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학리에서 붉은 고추를 따서 집에서 말리고 또 따서 집에서 말리기가 어언 한 달이 되어가는데 날씨가
도와주지 않으니 뒷 베란다에서 희아리도 생기고 해서 베란다 빨래걸이에 걸려있는 고추들 가운데 잘 마
른 고추를 걷어서 고추가루를 만들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양파망에 담아 안방으로 가지고 와서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신문지 위에 펼쳐놓으니 희아리가 의외로 많이 보인다.
둘이 앉아서 잘 마른 행주로 고추를 깨끗이 닦아서 놓으니 고추가 반질반질 윤이 난다.
고추를 닦는데 계속 코가 맵고 눈이 따갑다.
태양초는 꼭지가 노랗고 화건은 파랗다고 하던데 정말 노랗다.
마른 행주에 고추를 올리고
박박 문질러서 먼지를 닦아내면
이렇게 반짝이는 고추로 변한다.
희아리도 많이 나오고.... 아까워라.
색이 정말 곱다.
눈과 코가 고생이고 맨손으로 고추를 닦았더니 손톱 밑이 따가워서 고생을 했다.
처음에는 고추씨를 같이 넣어서 믹서로 갈았는데 고추씨가 갈리지 않아서 색이 곱지 않다고
두번 째는 고추씨를 빼고 갈았는데 고추를 가위로 반을 가르고 고추씨를 빼느라 고추를 닦은 만큼 더 고
생했다. 하지만 우리가 밭에서 농약없이 가꾸어서 고추가루를 만들었다니 장족의 발전을 한 셈이다.
내년에는 고추를 몇 주나 심을까? 지금부터 머리를 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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