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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주말농사

이른 아침 풀베기.

by 또랑. 2022. 7. 28.

 수요일 아침.

 

오늘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라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예초기를 등에 매고 밭으로 내려갔다.

 

아침 이슬이 살짝 내린 상태라서 엔진 알피엠을 올리지 않고 잘라도 잘 잘려나가는 잡초....^^*

 

처음 예초기를 사고 작업을 했을 때는 수전증이 와서 밥을 먹을 수도 없을 정도로 손이 떨렸었다.

 

지금은 거의 배테랑이 되었으니....^^*

  

풀이 많이 올라오지는 않았지만 8월에는 너무 더워서 운학리에 덜 올 생각으로 집으로 떠나기 전에 풀을 깍고 간다.

 

아무리 조심해도 예초기날은 가지 말아야 할 곳으로 가고는 한다.

 

키큰 해바라기 씨앗을 심은 곳으로 무심코 예초기날이 가더니 15cm 정도 자란 해바라기 어린 놈 서너 개를 날려버렸다.-.-:;

 

아이 씨~~

 

마당으로 올라와서는 많이 올라오지 않은 풀을 자르고 있다.

  

가급적 짧게 자르느라 흙이 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날을 돌린다.

 

뒷길로 나가서 뒷도로 주변에 올라온 풀들도 자르고 날린 풀은 싸리빗자루로 쓸어서 치웠다.

 

산소 옆 작은 집에 거주하는 아주머니를 만났는데 영감님이 허리가 아파서 혼자 들깨밭에 풀을 정리한다면서 산소 옆에 키

 

우던 옥수수를 멧돼지가 내려와서 싹 먹고 갔다고 한다.

 

우리집과는 도로 바로 뒷편이고 산소 옆집과의 거리가 불과 10m 정도인데 ... 

 

석분과의 경계에서 자라는 잡초는 손으로 뽑아내느라.....

 

희한하게도 쪼그리고 앉아서 풀을 뽑고 있노라면 무념무상이라서 좋다.

 

근심도 걱정도 사라지게 만드는 마법같은 작업이 바로 손으로 풀뽑기.

 

예초기를 돌리느라 땀에 흠뻑 젖어서 찬물로 샤워를 하고 아침을 먹는다.

 

제리부터 아침을 먼저 먹이고...

 

아침은 맘모스빵과 롤케잌.

 

옆지기가 자기는 어렸을 적에 빵에 크림이 들어간 건 절대로 먹지 않았다면서...

 

"보름달빵도 그래서 안 먹었어.."

 

"그렇게 맛있는 걸 왜?"

 

딱딱이 복숭아와 방울토마토는 후식으로...

 

아침을 먹고는 후다닥 뒷정리를 마친 후에 운학리를 떠났다.

 

고일재터널을 지나서 강림면 월현리로 접어드는 도로에 자두를 판다는 글이 종이박스에 적힌 걸 보았다.

 

조금 더 지나니 자두를 무인판매하는 원두막이 보인다.

 

살까말까 지나쳤는데 마침 옆지기가 현금이 있다기에 차를 세워서 후진으로 100m를 달려서 무인판매대에 잠시 멈췄다.

 

자두 한바구니에 5,000원이던데 돈을 바구니 아래에 두라고 적혔기에 아래에 두려는데 주인이 아래에서 올라오는 중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덤으로 자두 여덟 개를 더 받고 차에 올랐다.

 

자두가 운학리에서 자라는 자두와 같은 종류인 것 같은데 맛있다.

 

자두는 약을 쳐야 제대로 된 자두를 먹을 수 있는데, 매년 벌레가 든 자두를 수확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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