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지기가 씻으러 들어간 사이에 수돗가에 걸터앉아서 저녁에 먹을 숯불을 만드느라...
이상하게 운학리에 오면 시간도 빨리가고 아무런 상념도 생기지 않아서 좋다.
풀을 뽑을 때면 풀을 뽑는 데만 집중하고 숯불을 만들 때면 오로지 토치 앞에서 튀어나오는 불꽃에만 집중하면.....
작은 화덕에 차콜에 불을 붙이고 참숯을 올렸다.
참숯에 불이 붙게 그냥 두면 된다.
구룡산 정상을 비추는 석양
씻고 나온 옆지기는 마당으로 나와서 무얼 하는지...^^
저녁 먹을 세팅이 완료되었다.
작은 화덕에 주철로 만든 불판을 올리고
난로 위에는 라면을 끓여서 먹으려고 물을 담은 냄비를 올려두었다.
오늘 메뉴는 목살, 삼겹살에 라면 하나를 끓여서 옆지기와 나눠서 먹는다.
다른 반찬은 아무것도 필요없다.
고기를 싸서 먹을 묵은지와 산마늘장아찌만 있으면 끝~~~
목살을 올리고 잠시 후에 뒤집었더니 벌서 노릇노릇 익어가는 목살
금수산도 다녀왔고 숙원사업이었던 가래나무도 키가 작게 전정을 했으니 내년에는 어떤 모습으로 자랄지 궁금하다.
앞접시에 밥을 조금 덜고
먹기 좋게 익은 목살을 소주 한잔 입에 털은 후에 먹으니 말이 필요없다.
다시 목살 두 덩이를 올리고
화덕에 라면을 끓이려고 난로 위에 있던 냄비를 옮겼는데 화력이 약해서 다시 난로 위로...-.-::
옆지기 손에 들린 삼양라면 한 봉지
따끈한 라면이 담긴 접시.
얼마 만에 먹는 라면인지 모르겠다.
라면을 건지고 있는 옆지기
ㅋ... 조금 더 먹고 삼겹살 두 덩이를 올려서 구웠다.
보람찬 하루를 보내고 맞이했던 술자리가 참 좋았던 밤이었다.
화덕 바닥에 깔았던 골판지를 태우고...
난로 옆에 앉아서 키피 한잔 마시면서 하루를 마감한다.
내일은 일찍 출발하지 않고 느긋하게 떠날 생각이라서 이렇게 두고 ...^^
tv를 시청하다가 피곤했었는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마당을 밝히는 불을 끄러 나가려는데 문에 습기가 보인다.
밖의 날씨와 안의 온도 차이 때문에...
창고 지붕 위에도 서리가 내려앉았다.
비가 내릴 거라는 일기예보를 보았는데 아직 하늘이 맑아서 비는 내릴 것 같지 않았다.
배수로 주변 소나무에도 단풍이 들어서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무덥던 여름이 가고 이제 슬슬 추워지는 계절
이제 느티나무도 전정을 해야 하는데...-.-:;
옆지기는 그냥 두자는 입장이고 나는 웃자란 가지들을 잘라서 키를 낮춰서 키우자는 입장이라서 서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중
아침에는 평소처럼 간단하게 콘푸라이트에 우유 그리고 사과 한 개
생각지도 않았는데 아점으로 내고향베트남 쌀국수를 먹으러 원주에 갈 생각이라서 ...^^
이동식주택으로 집을 세우고 벌써 8년이 흘렀다.
8년이 흐르는 동안에 아무런 불편없이 즐거운 생활을 보냈다.
ㅋ... 이불을 다 걷으면 혼낼 거라는 옆지기 때문에
옆지기가 뒷정리를 하는 동안에 밭에 내려가서 비를 맞으면서 방풍나물도 뜯어다 놓고
맑던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면서 빗방울이 떨어진다.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
어성초도 뜯어오라기에 서둘러 뜯어왔다.
어성초는 깨끗하게 씻어서 가지 건조망 뒤에 걸어두었다.
가지 건조망
어성초 건조망
빗방울이 굵지않아서 오래 내릴 것 같지는 않은데
마당 수돗가에서 자라는 범부채를 보고서야 매룬님이 범부채 씨앗을 달라고 했던 댓글이 생각나서
범부채 씨앗을 거둔 후에 비닐봉지에 잘라서 담았다.
어제 작업했던 모습을 보려고 잠시 밭으로 내려갔다.
잘린 자두나무
위로 뻗은 가래나무
나무를 걸어놓은 가래나무
굵은 줄기들은 따로 작업을 해서 나중에 사용할 생각이다.
이렇게 커다란 잎사귀가 낙엽이 되어서 바닥에 뒹굴고 있으니...-.-:;
밭 가장자리에 옮겨놓은 나무들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오가피나무가 너무 무성하게 자란다.
출발할 준비를 모두 마친 후에
커피 한잔 마시면서 금수산과 운학리에서 보낸 이야기를 나눈다.
즐거운 하룻밤을 보내고 원주를 들러서 집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