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가평군 북면에 하룻밤 쉴 곳을 구해놓고 주변에 가 볼만한 곳을 생각하다가
문득 연인산이 떠올라서 연휴 이틀째에 옆지기와 무작정 가평에 있는 연인산으로 향했다.
<연인산>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승안리, 하면 상판리, 북면 백둔리의 경계에 있는 산.
높이는 1,068m로 1999년 3월 15일 가평군에서 연인산으로 이름짓고 매년 5월에 철쭉제를 지낸다. 906m봉은 우정봉으로, 우정봉 아래 전패고개는 우정고개로, 879m봉은 장수봉으로, 구나무산으로 부르던 859m봉은 노적봉으로 이름지었다. 5월이면 열리는 철쭉제에서는 800m봉이 넘는 장수봉, 매봉, 칼봉, 노적봉 등을 따라 2m 이상의 철쭉 터널이 이어져 자생 철쭉을 볼 수 있다.
<연인산의 전설>
경기도 가평군 한 가운데 자리잡은 산이 하나 있다. 연인산이다.
이 산에 올라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산 정상에 부드러우면서도 완만하게 펼쳐진 '아홉마지기'에 관한 이야기인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옛날 길수라는 청년이 연인산 속에서 화전을 일구기도 하고 겨울에는 숯을 구워 팔기도 하면서 생활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청년이 어디서 왔는지, 누구인지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그 길수가 사랑하는 처녀가 있었다.
김참판 댁 종으로 있는 소정이라는 처녀였다. 소정이 원래 종은 아니었지만 흉년을 넘기기 위해 쌀을 꾸어다 먹은 게 화근이 되어 김참판댁에서 종처럼 일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길수는 일년에 서너 번 씩 김참판댁으로 숯을 가지고 오면서 소정을 알게되었다.
서로 외로운 처지임을 알게 되면서 조금씩 사랑의 감정이 싹트기 시작했다.
한 번은 길수가 숯을 져 오다가 눈길에 넘어져 김참판댁에서 병 치료를 하게 되었다.
꼬박 열흘을 누어 있으면서 길수는 어떻게 하든 소정과 혼인하기로 마음먹는다.
해서 김참판에게 소정과 혼인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자 김참판은 길수에게 조 백 가마를 내놓던가 아니면 숯가마터를 내놓고 이 고장을 떠나기로 약조를 하자고 한다. 고민하던 길수는 결국 조 백 가마를 가져오겠노라고 약조를 하고 만다.
하지만 가진 게 없는 길수가 조 백 가마를 마련할 길이 없다.
고민하던 길수는 우연히 연인산 꼭대기에 조를 심을 수 있는 커다란 땅이 있음을 알게된다.
기쁨에 들뜬 길수는 그곳에 밭을 일구고 조를 심는다. 꼭 아홉마지기였다.
조 백 가마가 나오고도 남을 양이다. 조는 무럭무럭 자라 이삭이 여물어가기 시작한다.
길수와 소정의 꿈도 함께 익어가면서 둘은 함께 살 수 있다는 희망에 부푼다.
하지만 김참판의 계략으로 길수는 역적의 자식이란 누명을 쓰고 포졸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사흘만에 정신을 차린 길수가 소정을 데리고 도망을 가고자 한 밤중에 김참판댁으로 갔는데, 소정은 길수를 기다리다가 이승을 떠난 뒤였다.
아홉마지기로 돌아간 길수는 자신의 희망이었던 조와 함께 불타기 시작한다.
이때 죽었다던 소정이 홀연히 아홉마지기를 향해 간다.
다음날 아침 마을 사람들이 올라가 보니 두 사람은 간 곳 없고 신발 두 켤레만 놓여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신발이 놓여 있는 자리 주위에는 철쭉나무와 얼레지가 불에 타지 않은 채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지금도 봄이면 아홉마지기에는 얼레지꽃과 철쭉꽃이 눈부시게 피어오르고 있다.
연인산에서 사랑을 기원하면 그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은 두 연인의 사랑이 아홉마지기에 영원히 남아 이곳을 찾는 연인들의 사랑이 이루어지도록 힘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연인산은 옛날 길수와 소정이의 애뜻한 사랑이 얽여있고 근래의 화전민들의 애환을 간직한체 가시덤불로 덮여 있던 무명산(無名山)이었으나, 1999년 3월 15일 가평군 지명위원회에서 산을 찾는 모든 사람들이 옛날 이곳에 주인이된 선남선녀와 같이 사랑과 우정을 나누고 소망을 기원하기 위하여 "연인산(1068m)" 이라 이름이 지어졌다.
산행 들머리인 마일리 국수당에 도착한 시간이 9시 30분인데 주차장에서 주차요금으로 3,000원을 받는
데 영수증을 달라고 하니 영수증은 없다고 한다.도립공원에서 주차요금을 받는데 왜 영수증이 없냐고
하니 여기는 개인 땅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명색이 도립공원인데 주차장 하나 번듯한 게 없으니.....
연인산등산지도에 우리가 오를 코스가 파란색으로 줄이 그어져 있다.
국수당에서 우정고개를 지나서 우정능선을 걸어서 우정봉에 오른 뒤 연인산 정상을 밟고 연인능선과 연
인골을 지나서 다시 우정고개를 통해서 하산하는 왕복 5시간이 걸리는 산행코스였다.
오르는 시간은 약 3시간 하산은 대략 2시간 정도지만 우리같이 노닥거리며 하는 산행으로는 대략 6시간
이 걸리지 않을까 생각하며 드디어 발걸음을 옮겼다.(9시 30분)
연인산 산행기점인 마일리 국수당에서 우정능선을 통해서 오르는 길이 5.9키로이고 연인능선을 통해서
오르는 길은 5키로이니 연인능선으로 오르는 길이 아무래도 가파르다.
개 눈에는 똥 만 보인다고 하더니 연인산으로 오르는 초입에 전원주택이 보인다.
명절 연휴로 주인이 찾지 않은 영월 운학리의 집은 잘 있는지 갑자기 궁금하다.
우측으로는 계곡물이 흐르고
전원주택을 지나면서 연인산으로 오르는 길이 시작된다.
연인산을 내가 오르자고 했으니 오늘도 내 발등을 내가 찍는 건 아닌지.......
우정고개까지 오르는 길은 가파르게 이어지고 우측으로는 계속 계곡물이 흘러서 지루하지 않다.
우정고개로 오르는 중에 잠시 쉬며
물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가파른 언덕에서 잠시 쉬었다.
계곡을 가로 지르기도 하고 계곡을 타고 오르기도 하고 가파른 너덜길을 오르니
드디어 우정고개에 도착했다.(10시 20분)
연인능선으로 오르면 3.4키로
우리는 우정능선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우정능선에는 억새가 등산로를 따라서 계속 이어져 있었다.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에 억새가 흔들리는
소리가 들리고 땀이 식으면서 살짝 몸이 떨린다.
흔들리는 억새 사이로 앞서 가던 옆지기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면서 소스라치게 놀라며 뒷걸음을 치며
"뱀이야" 하기에 어디에 하고 물으니 억새 사이로 도망을 갔단다.
등산스틱으로 억새 사이에 몸을 숨긴 뱀을 찾아서 스틱으로 몇 번 내리쳐서 저 세상으로 보내고 내려다
보니 살모사였다.스틱으로 둘둘 말아서 등산로 밖으로 던지고 내가 앞장을 서서 다시 산행을 시작했다.
괜히 죽였나........
우리가 지나는 우정능선과 우측 방향에 있는 연인능선을 사이에 두고 아름드리 잣나무 숲이 등산로를
따라서 계속 이어진다.
우정봉까지는 이런 오솔길이 오르락 내리락 계속 이어지고
이런 아름드리 잣나무 숲이 계속 따라온다.
오르막에서 스틱에 기대서 잠시 숨을 돌리고
잣나무가 많아서인지 이렇게 잣을 까서 먹은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연인산 정상까지 이제 2.7키로 남았다.
가파른 길을 오르니 고사목이 보이고 그 뒤로 멀리 계속 이어지는 산이 보인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이 아름답다.
드디어 우정봉(906미터)에 도착했다.(11시 40분)
우정봉에서 연인산 정상까지 2키로가 남았다.
산악회에서 나뭇가지에 걸어 놓은 리본 아래로 다시 길을 떠난다.
계속 이어지는 억새숲을 오르며
걷고
또 걸어서
연인산 정상으로 가는
헬기장이 나오고
드디어 저 멀리 연인산 정상이 보인다. 이제 정상까지 800미터가 남았다.
600미터....
헬기장에서 연인산 정상까지는 이렇게 내려막에서 다시 오르막으로 바뀐다.
400미터...
정상이 눈 앞에 있는데 종아리에 힘이 들어가니 다리에서 쥐가 난다.
정상으로 가는 길.
이제 300미터 남았다.
계속 억새가 이어지고
억새가 사람 키 높이보다 크다.
드디어 사랑과 소망이 이루어 지는 곳.... 연인산(1068미터) 정상에
도착했다.(13시 정각) 연인산 정상까지 오르는데 정확히 3시간 30분이 걸렸다.
정상에서 마일리 국수당(연인능선)으로 하산하는데 5키로
정상에서
연인산 정상에 있는 측량점.
딸래미에게 전화를 하는데
휴대폰이 터지지 않는다.
점심은 떡과
배로 대충 해결하고
그런데 떡이 왜 이렇게 맛이 있는지 모르겠다.
오이도 먹고 다시 하산
역시나 연인능선은 길이 가파르고 등산로를 가리고 있는 나뭇가지를 헤치며 내려가야 한다.
어두운 숲... 음침하고 습기가 많은 길에서 또 뱀을 본 옆지기가 기겁을 해서 재빨리 뱀을 찾았는데 벌써
도망가고 보이지 않는다. 뱀... 너 오늘 운이 좋은지 알아라.
연인능선을 내려오면 이런 임도가 우정고개까지 쭈~욱 이어진다.
맑은 물이 계속 임도와 이어지고
예쁜 열매가 보여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들여다 보았지만 이름은 알 리가 없고
우정고개에서 이렇게 가파르고 울퉁불퉁한 길을 내려왔다.
우정고개에서 마일리로 내려가는 길은 거의 계곡 트랙킹 수준이다.
차가운 계곡물에 피곤했던 발을 담궜다.
힘들었던 스틱도 발을 담그고
내 발도 담그고
등산로 초입에 있었던 포도밭에서 포도를 먹어보고는 너무 맛이 있어서 두 박스를 구입해 주차장으로 내
려가고 있다. 하산하면서 다리가 조금씩 아파서 어려운 산행이었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정상에 올랐을 때
의 성취감과 상쾌함이 좋았던 하루였다.(15시 30분) 대략 6시간이 걸리는 산행이었다.
숙소인 가평으로 향하면서 강촌에 있는 북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휴게소에서 커피와 우유에 떡을 먹자고
하면서 가평으로 출발했다.
휴게소에서 보니 마침 강 건너로 경춘선 열차가 달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배모양의 음식점과 북한강.
연인산을 오르면서 먹으려고 집에서 사왔던 떡을 커피,우유와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배가 고픈가 이 떡은 왜 이리 맛이 있는지....
가평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저녁에 먹을 장을 보고
밖으로 나오니 어둠이 슬슬 내려 앉고 피곤했던 하루가 그렇게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