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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율암온천.

by 또랑. 2024. 2. 16.

 오랜 기간 하지 않은 것 가운데 하나가....

언제 온천욕을 했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거린다.

오늘은 이른 시간에 일어나서 집에서 가까운 율암온천으로 달린다.

예전에는 온천을 자주 다녔었는데 언제부터였는지 온천에 다니는 걸 끊었다.

어릴 적에는 종아리에 습진이 심해서 온양온천을 들락거린 적이 있었다.

그 시절에는 부모님이 먹고 살기에도 바쁜 시기라서 한두 번 온 기억이 남았지만... 

 

이후로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직장 동료들과 이런저런 이유로 서울에서 가까운 근교는 물론이고

단체로 떠나는 여행에서 온천욕은 수시로 다닌 기억이 난다.

 

서울과 가까운 곳은 김포에 있는 대명온천, 도고온천, 아산온천, 온양온천....

지방은 횡성온천, 지리산온천, 척산온천, 유성온천, 풍기온천, 동래온천 등등을 다닌 기억이 난다.

마지막으로 온천욕을 했던 적이 언제였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유성온천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았다.

 

설날 연휴를 마치고 하루가 지난 화요일.

새벽이라기도 그런 아침 6시에 일어나서 후다닥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섰다.

오늘 행선지는 ...

율암온천.

목욕탕이나 사우나, 온천을 다니지 않고 지낸 세월이 무려 십수 년이나 지났는데...

나이가 들수록 몸뚱아리가 근질거려서 긁다보니 옆지기는 나이가 들면 몸이 가려운 건 당연한 

거라면서 피부가 나이가 들면 그런 거란다.

 밤이면 몸이 가려워서 새벽에 깨는 걸 두려워할 정도였으니...

이런 원인이 뭔지 의심스러웠지만 ..혹시 때가? 

 

그래서 온천욕이라도 하면 가려운 게 나을 것 같아서 새벽에 율암온천으로 달렸다. 

아직 어두운 남양로를 달려서 율암온천에 도착해서 두 시간 뒤인 9시 30분에 나오기로

약속을 하고 온천탕으로 들어섰는데...

온천탕에서 여기저기 다니고 때를 밀다보니 어느덧 9시 30분이 후딱 다가왔다.

사우나도 두 곳을 들락거리고, 야외탕도 다녀오고, 온탕과 냉탕을 들락거리면서 ...

때를 미느라 이태리타올을 손에 쑤벼넣어서 밀었지만 나오라는 때는 밀어도 밀어도 나올

생각이 전혀 없었는지 깨끗하기만 하다.

그렇게 때만 30분 정도 밀리지도 않는 때를 밀다가 기진맥진해서 ... 

샤워를 하고 밖으로 나섰다. 

발목에는 살갖이 벗겨져서 피가 날 정도로 밀었는데 때는 전혀 밀리지 않았으니

가려운 건 때와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는 걸 알았다.

매일 땀을 흘리고 운동을 하고 들어오면 씻었으니 때가 피부에 날을 일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샤워를 하고 나오려는데 미끄덩 미끄덩 ...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물줄기로 씻어도 씻어도 미끄덩거리는 기분은 지울 길이 없었다.

때를 미느라 힘을 소진해서 머리는 어질거리고 당이 떨어지는 느낌이 역력해서

쏟아지는 물줄기 아래에 앉아서 미끄러운 기운을 가라앉혔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옆지기가...

"너무 좋은데... 앞으로 자주 다녀야겠어.."

"언제는 가자고 해도 싫다면서.."

 이렇게 우리는 1년에 드어 번은 온천욕을 다니기로 합의를 봤다.

 

날씨가 비가 내리고 우중충하다는 수요일.

아침에 일어났더니 밖이 뿌옇게 흐리고 아침이지만 밤처럼 어둡다.

비가 내린다니 운동을 나서기는 어려울 테니 오늘은 이마트로 장을 보러 다녀왔다. 

매일 마시는 우유를 카트에 담고...

오늘은 막걸리를 세 통 담았다. 

 

꾸리꾸리한 날씨에 안주는 순대와 닭꼬치.

 

비가 내리는 듯 하더니 금방 진눈개비가 날리면서 함박눈으로 변해서 뿌린다. 

내리는 눈을 구경하느라 술자리를 창가로 옮겨서 장수막걸리 세 통 가운데 두 통을

홀딱 비우고 서둘러 술자리를 정리했다.

옆지기는 피곤하다면서 낮잠을 자러 들어가고...

 

안방 베란다에서 파종한 백모란은 아직도 소식이 감감하다.

잊어먹고 지내야 싹이 나온다고 하던데 ...

씨앗을 물에 불려서 심은지 벌써 두 달이 가깝지만 아직도 소식이 없다.

 

반면에 에키네시아는 키친타올에 파종한지 사흘만에 씨앗에서 잎이 나왔다.

 

암발아라서 어두운 안방 화장실에 두고는 화장실에 갈 때마다 분무기로 물을 뿌렸더니 이렇게

씨앗에서 잎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제는 상토에 심어서 운학리에 옮겨심을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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