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는 외부 보안등을 끄려고 밖으로 나서기 전에 cc-tv부터 먼저 확인했는데....
언제부터 급식소에 앉아있었는지 검댕이가 의자 위에 버티고 섰다.
언뜻 보니 밥그릇은 옆으로 넘어진 상태로...
지금 시간이 6시 13분이라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이른 아침이다.
검댕이 혼자 온 줄 알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더니 데크에 있던 삼색이가 급식소로 달려가서 자리를 잡는다.
사료통을 들고 급식소로 다가갔더니 의자 위에 있던 검댕이도 급식소로 내려서고...
검댕이는 의젓하게 있는 반면 삼색이는 묻는 말에 마치 말대답이라도 하는 것처럼 야옹거린다.
밥그릇을 두 개로 나눠서 놓았는데....
이상하게 검댕이는 급식소로 올라서지 않고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다.
오늘은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라면 하나를 삶아서 옆지기와 나눠서 먹고....
검댕이가 사료를 먹는지 확인하려고 cc-tv를 확인했더니 삼색이는 떠나고 홀로 급식소를 지키고 있는 검댕이.
창고에 가져다놓을 물건을 챙기고 팬히터에 등유를 가득 채우고 있는데 어디선가 나타난 누렁이 치즈냥이가 머리를 박고
사료를 먹느라 바쁘다.
삼색이와 검댕이가 먼저 사료를 먹고 갔으니 남은 게 없을 텐데...
열심히 먹다가 머리를 들고 쳐다보는 누렁이.
"여기가 운학리 맛집이다 냥."
사료를 다 먹고는 길게 기지개를 켜더니...
"잘 먹고 간다 냥~~"
다가가서 보니 햇반 그릇은 싹 비웠고 남은 밥그릇에 사료가 바닥을 보인다.
오늘은 집으로 돌아가기 전까지만 밥그릇을 두었다가 싹 치우고 가려는데...
잠시 후에 앞발이 불편한 검댕이가 급식소에 나타나서 바닥에 깔린 사료를 먹고 있다.
이놈은 밥이나 제대로 먹고 다니는지 .....
얼른 다가가서 밥그릇 바닥에 남은 사료 알갱이들을 버리고 새로 사료를 부어주었다.
앞발 왼발목 하나가 없으니 ...-.-:;
예전처럼 멀리 달아나지 않고 항아리 옆에서 기다리고 있다.
검댕이가 사료를 다 먹으면 운학리에서 철수한다.
혹여라도 다른 길냥이들이 오는지 확인하느라 가끔 얼굴을 들고 확인하면서 급하게 먹느라....
밥그릇에 부어준 사료를 싹 먹어치우고 갔다.
빈 밥그릇은 물로 깨끗하게 씻고 물그릇도 비워서 수돗가에 엎어두면서 급식소는 문을 닫았다.
물로 급식소와 의자를 깨끗하게 씻어내고는 ...
운학리 맛집으로 소문이 났는지 모두 네 마리의 길냥이들이 시간을 맞춰서 다녀갔다.
사료통이 바닥이라서 다음에 올때는 사료를 한 포대 사와야 한다.
이틀 동안 나무를 태우느라 열일한 화덕을 커다란 통으로 엎어놓고 집으로 출발한다.
20일부터 여수 일주일살기를 떠나기 때문에 3주 후인 29일 다시 온다.
운학리에서 10시에 출발했더니 군포까지 거의 막히는 구간없이 크루즈 모드로 달렸다.
매송ic로 빠져나오자마자 창문을 열어달라고 선 제리 때문에 창을 열고 달렸다.
운학리에서 152km를 달려오는 동안 리터당 16.23km의 연비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