람에 은근히 신경이 쓰이는지 저녁에 먹을 야채를
사러갔다가 점심에는 작은 처형이 파전을 준비해서 온다고 했다는 옆지기의 이야기를 듣고 대구전도 하나 카트에 담았다.
단풍관광철이라서 막힐 것 같은 느낌이라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고속도로에 올랐다.
황둔고기마트로 전화를 했더니 전화를 받지 않아서 신림고기마트에 들러서 목살 2kg을 사고 운학리로 향했다.
신발장을 정리하고 데크에 앉아서 잠시 쉬고 있는데 마당으로 차가 들어선다.
인사를 대충 나누고 예초기로 마당에 풀을 깍았다.
ㅋㅋ... 제리는 마당에 묶어둔 유인줄을 따라서 미친듯이 달리면서 노느라 정신이 반쯤은 나가서 마당 여기저기를 돌아다닌다..
가을이 지나가면서 입동이 가까운 시기라 딱히 할 일은 없지만 아이들은 밭에 쌓아둔 나무를 태우라고 토치로 밑불을 붙여주었다.
밭에 올라온 풀들도 깍았다.
작은 처형이 사위될 아이와 같이 불을 피우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심혈을 기울이면서 점심에 먹을 파전을 만들고 있는 예신냥과 작은 처형.
젓가락으로 쪽파를 들고 있는 예신냥.
약간 젖은 소나무를 태울 때는 흰 연기가 오르던데 불을 확 일으키고 태우니 흰 연기가 금방 사그러든다.
진입로 옆에 던져놓았던 데크를 정리한 나무들을 불 위에 올렸더니 불길이 활활 일어난다.
ㅋ... 쌓아둔 나무 무더기가 하나씩 불길에 없어지니 속이 후련하다.
예신냥이 신랑될 아이가 이런 시골생활 분위기를 동경한다는 이야기를 했었고 루어낚시도 좋아한다기에 점심을 먹고 나면 마을길을 따라서 걸
어 가면 서마니강 줄기가 나오니 거기에 가서 루어낚시나 하고 오라고 했다.
잘라둔 매실나무와 자두나무도 태우고
파레트 위에 있던 소나무도 모두 소진했다.
소나무 아래에 쌓여있던 나무들도 거의 사라지는 중...^^*
어성초는 돌담을 벗어나면서 위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솔잎이 뒹굴고 있는 소나무 숲
이제 남은 소나무만 태우면 오늘 태울 나무들은 모두 정리를 한 것 같다.
제일 어려운 작업이었던 구지뽕나무 아래에 모아둔 잘린 구지뽕나무 줄기들은 쇠스랑과 낫으로 모두 거둬서 모두 태워버렸더니 ...^^*
장화가 억센 가시에 뚫리고 손가락이 가시에 찔려서 피는 봤지만 이보다 더 후련한 일은 없었다.
일당귀는 아직도 파릇파릇한 잎이 올라오고 있었다.
방풍나물은 이제 월동을 준비하고 있고
눈개승마도 내년을 기약한다.
가지도 마지막 힘을 다 하면서 줄기에 가지를 달고 있다.
죽을 것 같았던 반송이 이렇게 예쁜 모습으로 자라고 있으니...^^*
엄나무잎이 낙엽되어 땅에 떨어진다.
우측에 보이는 오가피를 자를 생각이다.
많은 오가피열매가 처치하기 곤란할 정도로 많으니 열매를 수확하기 전에 정리한다.
우측에 보이는 오가피는 수확하고 밑둥을 짧게 잘라서 내년에는 얕게 키울 생각이다.
모과나무 밑둥에서 싹이 올라와서 자라고 있다.
살구나무도 내년을 기약하고
산사나무 옆으로 잘린 매실나무 밑둥이 보인다.
오가피는 아직 영글지 않아서 다음에 오면 수확하기로 했다.
구지뽕나무 아래에 쌓여있던 잘린 구지뽕나무 줄기들이 모두 사라졌다.
불에 올리니 금방 사라지던데 몇 년을 그냥 나무 아래에 쌓아두었으니....
금년에는 빨갛게 익은 구지뽕열매가 많이도 달렸다.
맛을 보여주려고 손에 닿는 열매 여러 개를 따면서 억센 가시에 찔려서 피가 난다.
가시만 없으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
나무 두어 개를 잘랐더니 밭이 훤하게 변했다.
가래나무는 낫으로 줄기를 정리했지만 이렇게 잎이 올라왔다.
두릅도 내년을 기약하고...
붉게 변하고 있는 홍단풍
석축 사이에서 자라는 자귀나무도 오늘 자른다.
본인이 직접 운전하면서 오던 운학리를 사위가 될 아이가 운전하는 차의 뒷자리에 앉아서 편하게 왔다는 작은 처형의 이야기....^^*
우리 딸래미에게도 그럴 날이 오려는지...
ㅋ.... 왕벚나무에서 떨어진 낙엽이 쌓인 밭.
가을은 좋은데 떨어지는 낙엽이 처치곤란이라서....-.-:;
참나물(파드득나물)과 참취나물은 금년에 한 번도 뜯어먹지 않았는데 내년에는 조금씩 뜯어서 나물로 만들어서 먹을 생각이다.
풀을 깍아서 깨끗하다.
금년에도 수고한 예초기.
연료와 엔진오일을 모두 빼고 구리스를 발라줘야 한다.
평화롭고 조용한 토요일 아침이 흘러간다.
수돗가에서는 점심 먹을 준비로 부산하다.
맛을 보려고 딴 때깔이 좋은 구지뽕 열매.
달달하고 맛있다.
오늘 점심은 파전에 대구전과 막걸리로 준비했다.
밥도 필요없고 안주와 막걸리로 배를 채운다.
작은 처형이 만든 파전은 대략 망했고....
어느 음식점에서 먹었던 파전이 너무 맛있어서 그렇게 만들어 먹을 생각이었단다.
파전을 밀가루가 아닌 쌀가루로 만들었다고 생각을 해서 만들었는데...
바삭거리는 식감이 없고 젓가락으로 집으려면 힘이 없이 흐트러지는 바람에..ㅋㅋ
우리가 대구전을 만들어 먹으려고 준비해서 왔다고 했더니
작은 처형이 하는 이야기...
"얘네는 맛있게 하나만 먹으면 되는데 꼭 이것저것 준비해서 다 먹지도 않더라..."
ㅋㅋ.... 대구전이 없었더라면 아마도 망한 점심이 되었을 것 같았다.
그래도 작은 처형이 직접 담가서 가지고 온 김치는 맛이 있었으니 다행이었다.
김치까지 망했으면 짐 챙겨서 그냥 가라고 했을 것을... ^^*
막걸리 두 통을 비우고 점심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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