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는 안양유원지에 있는 삼성산을 등산하려고 했는데 아침에 눈을 뜨니 밖이 흐리고 눈이 내
린다. 아! 오늘도 스케줄이 어긋나고 오늘은 무었을 하고 지내야 하나....
베란다를 통해서 밖을 내다보니 눈이 내리고
눈이 내리니 멀리 모락산의 정상이 흐리게 보인다.
옆동에서는 눈이 내리는 와중에 이사가 한창이고
성당의 수양관에도 눈이 쌓이고 있다.
옆지기에게 저녁에 차돌박이에 숙주나물이나 구워 먹자고 하고는 슈퍼에 가자고 했는데 옆지기 왈
부동산에 가서 모락산 기슭에 지어 놓은 고급빌라 한광샤인빌리지 매물이 나왔나 물어보자고 한다.
그래.. 가 보자.
제제는 "니들 또 어디 가니"
"어디 가냐고. 말하고 가" 하는 표정이다.
"엄마,아빠 슈퍼 갔다 금방 올께" 이말 한마디면 짖지도 않고 기다린다.
성당의 종탑.
아침 여섯시 반경이면 어김없이 미사를 알리는 종소리가 모락산에 울려 퍼진다.
"뎅...뎅....뎅...."
쉬는 날에는 어김없이 일찍 눈을 뜨니 성당의 종소리를 듣는데 이상하게도 평일 출근하는 날에는 듣지
를 못하니.... 아침 일찍 들리는 성당의 미사를 알리는 종소리는 이른 아침의 정적을 깨기 보다는 고요
속에 포근함을 느낄수 있다.
부동산에 들러서 샤인빌리지 매물과 시세를 물어보니 32평 4층 복층은 4억이고 일반층은 3~3.5억
이란다. 예전에 옆지기랑 빌라단지 안을 구경했는데 1층에는 전원주택같이 데크도 넓게 만들어 놓고
파라솔도 만들어 놓은 게 전원주택단지에 온 기분이었다. 공기좋고 온 사방이 숲이고........ 그런데
매물은 없고...모락산 약수터 옆 등산로를 끼고 있는데 옆지기는 그 곳이 마음에 든다고 한번 갈아타자
고 하는데...
거실 바닥에 신문지를 넓게 펼치고 불판에 차돌박이와 숙주나물,팽이버섯을 넣고 셋이서 한근을 뚝딱
해치우고 있는중인데 이제는 거의 파장 분위기다.
제제는 고기를 먹는 동안에 자기집에 앉혀 놓으니 꼼짝하지 않고 먹을 것만 응시하다 돌아본다.
이렇게 계속 응시하더니
짜증이 나는지 자포자기한 표정으로 인상을 벅벅 긁으며 누워있다.
눈에는 먹을 것에 대한 열망이 가득 들어있다.
"뭐좀 주면 안되겠니"
디카를 쳐다본다.
계속 들이대다 이렇게 벌도 서고
많이 마시지는 않았는데 술이 취해서 나 혼자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잠을 자다 깨어 거실에 나와
보니 옆지기와 딸래미가 새벽 두시인데 아직도 잠자리에 들지않고 뭔 공모를 하는지.
다음날 들어보니 모녀지간에 진지한 얘기를 나누었다는 후문이....
그리고는 그 놈의 복분자주 때문에 새벽에는 머리가 깨지는것 같이 아파서 물수건을 머리에 이고.....
이튿날에는 비몽사몽.....딸래미 노트북 사준다고 롯데마트로 하이마트로 끌려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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