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음력 10.21일)이 생일이란다.
이른 아침에 옆지기가 차려준 생일상을 받고 같이 출근했는데....
장모님이 점심 무렵에 전화를 했다.
네...네...네...네...
딱 네를 네 번하고는 전화를 마쳤다.
"아침 먹고 나왔나?"
"희제엄마가 생일상 차려주던가?"
"생일 축하하네. 박서방."
"점심 맛있게 먹게."
직원들과 이야기를 하느라 딱, 네 번 "네"를 외치고....
옆지기가 내일은 일찍 출근을 해야한다기에 오늘은 각자 퇴근을 했다.
딸래미가 생일케이크을 사서 왔는데...
저녁상에 쐬주 잔이 놓여져서 안심이라는
새벽부터 미천한 인생을 위해서 옆지기가 준비한 잡채와
호박전과 굴전
동그랑~때~앵과 야채전이 다시 저녁에 놓이고
그런데 초를 아무리 세어도 내가 몇 살인겨?
큰 거 4개
중간 거(노란색) 1개
작은 거 6개는 51살?
초는 분명히 11개인데 뭐여?
하도 궁금해서 옆지기에게 물었더니 망령났냐고 묻는다.
생일은 만 나이로 계산하기 때문에 열 살짜리 4개랑 한 살짜리 7개란다.^^:;
내가 보기에는 노란색이 조금 커 보이는데...
어디. 당신 생일날 두고 보자. 헷갈리게 초를 꼽을테니...
다시 세어봐도 분명 초는 11개인데...?
가운데 노란색 초(내가 5 살짜리로 생각했던 나쁜 초)가 조금 크게 보인다.
이놈은 식탁에서 좀처럼 내 무릎에 오지 않는 놈인데 오늘은 생일이라고 축하공연을 하나?
딸래미 자리로 올라온다고 의자를 잡고 낑낑거리기에 올려놓았더니 굳이 내 무릎으로 온다고 떼를 쓴다.
"아빠... 생일축하..."
"우~욱..."
아무튼 초가 몇 개인지는 모르지만 옆지기가 불을 당기고....
딸래미가 주방을 훤히 비추던 전등을 끈다.
케이크에 불이 다 붙고....
들리는 노래 소리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우리 남편(아빠)..... 생일 축하합니다.
그런데 나는
왜 태어났니
왜 태어났니
돈도 마~니 못 벌면서~~^^*
왜 태어났니로 들리니...^^:;
이거 참.... 난감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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