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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주말농사

소나무 지옥.

by 또랑. 2024. 3. 30.

 이튿날 아침이 밝았다.

운학리에 가면 항상 이른 아침부터 찾아오던 길냥이들이 요즘 들어서 약간 한가해졌다.

어단가에 급식소를 정한 모양이던데...

오늘도 이른 아침에는 조용하다.

아침을 먹기 전에 데크로 나섰더니 어딘선가 나타난 삼색이.  

 

얼른 밥그릇과 물그릇을 챙겨서 급식소를 열었다. 

 

혼자서 단독 코스로 식사를 시작하는 삼색이.

원래는 운학리의 터줏대감인 검댕이와 함께 나타나야 정상이거늘 혼자 나타났다. 

 

달가슴살에 식상할 거라는 제리를 위해서 프라이 한 알을 프라이팬에 굴렸다.

라이펙스 소분해서 밥그릇에 올리고 ...

 

우리는 라면 하나.

깍두기가 참 맛이 있는데 부부는 로또라더니 옆지기는 맛이 없단다.

 

밖의 날씨가 쌀쌀하지만 해야할 일이 있으니 ...

ㅋ... 요즘 들어서 운학리에 오면 소나무 지옥에 갖힌 느낌이다.

처음 운학리에 들어왔을 대는 외부의 시선을 느끼는 게 달갑지 않아서 밭 가장자리로

소나무를 심기 시작했었는데 요즘은 외부 시선을 가리는 소나무가 달갑지가 않으니...

 

그래서 밭에서 자라는 소나무를 자르기 시작했다.

뒷길 끝에 사는 부녀회 총무가 지내가기에 인사를 했더니...

밭에 나무가 많아서 잘라야 하지 않느냐고 하기에 지금 자르고 있는데 표도 나지 않는다고... 

 

자른 소나무 굵은 몸통이 하나씩 쌓이기 시작했는데...

 

소나무 몸통만 나오는 게 아니라 줄기가 더 많이 쌓이기 시작했다. 

 

역시나 공구가 모든 일을 다 한다.

앵~~하는 소리와 함께 조금 돌아가면 굵은 소나무 한 그루가 밭으로 넘어간다.

보쉬 ake 40 19pro 체인톱(체인톱날은 91번 28.5날 16인치)

 

전기톱으로 몸통의 가운데를 자르고 길이를 맞춰서 절단한다. 

 

전기톱은 약간만 비스듬하게 날이 들어가도 톱날이 나무에 끼는 불상사가 생긴다.

거의 직각으로 작업을 해야 하지만 굵은 줄기를 자르려고 급히 서두르다가는 이런 

경우가 생긴다.

옆지기에게 컷쏘를 가지고 오라고 해서 전기톱 톱날이 걸린 줄기를 자른다.

 

다시 작업 시작...

 

밭에 작물이 많지는 않지만 키가 큰 소나무가 넘어지면서 혹시라도 다칠가 싶어서 조심스럽다.

넘어질 곳을 확인하면서 조심스럽게 ...

 

마당 옆에서 자라는 소나무를 자를 때는 지붕이나 화덕으로 넘어질 것 같았는데 ...

다행스럽게도 지붕은 끈테 걸리고 화덕도 무사한 곳으로 넘어졌다.

나름 계산을 해서 전기톱으로 잘랐는데 생각했던 곳으로 나무가 넘어졌다.

 

나이테가 이런 모습으로 자라려면 긴 시간이 지났을 텐데 잘리는 건 순식간이었다.

 

층층나무 주위에 있던 소나무도 ...

 

층층나무 뒤에서 자라던 소나무도 생을 달리 했다는...-.-:;

 

잘린 소나무 줄기는 점점 쌓이기 시작했고...

 

다섯 그루를 잘랐지만  표시도 나지 않는다.

염병... 더 잘라야겠는데... 

 

마당으로 전기선을 들고 올라온 옆지기가 길게 풀었던 전선릴을 예쁘게 감고 있다.

ㅋ... 그런 와중에 데크 난간에 턱을 건 제리가 옆지기를 응시하고 있다.  

 

"제리야!"

뒤를 돌아보는 제리.

얼른 자기도 마당으로 내려가고 싶어서... 

 

전선릴을 많이 감아봐서 아주 능수능란하게 감는다.

 

계단 옆 우측에서 자라는 소나무를 자를 차례가 되었다.

부담스럽게 위로 뻗은 소나무를 일단 컷쏘로 잘랐더니 바로 아래로 떨어져서 거기에 심은

소나무처럼 꼿꼿하게 섰다. 

 

궁금돌이 제리는 데크 난간에 발을 올리고 집중...

 

마당으로 내려와서 돌아다니고 싶어서 안달인 표정이다.

 

옆지기는 수도계량기함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계량기 함 안에 든 스티로폴을 빼내고 

 

보온 패드로 칭칭 감아서 수도계량기함을 바꾼다.

 

둥굴게~~ 둥굴게~~ 말아서 

 

마당에서 뒹구는 소나무 줄기..

 

계단 옆 소나무를 잘랐더니 약간 시야가 틔였다.

 

오! 시원하네.

 

이렇게 굵은 소나무가 순식간에 잘려 나갔다.

 

소나무를 많이 잘라버렸지만 별로 표시가 나지 않는 밭이 약간 실망스럽다.  

 

점심에는 베이글 하나를 에어프라이어에 구어서 딸기잼, 땅콩쟁, 치즈크림을 발라서 ...

 

오후에도 소나무와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잘린 소나무 줄기를 컷쏘로 자르느라 바쁘다.

 

그런 와중에 본넷 쇼바가 맛이 가서 부품점에서 미리 사서 왔다.

길다란 작대기로 본넷을 받치고... 

 

맛이 간 본넷 쇼파.

본넷을 열면 위에서 멈춰야 하는데 하염없이 아래로 내려온다는...-.-:;

 

기아부품점에서 새로 구입한 본넷 쇼파.

 

본넷 쇼바를 교체하고 작대기를 치워도 멀쩡하게 본넷이 서 있다.

 

구품 본넷 쇼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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