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막걸리에 부침개와 튀김으로 점심을 대신하고 데크에 앉아서 잠시 마당을 내려다보았다.
막걸리는 다 마시지 않고 절반 조금 더 마시고 집으로 가지고 가려고 보관해두었다.
옆지기의 말에 따르자면 목련과 그 옆에서 자라는 박태기를 정리해야 하는데...
그리고 우측에 보이는 홍단풍과 그 옆에서 자라는 이팝나무까지...-.-:;
소나무는 아래를 바짝 잘라서 위로 크레 만들라고 한다.
옆지기가 주문한 데로 잎이 떨어지는 가을에는 시원하게 나무들을 구조조정할 생각이다.
톱을 고정하는 볼트 하나가 풀려서 밭에 떨어졌는데 도대체 찾을 수가 없어서 이리저리 머리를 굴렸다.
무뎌진 톱날도 갈아야 하고...
톱날을 가는 도구를 꺼내서
무뎌진 톱날의 날을 날카롭게 세웠다.
날을 날카롭게 세웠으니 이제는 도망간 볼트를....
ㅋㅋㅋ... 플라스틱 칼브럭을 볼트 구멍에 끼웠더니 딱 맞는다.
앞으로 튀어나온 칼브럭을 칼로 깨끗하게 잘랐더니 ...^^*
아사이베리로 만든 쥬스를 먹으라고 가지고 나온 옆지기가 앞에서 장난을 치느라...^^*
마당에 길게 늘어진 전정기 전선.
뒷길을 가리는 치폐용으로 심은 쥐똥나무가 전정을 자주 하지 않아서 줄기가 너무 굵어졌다.
이번에 지붕처마 아래로 전정을 하려고 단단히 마음을 먹고 전정을 하고 있는 중인데 뒤로 길게 솟은 줄기는 혼자 자르기가 어려워서 옆지기가
도와주고 있는 모습.
갈퀴로 쥐똥나무를 앞으로 당겨주면 전정기로 잘랐다.
진입로에 있던 쥐똥나무를 컷소로 자르고 나머지 줄기를 전지가위로 정리하고 있는 옆지기
이건 뭐, 쥐똥나무 줄기가 아니라 ....^^*
아무튼 울타리용 나무들은 자주 전정을 해줘야 줄기가 굵게 자라지 않는다.
지붕 처마 아래로 전정을 하고 있는 모습.
전정기가 전선을 자를 수도 있으니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
얼음이 동동 떠있는 시원한 아시스커피 한잔 하면서 잠시 휴식 중.
아이스물통과 썬크림이 올려진 데크 난간.
수시로 와서 얼굴에 썬크림을 발라주는 옆지기 때문에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아이스커피가 너무 진해서 아이스물통에 있는 얼음물을 따라서 마셨다.
방풍나물을 수확하고 있는 옆지기
방풍나물을 뜯다가 꽃이 핀 걸 보고 꽃이 피고 나면 방풍잎이 억세지는 건 아니냐고 묻는다.
방풍은 반그늘에서 키우라고 하던데 반그늘에서 자라는 방풍은 키만 뻘줌하게 위로 자란 반면 양지에서 자란 방풍은 잎이 풍성하게 올라왔다.
상추도 뜯고.....^^*
지난번에 상추를 뜯은 옆지기가 종자가 좋지 않은 상추라고 했었다.
이유인즉슨 밥에서 뜯어서 데크에 올려놓은 상추가 힘이 없이 모두 시들었다면서....
그런데 집에 가지고 와서 물에 씻어서 통에 넣어두었더니 멀쩡하게 싱싱하더라는...^^*
이후로 같이 앉아서 쇠뜨기도 뽑고 이것저것 일을 하다가 더운데도 불구하고 너무 열심히 일을 해서였는지 앉았다가 일어서면 머리가 빙빙 돌
고 어지러워서 ...-.-:;
방에 누워서 잠시 쉬었다.
옆지기도 점심에 너무 배불리 먹어서 밥 생각도 없다면서 저녁에는 간단하게 순대국이나 먹자고 한다.
운학슈퍼 앞에 있는 식당에서 순대국을 판다는 걸 보았다면서...
ㅋㅋ... 쇼핑백을 어깨에 울러매고 순대국을 사러 나가는 옆지기뒤로 하얗게 핀 산딸나무꽃이 바람에 하늘거린다.
산딸나무도 밑둥 부근에서 자라는 줄기를 잘랐는데 하늘거리며 진입로로 늘어진 줄기는 그냥 두었다.
도로 건너편으로 보이는 집들...
갈수록 변모하고 있는 작은 농막.
우측에 새로 지은 집은 아직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았는지 분위기가 조용하다.
마을 안에 세워진 이정표
직진하면 서마니강에 있는 해질녘 강물소리 펜션으로 가는 길이다.
다리를 건너면서 보이는 새로 지은 주택.
계곡에 물이 거의 흐르지 않을 정도로 말랐다.
커다란 밤나무
우람하게 자란 엄나무
계곡을 건너는 다리
운학1리 마을회관을 지나고
도착한 남경식당에 순대국은 없었다.
옆지기는 어디서 순대국이라는 걸 보았는지...
다시 오던 길을 거슬러서 집으로 올라갔다.
정신이 바짝 들도록 찬물로 씻은 후에 마당으로 나와서 화덕에 불을 붙이고 숯불을 피웠다.
황둔고기마트에서 산 목살을 딱 세 덩이만 올렸다.
오늘은 몸이 피곤하니 술과 고기를 자제하기로 했다.
두툼하게 썰은 목살을 올리고 기다리는 중....
밭에서 수확한 채소들로 차린 저녁상
데크 난간에 올려둔 술...
맥주는 다 마시고 소주는 가운데 있는 소주와 새로 딴 술 반병만 마셨다.
밭에서 딴 상추와 일당귀
황둔고기마트에서 준 파채
주철불판 위에서 두툼하게 썰은 목살이 노릇하게 익어가는 모습.
맛칼럼리스트인 황교익씨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2주 전에 먹었던 목살이 너무 퍽퍽해서 맛이 별로였었다.
불판에 고기를 올렸더니 육즙이 그냥 불판으로 흘러나와서 물이 흐르는 것 같은 모양이었는데 그런 고기를 물퇘지라고 한단다.
도축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돼지를 일컫는 말이라고 하는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육즙을 안으로 가두지 못하고 그냥 밖으로 배출을 한다고..
육즙이 밖으로 흘러나가니 고기는 당연하게도 퍽퍽하고 맛이 없다고 한다.
앞접시에 밥을 배식받았으니 이제 슬슬 시작하는 분위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작한 저녁.
흘러나오는 음악의 볼륨도 줄이고 앞으로의 계획과 살아갈 이야기가 이어진다.
피곤해서 술은 자연스럽게 덜 마시고 ....
소시지와 핫바를 꺼내서 불판에 올렸다.
남아있던 목살과 소시지 ,어묵을 잘라서 길냥이 특식을 준비했다.
어디선가 우리가 왔씀을 알고 있는 길냥이가 우리가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데...
커피 한잔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보안등을 끄려고 데크로 나섰더니 어젯밤에 구워먹으려고 화덕 안에 넣어둔 감자 하나가 없어졌다.
감자를 싼 포일은 마당에 뒹굴고
포일 옆에는 감자 부스러기가 보인다.
그런데 고양이가 맞나?
고양이가 감자를 먹나?
새벽에 데크를 돌아다닌 놈이 과연 고양이일까?
갑자기 궁금하다.
싹 먹어치운 흔적....
옆지기에게 감자 하나를 먹어치웠다고 했더니 맛이 없었나 한다.
맛이 있었으면 다 먹었을 거라면서....^^*
옆지기가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일당귀장아찌
언제 밥상에 올라오려는지 궁금하다.
아침은 간단하게 베이글 반쪽을 먹는다.
운학리를 떠난 시간이 아침 7시 50분이었는데 집에 도착한 시간이 9시 20분이었으니 딱 1시간 30분이 걸린 셈이다.
2주 후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반길지....
운학리에서 돌아온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운학리로 가기 전까지는 가슴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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