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에서의 하룻 밤.
푸른바다의 분위기와 술에 취했는지 조금은 이른 열시경에 잠이 들었는데 눈을 떠 보니 새벽 두 시 반.
뒤척뒤척 잠이 안 온다. 항상 집이 아닌 다른 낮선 곳에서의 하룻밤 잠자리는 나를 불편하게 한다.
자는둥 마는둥 눈을 감고 있는데 옆지기가 꿈을 꾸는중이다.
신음소리가 조용히 나더니 숨이 가빠온다.
살며시 흔들어서 잠을 깨운다.
"지금 몇 시야"
"새벽 세 시. 꿈 꿨니"
"응. 도망다니는 꿈"
덕산온천이 새벽 다섯 시에 문을 여니 아직도 멀었는데 이 시간을 또 어떻게 보낼까 난감하다.
다시 잠을 청하지만 정신이 더욱 맑아진다. 이런 젠장할....
말똥말똥. 또랑또랑.
시간이 흐르고 흘러 어둠 속에서 휴대폰을 열어 시간을 보니 제제가 쳐다본다.
시간은 새벽 4시 42분.
서둘러 이불을 정리하고 컵라면을 준비한다. 단무지는 언제 챙겨 왔는지 헐.....
새벽에 컵라면이라. 국물에 속이 확 풀린다.
컵라면 두 개의 면은 내가 다먹고 옆지기는 국물만 마신다.
온천에 가는데 대충 씻고 숙소를 나서서 어둠 속으로 스며든다.
대천애서 혜미로 달리는 고속도로에는 차량의 불빛이 보이지 않는다.
어둠속의 질주. 오랜만에 어두운 고속도로를 손쌀같이 달린다.
옆지기가 배가 고프단다. 그래서 들어간 홍성휴게소
새벽녁의 휴게소는 썰렁하기만 하다.
자판기에서 커피 두 잔 뽑고
휴게소로 들어가서 어제 먹다 남은 군고구마를 먹는다.
간간이 트럭 운전기사들이 보이고 식당은 텅 비어있다.
혜미IC로 빠져나와 덕산으로 어두운 국도를 달리는데 가로등 하나 없는 밤길을 운전하는것이 여간
불편하지가 않다.
덕산온천관광호텔.
옆지기와 아홉시에 밖에서 만나기로 하고는 온천에 들어갔는데 시간이 안가기는 여전하다.
원적외선사우나에 들어가서 땀을 내고 밖에 냉탕에 들어가고 세라믹사우나에 들어갔다 나와서 냉탕에
들어가고를 반복하다 잡시 누워 잠을 청하고 일어나니 아직도 한시간이 더 남았다.
밖을 보니 뿌옇게 날이 밝아온다.
몇번을 반복한 끝에 시계를 보니 아홉시가 되어간다.
로비에서 옆지기를 만나서 다시 수덕사로 차를 몬다.
수덕사.
몇년전에 딸래미와 옆지기랑 도고온천호텔에서 일박을 하고 수덕사에 온 적이 있었다.
그때 퉁수바리 딸래미로 인하여 수덕사에 오르는길에 열이 받쳐서 씩씩대며 오른 기억이 문득 난다.
퉁수바리 따래미는 정말 밥맛이다.
수덕사로 오르는 길. 벌써 얼굴에는 선글라스를 걸쳤다.
어디를 가든지 소나무는 눈에 확 들어온다. 탐나는 소나무들....
유난히 소나무가 많이 보인다.
수덕사 매표소 앞에서
수덕사 안내문
덕숭산 수덕사.
아마도 덕숭산자락에 서 있는 절이라서 덕숭산수덕사라 하는듯
금강문 앞에서
금강문
사찰건축에서 일주문(一柱門) 안쪽에 세운 문의 하나. |
사찰에 따라 천왕문(天王門)을 세우기도 하며, 어느 경우에는 금강문과 천왕문이 함께 세워지기도 하는데 이때에는 금강문이 천왕문 밖에 세워진다. 금강문은 보통 앞면 3칸, 옆면 1칸의 직4각형 평면을 이룬 단층집으로 건축된다. 중앙문은 앞뒤 모두 아무런 창호를 달지 않고 개방하며, 양 옆칸은 모두 벽체를 친다. 지붕은 맞배지붕이나 팔작지붕으로 꾸미고, 공포는 익공식(翼工式)이나 다포식(多包式)을 사용했다. 안에는 중앙문만 사람이 통행할 수 있게 하고, 양 옆칸에는 중앙 쪽으로 홍살을 세워 격리시키고, 그 안에 금강역사상(金剛力士像)을 세웠다. 이 문을 통과함으로써 사찰 안에 들어오는 모든 악귀(惡鬼)가 제거되어 가람(伽藍)의 내부는 청정도량(靑淨道場)이 된다는 것이다 |
사천왕문 앞에서
사천왕
동서남북의 사방에서 부처의 법을 지키는 수호신. |
원래는 고대 인도에서 세계의 수호신이었던 것을 불교가 수용한 것이다. 동방의 지국천왕(持國天王), 남방의 증장천왕(增長天王), 서방의 광목천왕(廣目天王), 북방의 다문천왕(多聞天王) 등이다. 저마다 권속을 거느리고 있는 이 사천왕은 힌두교의 사방 수호신과 내용상 동일한 관념을 채택한 것이나, 신의 명칭에서 그 원어까지 동일하지는 않다. 아비달마(阿毘達磨) 불교가 확립한 세계관에 의하면 세계의 중앙에 우뚝 솟은 수미산의 정상에는 도리천(利天)이라 불리는 신들의 세계(33천)가 있고, 이 수미산의 중턱을 둘러싸고 사방에 사천왕의 세계가 있다. 도리천의 우두머리 신이 제석천(帝釋天:힌두교의 인드라)인데, 불교에서는 사천왕이 모두 제석천의 명을 받아 천하를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의 동작을 살펴 보고한다고 믿었다. 본래 사천왕의 형상을 표현하는 데 정해진 외모는 없었으나, 중국으로 전래되는 과정에서 무장한 장군의 모습으로 변화되었다. 각 절의 사천왕문에서 보이듯 갑옷을 두르고 무기 등을 들고서 발로 악귀를 밟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는 것이 통례이다. 북방을 수호하는 다문천왕만을 따로 신앙하는 경우도 간혹 있는데, 이 경우에는 비사문천(毘沙門天)이라 불린다.
|
약수로 술로 절은 속을 후련하게 씻어내니 한결 정신이 맑아온다.
경내에 있는 탑.
애기보살 조각상에서
커다란 법고앞에서
경내 풍경
오래된 고목
대웅전 앞에 서있는 석탑에서 지나간 세월의 풍파를 느낀다.
지붕으로 빠져나온 나무와 벽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
소망을 담은 기와불사.
멀리 내려다 보이는 풍광이 너무 아름답다.
멀리 산밑으로 내리깔리는 안개
대웅전 앞에서
잎을 떨궈낸 커다란 나무와 대나무.
기와에 피어난 푸른 이끼에도 세월을 느낀다.
그리고 수덕사를 나선다.
옆지기가 사진을 찍어 달랜다.
수덕사를 나오면서부터 아침밥을 먹고 가느냐 아니면 집 근처에 가서 먹느냐를 가지고 고민하다
결국에는 여기서 먹고 가기로 했다.
도토리 묵이 참 맛있게 보이는데 실제로 먹어보니 역시 새콤달콤 맛있다.
더덕산채정식.
옆지기는 밥을 먹는지 입을 오물거리고 있다.
반찬이 스물일곱가지.....
옆지기는 "여기서 먹고 가기를 정말 잘했다. 너무 맛있어 너무..."
새벽같이 움직여 온천욕을 하고 아침밥을 거나하게 먹어서 그런지 피곤이 엄습한다.
자 이제는 집으로 출발.....
'세상살이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의 양식 (0) | 2006.12.25 |
---|---|
코스트코로 장보러 갔는데.... (0) | 2006.12.25 |
대천의 푸른 밤바다로 떠나다. (0) | 2006.12.23 |
온통 하얗다. (0) | 2006.12.17 |
눈이 내린다. (0) | 2006.1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