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크리스마스 이브였는데 나이가 들수록 무슨 날에 대한 감성은 점점 사그라들고 있었다.

 

믿는 사람도 아닌데 무슨...

 

그냥 간단하게 게살볶음밥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넷플릭스로 영화 한 편 보면서 땅콩과 오징어를 곁들여서 캔맥주를 마

 

시면서 보냈다.

 

핸드폰으로는 밤 9시부터 한파주의보가 내린다는 문자가 날아들고 있었다.

 

25일 크리스마스 아침.

 

냉장고 스크린에는 바깥의 기온이 영하 12도임을 알려주고 있다.

 

추워도 추운 걸 느껴보려고 밖으로 나선다.

 

음식물을 버리려고 재활용코너로 들어가는 옆지기.

 

바람이 차고 평소에 느끼던 추위와는 딴판인 날씨였다.

 

넥워머를 목에 두르고 마스크를 착용했는데 코에서 나오는 따듯한 숨이 차가운 공기와 만나서 마스크에 물기가 생긴다.

 

지나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마스크를 아래로 내리고 걷는다.

 

아무도 다니지 않는 수변로를 따라서 오늘은 짧게 돌기로 했다.

 

주방창으로 배려다볼 때는 얼은 것처럼 보이던 시화호는 바닷물의 영향으로 아직 얼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소금기가 섞인 물이 들락거리기 때문에 빨리 얼지는 않는다. 

 

시화호 상류인 비봉습지공원까지 물이 가득 들어찼다.

 

물줄기가 좌측으로 휘어지면서 우측으로 돌아서 흐른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뒤, 물 가장자리로는 겨울 철새들이 보인다.

 

물이 빠지면 갯벌에서 놀던 철새들이 물이 가득 들어차면 가운데로 들어간다.

 

들어오는 물살에 몸을 맡기면서 놀고 있는 철새들...

 

ㅋ... 요놈들은 따듯한 물에서 놀고 있다.

 

저류지에서 흘러나오는 물줄기가 시화호와 만나는 곳에서 옹기종기 모여있는 철새들.

 

조용히 허리를 숙여서 다가갔더니 날아가지 않고 물에서 헤엄치고 있다.

 

유난히도 파란 하늘이 더욱 춥게 느껴진다.

 

내년에 인도교가 착공되면 그림이 달라질 것 같다.

 

여기도 많은 철새들이 모이는 곳이다.

 

완판된 테라스하우스 리안비채 모델하우스는 철거 중이다.

 

농로로 들어서니 논바닥에 얼음이 얼었다.

 

시화호에 물이 들어오면 같은 수위로 물이 올라가는 장전리 수로.

 

장전리 수로도 물 가장자리부터 얼음이 얼기 시작했다.

 

오늘과 내일도 영하의 강추위가 이어진다니 아마도 모레쯤이면 꽁꽁 얼어붙을 것 같다.

 

장전리 수로를 건너서 시멘트 농로로 올라서는 옆지기.

 

성격과 취향이 서로 다르지만 같이 맞춰주면서 사는 게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항상 내게 맞춰주면서 사는 옆지기가 고맙다는.....

   

얼음이 언 수로에 작은 새가 내려앉았다.

 

미끄러운지 부자연스러운 걸음으로 다니다가

 

ㅋ... 미끄덩~~

 

넘어지기 일보직전.

 

얕은 능선 너머에서 날아오르는 철새들...

 

누군가가 농로를 걷는 모양이다.

 

우측 e편한세상상록 뒤로 수리산 능선이 보인다.

 

좌측은 애리카한양대캠퍼스 옆 산. 

 

가끔 올랐다가 사동정비단지로 내려와서 수변로를 걸어 집으로 돌아오고는 하는 코스.

 

영하의 날씨라서 디카 배터리가 슬슬 떨어지고 있다.

 

두꺼운 장갑을 손에 끼었지만 영하의 날씨로 인해서 손끝이 시렵다.

 

중앙공원으로 들어서서..

 

추우니 인적이 끊긴 중앙공원.

 

아무도 없다.

 

집으로 들어가면서 속노란 배추를 한 통 사서 가야 한다는 옆지기.

 

파리바게뜨에 들러서 케이크도 사서 가야 한단다.

 

중앙공원 부근에 분양한 택지에는 속속 주택들이 들어서면서 비어있던 나대지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오늘은 짧게 8.02km를 걸었다.

 

춥지만 시원한 날씨.

 

장모님을 돌보느라 고생하는 작은 처형이 놀러오는 바람에 배달의 민족에 아구찜을 주문해서 먹으면서 리뷰를 남겼는데

 

정작 내가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이 전부 날아가는 바람에 배민 리뷰에 올린 사진을 가지고 왔다.

 

낙지와 고니, 콩나물까지 추가로 주문을 했더니 양이 너무 많아서 접시에 따로 덜어서 먹어야 했다. 

 

청어과메기와 어묵탕까지 곁들여서 너무 배불리 먹었다. 

 

떠들며 소란스럽던 1차를 마치고 2차로 넘어간다.

 

케이크를 안주로 삼아서 캔맥주.

 

새해에는 모두 행복하기를...

 

자기도 좀 달라고 들이대는 제리.

 

 

키싸스 키싸스 키싸스의 음악에 맞춰서 같이 춤을 추는데 너무 웃겨서 나중에 두고두고 볼 생각이다. 

 

키싸스 키싸스 키싸스를 들으면서 재미있는 율동으로 춤을 추는 옆지기와 작은 처형.(동영상을 찍었는데 너무 웃겨서..)

 

오랜만에 이야기도 많이 하고, 웃기도 하고.....

 

 

 

[ Quizas, Quizas, Quizas(Perhaps) ]

 

당신은 나를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언제나 당신은 나에게 ‘어쩌면,
어쩌면’ 하고 말하고 있지요.
나는 백만 번이나 물었지만,
다시 한번 묻겠어요.
그래도 당신의 대답은 오로지 ‘어쩌면,
어쩌면’이라고 할 뿐이지요.
정말 사랑하고 있다면,
‘예스’라고 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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