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학리에 가면 잠이 어찌 그리 쏟아지는지 항상 옆지기가 자는 시간보다 먼저 쓰러져 꿈나라로 향한다.

 

물론 알콜의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지만 나이 탓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 8시에서 9시가 되기도 전에 꿈나라로 떠나고 옆지기는 느긋하게 tv를 보다가 자는 경우가 많은데...

 

어제는 속이 불편하다면서 조금 늦은 시간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새벽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바로 옆에서 코를 골면서 꿀잠을 자고 있던 내가 밉지는 않았으려는지.....^^*  

 

실컷 자다가 깬 시간이 밤 12시.

 

무려 4시간 동안 숙면을 취했으니 ..

 

요즘에는 창고에 있는 보안등을 켜지 않고 잔다.

 

궁금해서 cc- tv를 봤더니 검댕이가 급식소 옆 의자에서 밤을 보내는 모습이 보인다.

 

아니 저 놈이 왜 저기서 밤을 보내고 있지... 그리고 다시 잠이 들었다.

 

아침 6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깨서 뉴스를 틀었는데 

 

잠에서 깬 옆지기가 

 

"새벽 2시가 조금 지나서 삼색이가 데크 난간에 올라온 걸 보고 깜짝 놀랐어."

 

"새벽 2시에?"

 

"그래. 잠이 안 와서 뒤척이다가 밖을 봤더니 데크 난간에 올라간 삼색이라 눈이 마주쳤는데 야옹거리잖아 .."

 

그래서 어떻게 했느냐고 물으니 커튼을 아래까지 내렸더니 그 이후로는 조용했단다.

 

그러면 두 놈이 새벽부터 아침까지 마당에서 있었다는 이야기.

 

검댕이는 밤 11시부터....

 

그냥 있을 수가 없어서 밖으로 나섰다. 

 

출근부를 찍으러 온 검댕이와 삼색이.

 

검댕이는 어젯밤 11시부터, 삼색이는 새벽 2시가 조금 넘은 시간부터 마당과 데크에 있었다는 이야긴데..

 

서로 눈인사를 주고 받으면서 아침을 맞는다.

 

'밥 먹으러 왔어?"

 

"냐옹.." 이라고 답을 하는 놈은 삼색이다.

 

검댕이는 물어도 답이 없는 놈이다,

 

ㅋ... 서로 밥그릇을 차지하려는 몸짓이라고 하면 될 정도로 급식소에 버팅기고 있는 놈들...

 

"절루 내려가~~"

 

"냐~옹~~"

 

사료를 적당하게 쏟아서 밥그릇을 채우고 물도 새로 받아서 놓아주었다.

 

자주 보는 사이라서 경계를 풀고 사료를 먹는데 집중한다.

 

내가 지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걸 아는 눈치였다.

 

비가 내린다니 하늘은 뿌옇게 흐리고...

 

횡성 강림 방향으로는 아직 하늘이 맑은데...

 

자작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니 바람이 거세다.

 

잠시 나와서 사료를 챙기느라 있었는데 모기가 ...

 

오늘은 복합비료를 이랑에 뿌려줘야 한다.

 

아직 외부 보안등에 불이 밝다.

 

들어가면서 계량기함을 열고 차단기를 내렸다.

 

ㅋ... 아침은 간단하게 어제 먹던 얼큰 순두부를 먹어치운다.

 

옆지기가 꺼내둔 방울토마토는 다섯 개씩 먹어야 한단다. 

 

모두 열 개를 꺼냈다면서...

 

같이 시작한 아침이 삼색이가 가고 난 이후로도 이어지는 검댕이의 아침 식사.

 

삼색이가 먹고 떠났는데 아직도 먹고 있는 검댕이.

 

열심히 먹고는 있는데 사료가 그다지 줄지는 않으니....

 

벌이 자주 집을 짓는 의자는 마당에 내려놓았다.

 

차단봉에 걸었던 줄이 떨어져서 봤더니 아마도 당기는 힘이 주어지면서 가운데가 부러진 모양이었다.

 

케이블 타이 두 개로 다시 차단봉에 걸었다.

 

색이 바래서 옆지기가 차단줄을 바꾸자고 하던데....

 

집냥이 검댕이.

 

오늘 우리가 집으로 돌아가면 얼마나 기다리려는지...

 

CC-TV를 보면 우리가 돌아간 수요일 이후로 보통 2~3일 정도는 마당에서 머무는 모습을 본다.

 

데크에 길게 뻗어서 쉬는 모습도 보고, 급식소 주변 의자에서 기다리는 모습도 본다.

 

다가가면 은근히 엉덩이를 빼고 급식소 뒤로 숨는다.

 

그래도 하악질은 멈췄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잠시 비가 내리는 와중에 복합비료를 뿌리느라 잠시 밭에 다녀왔다.

 

명자나무, 청양고추, 오이고추, 피망, 화살나무, 작약, 두메부추, 무스카리,백합, 대추방울토마토, 방풍, 삼동파,

 

명이나물...

 

점심을 먹으면서 ...

 

하루 더 있을 것인지 고민하다가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니 제리도 운신의 폭이 좁고 답답해 하기에 ...

 

오후 1시가 조금 넘어서 운학리를 벗어난다.

 

치악산주유소에 들러서 ..

 

요즘 기름값이 가파르고 오르고 있다.

 

불과 한 달 전 1,300원 대에 머물던 경유가 지금은 1,600원까지 올랐으니...

 

원주지역화폐카드로 10%로 할인 받으니 그나마 리터당 1,440원에 주유를 한다.

 

신림IC부근에 생긴 중앙막국수.

 

원형교차로를 돌아서

 

신림IC로 들어섰다.

 

호법 부근에서 쏟아지는 폭우를 만났다.

 

이렇게 비가 쏟아지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걸 좋아하는데...

 

옆지기는 절대 반대...

 

안산갈대습지공원 삼거리를 지난다.

 

가고 싶으면 언제라도 떠나고, 집으로 돌아오고 싶으면 마음 편하게 다시 돌아오는 생활이 아주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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