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운학리에 나무를 많이 심다보니 언젠가는 줄일 날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지만 의외로 다가옴이 이르다.
느티나무는 강전정을 한 이후로 그늘을 제공하는 몸짓을 보이느라 바쁘다.
앞으로 보이는 풍경이 더욱 더 시원했으면 좋겠다는 옆지기의 주문이 있었다.
가끔은 느티나무 주변에 있는 나무가 없었다면 보이는 풍경이 ....
멧돼지가 지난 흔적을 지우려고 혼자 밭으로 나섰다.
희한하게도 소나무 밭 아래로 집중되었다.
괭이로 거르고 삽으로 치우고...
제리도 옆에서 거드느라고 바쁘다.
밭을 뒤집어야하는데 그냥 두어서 여기저기 두더지굴과 작은 굴이 생겼다가 비가 내리면 커다란 굴이 생기는 일이 반복된다.
굴을 정리하다보면 처음의 작은 굴과 커다란 굴이 연결된다.
작은 굴들을 정리하느라 숨이 가쁘다.
ㅋ... 비료포대가 터져서 삽으로 펼치고 있었는데 제리가 달려와서 엎드린다.
너무 좋아하는 표정으로 엎드려서..
냄새를 만끽한다.
강아지들은.. 이런 냄새를 좋아한다고 하던데 우리 제리는 너무 좋아라 한다.
마당에서 발견된 똥에서 뒹구느라고 정신이 없던 놈을 보고는 옆지기가 기함은 하던데...
삽으로 터진 비료를 펼치고 있는데 앞에 엎드려서 냄새를 맡느라 혼수상태...
다시 보는 맑은 가을 하늘....
좋으네...
야! 오늘은 너무 좋으네...
예초기로 정리한 원추리는 다시 얼굴을 디밀고 있다.
박태기도 여지없이 살았다고 ....
오랜만에 가을을 맞이하니 좋다.
너무도 좋으네....
느긋하게 보내니 좋네.
구룡산이 보이는 풍경도 좋고..
옆지기는 저녁을 준비 중이다.
저녁에는 순대곱창볶음이 올라온다.
우리 제리 시크한 자세...
처음에는 이렇게 시크한 자세가 나오지 않았었다.
고기를 굽고 있으면 자기도 달라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순대곱창볶음에 목살구이를 하려고 롯지불판을 준비했다.
롯지불판에 목살을 올려서 냄새를 풍기면서 굽는 동안에도 우리 제리는....
이렇게 느긋하게 기다린다.
학습효과.....
고기를 구우면 당연히 지가 막는다는 결과를 알기 때문에 이렇게 느긋하게 기다린다.
그랬던 제리가 얼굴을 들고 조금은 관심을 보이는데 ..
그것은 바로 순대곱창볶음을 들고 나오는 옆지기 덕분..
오늘 저녁 메뉴는 목살과
매콤한 순대곱창볶음.
요즘은 처음에 시원한 맥주 한 잔 붓고는 뒤를 이어서 이슬이로 가는 분위기.
완전체로 만난 저녁 술자리.
시크한 제리는 외면 중.
우리가 먹을 목살은 소금을 솔솔 뿌려서 먼저 불판에 세게 구웠다.
제리가 먹을 고기는 원판 상태로 굽고...
이마트 트레이더스표 순대곱창볶음인데 정말 맛있다.
후기가 좋아서 하나를 집어왔는데 정말 좋은 안주였다는 사실.
제리는 이제 슬슬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중...
트레이더스 순대곱창볶음은 14,900원이던데 늦은 시간에 가면 할인해서 11,000원에 산단다.
기다리다가 맞이하는 목살 시식타임.
너무 사랑스럽다.
강아지를 키워보지 않은 사람들은 교감하기 어렵지만...
두 번째 급식...
불판에 고기를 구워서 조금 남겨두었다가 ..
처음 3.8kg에서 요즘은 4.8kg을 오르내리고 있으니 손으로 들면 묵직하다.
요즘은 별명이 묵직이로 통한다.
ㅋㅋ...
세 번째 ..
데크에서 술병을 물고 노는 중..
술병을 물고 달리는 제리.
우리가 술병을 들고 오는 모습을 보고 너무 재미있어 했더니 너무 오버하는 제리.
잔에 술을 따르고 내려놓기가 무섭게 빈병을 달라고 달려든다.
아마도....
토요일 밤에는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았던 밤이었다.
이번에 이사를 가면 운학리를 정리하고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옮기자는 옆지기 때문에 운학리 또랑에서 *** 또랑으로 바뀌는 날이 혹시라도 오
지 않으려는지 모르겠다.
지금 운학리도 너무 좋지만 집에서 가까우면 더욱 좋을 것 같다는 옆지기.
아프지 말고도 중요하지만 ...... 앞으로 살면서 아끼지 말고 살자.^^*
ㅋㅋ..그렇다고 물쓰듯이 펑펑 쓰는 건 아니고 하고 싶은 건 하면서 살자는 뜻이다.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더 산다고를 ...... 너무나도 공감했던 밤이었다.
아침은 ... 라면.
ㅋ... 밥을 간식과 섞어서 주었더니 밥은 뱉어놓고 간식만 골라서 먹는다.
토요일 밤에 자기 전에 물그릇에 물이 있었는지 확인했어야 하는데 그냥 잤다.
옆지기가 새벽에 자다가 일어난 제리가 화장실을 들락거리기에 보았더니 물그릇에 담긴 물은 바닥을 드러내고 물을 먹으려고 화장실에 들어가
서 수도꼭지 아래에 있는 물통에 가서 물을 먹고 나오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