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밖으로 나서기 전에 하늘을 보니 비가내릴 것 같기는 하던데 일기예보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경우에 밖으로 나서면서 은근히 고민이 시작된다.

 

작은 우산이라도 챙겨서 나가야 하는지, 아니면 그냥 나가서 비라도 내리면 맞고 오는지....

 

옆지기는 일기예보에 비소식이 없었으니 그냥 나가자고 한다.

 

그러면서 단서를 하나 옆에 단다.

 

" 우산 안 가지고 나갔다고 나 한테 잔소리 하기 없기.."

 

"그래. 그럼 그냥 들고 나가."

 

그렇게 아침 운동이 시작되었다.

 

하늘은 우중충하고 공기는 축축하다.

 

보이는 풍경은 우울하다.

 

고래섬 앞 갯벌 모래톱에는 검은 놈들이 자리를 잡았는데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갯벌에 앉은 놈들 가운데 검게 보이는 놈들이 민물가마우지인데 워낙에 식성이 좋아서 민물고기를 거의 싹쓸이 한단다.

 

시화호 수면을 낮게 나르는 모양을 보면 아슬아슬하기도 하던데 그렇게 민물고기들을 쓸어담는다면 얼른 유해조수로 지정

 

해서 없애버려야 할 것 같기도 하다.

 

반환점을 찍고 잠시 쉬는 시간..

 

말이 씨가 되었다.

 

퇘...퇘...퇘~~퇘~~퇘~~퇘~~~

 

옆지기가 요즘 신고 다니는 트래킹화가 워낙에 오래된 것 같아서 걸으며 한 마디를 했었다.

 

"밑창이 떨어질 것 같지 않니?"

 

"아니. 멀쩡한데.."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얼마나 걸었을까?

 

옆지기가 신발이 이상하단다.

 

아니다 다를까..

 

그런 이야기를 하고 50여 미터를 걸었으려나?

 

트레킹화 밑창이 아*리를 벌렸다.

 

사람은 입이라 칭하지만 신발을 입으로 칭하기는 그렇고 걍... 아*리.

 

ㅋㅋ..... 걷기가 아주 부담스럽게 신발 밑창 아스팔트랑 닿으면서 들그럭 달그럭...

 

그러면서 우리의 추측이 시작되었다.

 

언제 산 신발인지를...

 

매일 걷다보니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항상 끈을 옆지기 허리쎅에 넣어서 다닌다.

 

오늘은 내가 트레킹화 밑창에 끈을 돌려서 단디 묶었다.

 

무려 두 번이나 빡세게 돌려서..^^*

 

젊은 부부 두 팀이 황단보도를 건넌다.

 

아빠 둘은 유모차에 아이들을 태우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아이들 엄마 둘은 자유롭게 횡단보도를 건너는 모습을 보았다.

 

아마도 중앙공원으로 아이들과 산책을 나갔다가 점심은 외식하고 오지 않을까? 라는 이야기를 옆지기와 나누었다.

 

월요일 운학리에 가서 먹을 먹거리를 사러 들른 정육점.

 

운학리에서 먹고 싶은 건 ...

 

두부를 송송 썰어서 넣은 얼큰한 돼지고기찌개와 수육.

 

그래서 찌개용과 수육용 돼지고기를 각각 1kg씩 담았다.

 

희한하게도 일요일이면 정육점 문을 닫는게 궁금해서

 

"일요일에는 교회에 가시느라 문을 닫으세요?"

 

"아니요. 주말부부라서 일요일에는 대전으로 내려가서 문을 닫아요."

 

팔뚝에는 문신도 이리저리 있어서 거친 성격인 것 같지만 의외로 말을 나누면 전혀 다른 사람이다.

 

"우리는 일요일에 가끔 들르는데 그 때마다 문이 닫혀있어서 교회를 나가는지 알았네요."

 

"주중에 쉬면 할 것도 없어서 일요일에 쉬네요. 돈이 중한가요. 가족이랑 지내는 게 좋은데..."  

 

 

옆지기와 그 동안의 궁금증을 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우리 아파트 단지로 들어서서 우리가 사는 동 앞 분리수거구역에서 들리는 여자의 목소리.

 

"손으로 잡으면 어떻게 해.더럽게. 발로 밟아서 열어야지." 

 

옆에는 청소를 하는 관리인이 있었지만 남편처럼 보이는 남자에게 말을 하는 여자.  

 

비닐봉투에 담긴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수거함에 버리고 난 후에 비닐을 버리는 통에 비닐을 버리는 과정에서 그런 소리가

 

들렸다. 

 

그럴 거면 자기가 버리지 ...-.-:;

 

그런데 그 여자가 우리 동으로 들어서는데 자기는 먼저 현관문을 들어서면서 뒤에 따라오는 남자에게

 

"거기 토마토봉지 들고 와" 라고 하더라는...

 

그런데 말투가 ....-.-:;

 

엘리베이터에 넷이 타고 올라오는데 거기는 1*층 버튼을 누른다.

 

ㅋ.... 돌아서서 엘리베이터 위만 올려다보면서 눈만 꿈뻑거리던 남자에게  묻고 싶었다.

 

"혹시 남편이세요." 라고...

 

 

나중에 점심을 먹으면서 옆지기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자기도 처음부터 전부 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내게 하는 소리가 

 

"다른 남자들은 다 그렇게 살아. 너만 안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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