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예선 마지막 경기가 있는 오늘.

 

눈을 뜨니 새벽 4시 20분이다. 베란다를 통해 밖을 보니 절반 이상이 깨어 스위스와의 경기를

 

보고들 있나 각 층마다 불이 훤하다.

 

잠깐 tv를 켜보니 제법 잘하는 것 같다.

 

 서둘러 운학리에 갈 준비를 하면서 얼핏 보니 쓸데없는 반칙으로 경고를 받고 프리킥을 헤딩슛

 

으로 1:0  . 이런 제길....... 잠이 벌떡 깬다.

 

 고속도로에서 축구경기를 라디오로 들으며 가다가 또 한골 . 라디오 off.

 

신림에서 낫을 사려고 철물점에 들려 2,000원에 구입해서 차에 오른다.

 

황둔에서 좌회전해서 운학으로 가는 서마니강으로는 새로 건축중인 팬션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경치가 좋아서 인가....

 

 운학리에 도착해서 날이 더워지기 전에 옷을 갈아입고 서둘러 밭으로 나간다.    

 

오늘 캐려고 했던 감자는 한 뿌리를 캐 보았더니 아직 알이 여물지 않아서 다음을 기약하고

마늘 역시 한 뿌리를 캐 보았으나 역시 알이 덜 들어차고 

완두콩은 다 여물은 것 같아서 금년도 첫 수확물이 되었다.

야콘밭. 장마가 오면 부쩍 큰다더니 지난번보다 부쩍 많이 자라있다.키가 2미터 가까이 자란다니

 

다음번에 올 때는 얼마만큼 자라 있을런지..  멀칭사이로 난 잡초들 뽑아주고

고구마도 지난번보다는 세력이 많이 넓어졌다.

방울이와 브로콜리. 방울이 줄기에는 방울이가 제법 달려있다.

당근도 흙 냄새를 맡았는지 쑥쑥 올라오고 있는중...

두릅은 지 맘데로 쑥쑥 자라고 있고 소나무 묘목들도 잡초 속에서 씩씩하게 자란다.

앵두나무와 두릅. 지난번에 베어서 눕혀놓은 잡초 사이로 또 올라오는 잡초들 이거 정말

 

돌아버리기 일보 직전이다. 무슨 놈의 이름 모를 잡초가 이리도 많은지...

옥수수는 좀 더디다. 어느 정도 올라와야 그다음부터 쑥쑥 올라가는데..

소나무 묘목들..

죽은듯하던 소나무에도 파란 새순이 돋아오른다.

포크레인으로 옮겨 심었던 소나무에도 새순이 올라온다.

밭에서 한참 잡초와 뒹굴다 들어오니 마눌님이 회사에서 가져온 박스에 농기구를 깔끔하게

 

정리해 놓았다. 들여다 보니 TG삼보 컴퓨터 박스가 나란히 4개가 있고 그안에 장화, 비료,물통

 

분무기,물호스,사다리,비닐멀칭,부직포,지주대,삽,등등... 깨끗해 보인다.

 

 아침을 11시 다 되서 먹으니 마눌님은 슬슬 졸려운지 옆으로 눕는다.

 

사진을 찍긴 찍었는데 나중에 보더니 기겁을 한다. 빨리 지워 버리라고....흠.

아침을 대충 때우고 밭둑에 잡초가 너무 많아서 풀약을 치려고 2리터 짜리 수동 분무기로 풀약을

 

치려고 하는데 아래 밭에서 마을 어르신이 부른다. 그래서 언제 풀약을 치냐며 풀약은 정말

 

위험하다며 어르신 집으로 오란다.

 

 집으로 가니 20리터짜리 메는 통을 주더니 마스크는 있냐 물으신다. 그러더니 내 놓은

 

마스크. 땡볕에 20리터 약통을 메고 저 마스크를 하고 풀약을 치는데 숨이 턱턱 막힌다.

 

어깻죽지는 아프고 왼손으로는 풀약통에 압력도 줘야 하고 오른손으로는 풀약호스 쥐고

 

잡초에 뿌려야 하니 땀은 비오듯 쏟아지고 아이고 나 죽겠네.

 

 20리터를 밭둑과 물 흐르는 곳에 유난히 키 크게 자란 곳에 뿌리고 나니 마눌님이 마을슈퍼에

 

아이스크림과 음료수를 사러 간다 하기에 풀약통 주신 어르신 댁에 드리려고 을료수 큰거 하나

 

더 사오라고 이르고 담배에 불을 붙여 잠시 휴식.

 

 마눌님과 같이 어르신 집에 사용한 약통 돌려드리러 가서 음료수를 드리니 많이 고마워 하신다. 

 

운학리에 올 때마다 항상 들르는 주유소. 옆에는 어느 사이에 부동산사무소가 생겼다.

 

2005년 봄인가 이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삼사일 지난 출근 길에 독산동에서 기름을 넣는데

 

주유원이 주유구 뚜껑을 어디다 팔아 먹었냐고 하는데 얼마나 황당하던지....

 

마지막 기름 넣은 곳이 바로 이곳 이 주유소.

 

신용카드에 찍혀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하니 죄송하단다 아르바이트하던 주유원이 뚜껑을

 

안 닫고 보낸차가 몇 대가 된단다.   헉 .... 황당...

 

지금도 기름을 넣을 때 가끔 그 때 얘기를 한다. 

 집으로 향하는 오후 2시 . 이 곳을 지나 치기를 몇 번인가  황둔에서 신림방향으로 터널을 가기

 

전에 왼쪽.  오늘은 한 번 먹어주자구요 곤드래밥을

마눌님은 청국장을 나는 곤드래밥을... 시골 청국장 맛은 정말 굿이다.

곤드래밥. 간장 양념장이나 된장 양념장으로 비벼 먹는다. 맛은 .. 먹어본 사람만 안다.

곤드래밥은 이 무쇠솥에 해서 나온다. 반찬도 깔끔 맛도 깔끔 가격도 깔끔.

 

곤드래밥 5,000원 청국장 4,000원 청국장도 맛있다.

 

어잉 마눌님 겨드랑이 사이에 보이는 저발은 누구 발인가 .

 

 

음식점 강생이. 얼굴에 마스크를 한 것 같은 표정으로 쳐다본다.

 

귀여운 놈.

 

그리고 다시 고속도로로 향한다.

 

집이 그립다.

 

얼음장같이 차가운 샤워기의 물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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