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학리에서 사흘이 되는 날.
연속으로 술을 마시니 약간 피곤함이 몰려온다.
아침은 식빵과 우유, 사과로 해결한다.
ㅋㅋ... 땅콩잼과 딸기잼을 종이컵에 담아온 옆지기의 정성이 갸륵하다.
먹을 게 없으니 돌아앉는 게 당연한 제리.
작년 가을 무렵부터 문을 열고 나가면 나무로 된 발판에 문이 걸리는 걸 알았었지만 그냥 두었었는데 이제는 뭔가 손을
봐야 하는 시기가 돌아왔다.
창고에서 5톤 작키를 챙겨나와서 ....
컨테이너 하단부에 작키를 세우고 수평을 대충 가늠한다.
바닥을 평평하게 만들고 작키를 세웠다.
작키 상단에 방부목을 올리고 작업을 시작했는데 ...
ㅋㅋ... 방부목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가운데가 갈라지기 시작하더니 아작이 난다.
이번에는 앵글 선반에 들어가는 쇠를 c형강 아래 안과 밖으로 받치고 작키를 올리기 시작했는데 ..
역시나 무게를 이기지 못해서 커다란 금속음과 함께 안에 올렸던 앵글쇠는 가운데가 부러져서 아래쪽 안으로 날아갔다.
결국 c형강에 그냥 자키를 올리기 시작했다.
앵글철판 세 개를 올려서 수평을 맞췄다.
앵글철판을 자르느라 그라인더도 등장했고...
역시나 작업은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공구가 한다.
이번에는 창고에 넣어둔 농기구들이 밖으로 나오는 시간.
구조재와 각재, 방부목을 잘라서 뭔가를 만들고 있다.
시간이 벌써 점심을 먹을 시간이라 옆지기가 얼른 오라고 부르는데, 오늘은 누룽지에 순두부를 준비했단다.
얼큰해서 아주 좋았던 순두부.
숟가락이 부딪치면서 냄비 바닥을 긁는다.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농기구 선반을 만들었다.
주춧돌에 구조목으로 기둥을 세우고 위에는 방부목을 올렸다.
수평계로 수평을 맞추고...
제리는 마당을 달리느라 금방 곁을 지나서 달린다.
수평이 맞으니 나사를 위에서 체결한다.
예초기로 작업을 마쳤지만 민들레는 다시 머리를 내밀고 있다.
풀을 자르고 뒤로 돌아서면 다시 풀이 올라온다고 하던데 정말 민들레 꽃대는 다시 섰다.
ㅋ.... 혼자서 제일 신이 났다.
농기구 선반이 완성되었다.
창고에 넣어둔 농기구를 전부 꺼내서 선반에 걸었다.
지나는 사람이 보면 농사도 짓지 않으면서 농기구는 엄청 많다고 하겠다.
꼭 만들고 싶었던 농기구 보관대를 만들어서 아주 후련하다.
덕분에 창고는 농기구들이 밖으로 나오는 바람에 조금 비었다.
오늘 열일한 공구들....
이번에는 보안등을 교체한다.
보안등 앞 유리가 금이 가는 바람에 50w Led 투광기로 교체를 한다.
기존에 달린 보안등이 벌크형 LED전구라 전기요금은 많이 나오지 않지만 그래도 100W라 전구도 엄청 길고...
보안등 전등갓이 워낙 커서 지붕 아래에 커다란 박이 하나 달린 것처럼 어색함이 있었다.
밭으로 내려선 제리는 슬슬 걸으며 냄새를 맡는다.
옆지기는 제리가 밭으로 돌아다니면 바짝 붙어서 다니라는 소리를 잔소리처럼 듣는다.
석축 부근을 걸으며 관심 집중 중인 제리.
영산홍이 핀 석축.
ㅋ... 뒤를 돌아보면서 얼른 따라오라는 표정이다.
커다란 보안등에서 크기가 엄청 줄은 투광기를 설치하고 있다.
전선을 같이 묶어서 연결하고...
유투브를 보면서 배운 전기관련 작업들이 시골살이에서는 아주 큰 도움이 된다.
일단 작동을 시켰더니 엄청 밝다.
눈뽕...
어딘가가 고장이 나선 작동을 하지 않는 cc-tv도 일단 제거해서 방으로 가져다놓았다.
수리해서 내일 아침에 다시 설치할 생각이다.
실컷 돌아다닌 제리는 피곤했는지 바닥에 배를 깔고 엎드렸다.
어디로 관심을 두는지 눈은 다른 곳을 향한다.
옆지기는 진입로 울타리를 보수하느라 바쁘던데....
뒤틀린 울타리를 케이블타이로 묶어서 똑바로 펴고...
케이블타이가 담긴 봉투에 코를 박는 제리.
오늘 저녁에는 땅스부대찌개에서 사온 떡볶이를 먹는다.
니콘p300 디카는 너무 혹사를 시켜서 가끔 핀트가 맞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얼마나 많이 셔터를 눌렀는지....
제리는 저녁으로 닭가슴과 당근, 양배추에 사료를 섞어서 먹였는데 쟁반 위에 올려진 작은 종지에 닭가슴살이 담긴 걸
알고는 저렇게 위로 코를 박고 있다.
결국 닭가슴살이 담긴 작은 종지를 저녁상에 같이 올렸다.
ㅋ... 옆지기에게 달라고 눈빛을 발사 중.
데친 엄나물순도 등장했다.
먹을 게 없다고 돌아 엎드린 제리.(아침과 데자뷰를 연출한다.)
운학리에 오면 낮잠도 잘 수가 없으니 피곤도 하겠지만 가끔 이런 모습을 보면 웃긴다.
전등갓의 크기가 어마무시하던 100w 전구에서 50w led 투광기로 교체하고 과연 얼마나 밝으려는지 궁금해서 잠시 밖으
로 나섰는데...
진작에 바꾸지 않은 걸 후회하면서 수돗가 주변을 바라본다.
밝아도 너무 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