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타고 다니는 시간도 꽤 많았지만 많이 걷고, 보고 여행지에서 여기저기 걸으면서 느끼는 재미도 쏠쏠하다.
평상시에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한데 풍광이 좋은 곳을 거닐며 나누는 이야기는 왠지 모르는
정겨움이 묻어난다.
점심을 대충 컵라면과 토스트로 떼워서 슬슬 배꼽시계가 작동을 하기에 저녁을 먹고 숙소로 들어가려고 부근에 있는
해운대시장을 찾았다.
해운대시장에 산곰장어가 맛있는 식당이 있다고 했는데 어디에 있는지 지금부터 슬슬 찾으러 갈 생각이다.
해운대시장 초입으로 들어섰더니 튀김집이 눈에 확 들어온다.
해운대 곰장어집에 가서 먹을 생각에 포장해서 가려고 잠시 들른 해운대시장 튀김집
튀김냄새가 진동하고 다 먹고 싶기는 하지만 이것저것 조금씩 섞어서 5,000원어치를 샀다.
배가 고프니 해운대시장 부산어묵도 먹고 싶고
꼬마김밥도 ...
그런데 해운대 시장길을 걷다가 봉투에 담긴 오징어튀김을 먹으려고 하나를 꺼냈더니 따듯하지 않고 차갑게 식어있다.
옆지기가 따듯한 걸로 바꿔온다며 튀김집으로 다시 가고
<이름난 기장 산곰장어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멀리서 옆지기가 걸어오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30년 전통이라는 <이름난 기장 산곰장어>
부근에는 산곰장어집들이 즐비하게 보이는데 맛은 거의 비슷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장 산곰장어 메뉴판.
곰장어 1인분의 가격이 7,000원이라서 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처음 주문은 3인분부터라니 양이 적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우리 옆에 손녀로 보이는 어린 아이와 같이 온 부부가 3인분을 다 먹고 추가로 주문을 하려니 추가 주문은
2인분부터 받고 1인분은 주문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차라리 양을 더 주고 가격을 올려서 1인분에 10,000원을 받던가...
알루미늄 포일에 담긴 산곰장어가 불판에 올려지니 살아있던 곰장어가 이리저리 꿈틀거리느라 요란스럽다.
산곰장어가 맛있게 익기 전까지 튀김집에서 산 튀김을 안주로 먼저 한 잔씩 마시며 곰장어가 익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튀김집에서 왜 차갑게 식은 튀김을 주더냐고 옆지기에게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 아주 웃긴다.
다시 튀겨달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아서 차가운 튀김을 그냥 주었다고 했단다.
곰장어가 살아있어서 그런지 맛은 좋고 싱싱했지만 양이 좀 적었다.
그러니 처음 주문이 3인분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었고 추가도 2인분부터 해야 그나마 먹을만큼 나오는 것 같았다.
우리 옆에 어린 손녀를 데리고 왔던 사람들은 둘이서 5인분에 밥까지 볶아서 먹고 나갔으니 ....
소주 두병을 마시고 곰장어는 이렇게 비우고 밥은 볶아먹지 않고 그냥 나왔다.
옆지기가 튀김을 사오지 않았으면 2인분을 추가해서 먹어야 할 정도로 적은 양이었다.
옆지기에게 잠시 머리를 숙이라고 청해서 내부 사진을 찍었는데 맛이 있어서 그런지 손님들은 제법 많았는데 주변에 있던 다른 곰장어집에도
이 정도의 손님들이 앉아서 먹는 모습을 보았으니 맛은 거의 비슷하다는 생각이다.
산곰장어를 안주로 삼아서 간단하게 마시고 어둑어둑해진 해운대시장을 나섰다.
내일 아침 일찍 집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언제 해운대에 다시 오려나 하는 아쉬운 마음에 해운대로 나와서
동백섬 방향으로 걸었는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산책에 나서니 급하게 먹은 술도 서서히 깨는 것 같았다.
달맞이 길 방향
어제는 바람이 너무 불어서 산책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는데 금요일 저녁이라서 그런지 지나는 사람들이 꽤 보인다.
웨스턴조선호텔을 지나서
동백섬 누리마루로 향하는 길에 있는 인어동상까지 걸었다.
다시 돌아오는 길에는 잠시 웨스턴조선호텔에 들러서 화장실도 이용하고
해변으로 향하는 호텔문을 나서던 옆지기가 아주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다시 걸음을 옮겨서 파라다이스호텔까지 걷다가
숙소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던 꼬지전문점 키오로 2차를 하러 들렀다.
벽면에는 사인들이 보이는데
안주는 키오오뎅탕, 감자버터구이, 떡구이를 주문했다.
내부 분위기도 꼬지전문점답게 꾸며놓았고
여기저기 보이는 사인들..
먼저 오뎅탕이 나오고
잠시 후에 감자버터구이
떡구이가 나왔다.
명함
1차를 하고 왔는데 분위기에 취하고 둘이서 나누던 이야기에 빠져들면서 이슬이 2병을 더 비웠다.
꼬지를 굽는 모습
내일은 아침 일찍 통영에 잠깐 들러서 충무김밥을 사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455km를 어찌 달려야 하나 갑자기
피곤이 엄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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