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건 참을 수가 있지만 더운 건 참을 수가 없으니 오늘은 옆지기와 타협을 해서 오후에는 운학리를 탈출할 생각이다.

 

덥다는 기준이 어디까지 인지는 모르겠지만 밖에서 일을 하면서 흘리는 땀은 이해가 가능하다.

 

땀을 흘리면서 일을 하더라도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면 땀이 식을 수도 있으니...

 

모든 일과를 마친 후의 더위는 감당하기가 어렵다.

 

어무튼 오늘 어떤 핑계를 옆지기에게 대더라도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아침에 비몽사몽 눈을 뜬 시간은 6시가 되기 전이었다.

 

자다가 12시 30분에 눈을 뜨고는 몸에 감기는 축축한 공기...

 

선풍기를 돌렸지만 습기를 머금은 바람은 더욱 더 참기가 어렵다. 

 

니콘 P300이 약간 맛이 가서는 가끔 이렇게 핀트가 벗어난 사진을 토해낸다.

 

옆지기가 제일 좋아하는 이름도 외우기 어려운 그 빵과 바게뜨, 참외, 천도복숭아.

 

항상 제리가 우선이라서 오늘도 제리는 먼저 아침을 먹였지만 이렇게 밥상 앞에서는 이리저리 방황한다.

 

방에서 나가지 않으려고 게기다가 옆지기가 데크에 있는 철제 의자에 깔고 앉는 나무에 오일스테인을 바르고 싶다기에...

 

열심히 사포질을 하고 있다.

 

80방으로 돌리다가 다시 120방, 320방으로 돌리면 좋겠지만 오늘은 80방으로 마무리를 한다.

 

니가 하라고 했더니 자기는 제리를 봐야 한다면서 내게 하란다.

 

아침부터 등줄기에 땀이 주루룩 흐른다.

 

내가 빡세게 일을 하거나 말거나 엄마 바라기인 제리의 시선은 옆기지만 따라간다.

 

오즉하면 집에서의 별명이 졸졸이라고 부를까.

 

마당을 내려다보면서 

 

"엄마! 마당에 내려가고 싶네."

 

 "안돼! 오늘은 ..."

 

"음....."

 

어젯밤 창고 보안등을 켜려고 했더니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청고에 보관하던 전등을 꺼내서 소켓에 꼽았더니 두 개는 죽었고 하나는 불이 들어온다.

 

혹시나 싶어서 작업등에 연결해서 확인했더니 두개는 죽었더라는...

 

뒷집 안 주인께서 수확한 감자를 한 무더기 들고 내려오셨다.

 

크고 먹음직스러운 감자.

 

궁금하거나, 뭔가가 필요할 때 얼른 올라가서 물으면 만사형통인 이웃이라서 좋다.   

 

예전에는 몸빼를 입고 일을 했었는데 요즘에는 제리를 보느라 마당으로 나설 일이 없으니 오늘도 복장은 평상복 차림이다.

 

뭐라고 이야기를 하면 잔소리라고 손사레를 친다.

 

금방이라도 마당으로 뛰어내리고 싶은 제리.

 

씨앗을 받았던 봉투를 데크 난간에 올려두고 옆지기가 오일스테인을 바르는 동안에 얼른 마당과 밭에 심을 생각이다.

 

초벌작업을 마친 의자 깔판.

 

씨라테코 오일스테인은 거의 7~8년은 지난 것 같은데 아직도 색감이 멀쩡하다.

 

금낭화를 심고...

 

주의 사항에 따라서 씨앗을 심는다.

 

ㅋ.... 다 심은 씨앗 봉투는 의자에 던지고...

 

이런 건 옆지기가 해야 하는데...-.-:;

 

오일스테인 색이 마음에 든다.

 

뒷판도 초벌로 발라서 세워두었다.

 

어제는 없었던 오이가 하루만에 이렇게 자랐다.

 

이틀 정도만 지나면 수확할 오이가 대여섯 개 정도가 되는데 ...

 

제리는 항상 탁자 위에 올라서서 동태를 살핀다.

 

컨테이너 우측 하부가 조금 내려앉은 느낌이라서 오늘은 자키로 올리는 작업을 하는데...

 

컨테이너 하부를 받치고 있는 나무에 작은 불개미가 살고 있었다.

 

나무가 컨테이너 하부를 받치고 있었지만 개미가 집을 짓고 사는 바람에 하부는 온통 개미굴.

 

거의 2~3센치는 갉아먹었다.

 

하부 버팀목을 제거하고 시멘트블럭으로 아래를 받쳤다.

 

위험스러운 작업이라서 조심스럽게 진행한다.

 

ㅋ... 자키로 컨테이너를 올리면서 입을 앙 다물고 했다니...^^*

 

일단 방부목으로 수평을 맞췄다.

 

땀이 줄줄줄...

 

오늘 점심은 비빔면이다.

 

깔판은 오일스테인을 두번 발라서 세워두었다.

 

개미가 집을 짓고 살은 컨테이너 버팀목.

 

지금 보이는 곳이 땅과 닿은 하단부인데 이렇게 삵아서 컨테이너를 지탱하지 않고 혼자 건들건들 놀았으니...

 

손으로 당겨서 컨테이너 하부에서 뽑았다.

 

작은 불개미가 어지나 많은지...

 

토치로 아작을 내고 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

 

옆지기에게 집으로 가자고 했더니 

 

"3박 4일 아니냐?"

 

"맞는데 그냥 가자!"

 

"음...."

 

"오늘 더 있으면 죽을 것 같아..."

 

비가 내리면 저기 멀리 전신주 뒤에서 부터 빗물이 도로를 따라서 내려오는데...

 

중간에 물끊기 시설이라도 설치를 했어야 하는데 그냥 흘러서 

 

여기까지 토사를 밀고 내려온다.

 

진입로로 들어서는 도로도 마찬가지라서 빗물이 여기까지 막힘없이 흘러내린다.

 

그러다가 전신주 앞에서 마당으로 쏟아져 내린다.

 

영월군에서 설치한 배수관로도 엉성하기는 마찬가지.

 

도로 옆에 설치한 배수로에서 빗물이 흐르는데 ...

 

윗쪽 산에서 쏟아지는 빗물이 콘크리트 배수관을 따라서  

 

우리가 설치한 배수관로와 만나는데

 

콘크리트 배수관 방향으로 물끊기를 해서 빗물이 유입되면 좋은데, 빗물은 도로를 따라서 우리 집 뒷길로 흘러든다. 

 

그리고는 마당으로 쏟아지는 빗물...

 

뒷길에서 쏟아지는 우수를 막느라 나무로 막았지만 가끔 나무가 물이 쓸려나가면 밭으로 물이 넘칠 때도 있었다.

 

장맛비 덕분에 배수로가 깨끗하게 변했다.

 

이렇게 변하려면 빗물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많이 흘러내려야 하는지...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올리려고 차에 시동을 걸고는 여기까지 사진을 찍고 집으로 출발했다.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고 집으로 ...^^*

 

집에 도착해서 차에 짐은 얼마나 많던지...

 

옆지기는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가 온다는데 옆지기 졸졸이 제리는 자기도 간다면서 난리도 아니다.

 

오랜만에 카트를 꺼내서 짐을 옮겼다.

 

찬물로 샤워를 마치고 시원한 맥주에 소주를 타서 ..

 

역시, 집 나가면 개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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