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에 서해바다 대천으로 오랜만에 겨울여행을 떠나기로 하였다.
회사업무를 일찍 종료하고 옆지기도 오후 3시경에 조퇴를 해서 그동안 어설픈 농사를 짓느라 자주 다니
지 못했던 둘만의 여행을 ....
우선 일정은 대천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다음날 새벽에 덕산온천에서 온천욕을 즐기고 수덕사에 들렀다
가 집으로 돌아오는 계획을 세웠는데 조금은 빠듯하게 잡았다.
그동안 온천에는 자주 다녔었는데 이년전 김포의 약암온천에 가면서 눈길에 미끄러진 이후로는 가보지
를 못했으니 아주 오랬동안 온천물은 구경도 하지 못했다.
물론 눈길에 미끄러진 사고 때문은 아니고 영월로 농사 지으러 다니는 것도 이유중에 하나고 또 남자들
이 다 그렇지는 않지만 물 한번 뿌리고 사우나 좀 하고나면 온천에서 시간 보낼 일이 별로 없지만 여자
들은 통상 두 세시간은 온천물에 푹 담궈야 온천욕을 잘했다고 하니 옆지기가 끝나고 나오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기가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더디게 간다. 그래서 잘 가지를 못했는데 옆지기가 하두
온천을 안 가서 요즘 피부가 장난이 아니다고 보채니 이번에는 하늘이 두쪽이 나더라도 온천에는 꼭 들
리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나서는 길이니 서해바다의 낙조도 볼겸해서 조금은 이른시간에 밥벌이도 팽
게치고 대천으로 떠났다.
안개속 사고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서해대교에 평소와 다름없이 해가 걸려있다.
서해안 고속도로에 오르니 차량소통이 빠르다. 서해대교에 도달한 시간이 사십분 정도 소요되었으니
대천 톨게이트를 빠져나와서 대천해수욕장으로 가는길.
해가 떨어지고 있다. 낙조를 보려면 서둘러야지..
멀리 보이는 수평선이 흐려서 제대로 된 낙조는 보지 못할것 같다.
역시 겨울바다는 춥다. 매서운 바람으로 손과 귀가 시렵다.
파도가 밀려와서 포말을 일으키고 흩어지며 하이얀 거품을 남긴다.
옆지기는 그 와중에 누군가의 부탁으로 일회용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다.
멀리 해가 바다로 떨어지고 있다
대천항으로 가는 길에 호객꾼들이 먹어보라고 준 쥐포는 두툼하고 조미가 되어있어 제법 맛이 좋다.
한집을 지나니 또 쥐포를 준다.
대천항 전경은 동해안의 커다란 항구에 비할것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어둠이 깔리는 항구에 서있는 등대. 등대는 왜 색깔이 빨간색일까?
싱싱한 횟감들이 바구니에 즐비하다.
방파제를 돌아서 다시 횟거리를 파는 곳에 들러서 흥정을 시작했다.
결국 도미와 우럭 그리고 매운탕에 들어갈 새우와 조개들을 챙겨서 양념과 매운탕을 만들어 주는 횟집
으로 올라갔다. 옆지기가 전복회가 먹고 싶다고 전부터 노래를 불러서 물어보니 지금은 없다고 한다.
미리 주문을 해야 가져온다고... 아니 바닷가에 전복이 없어.
꽃게도 몇마리 사서 쪄 먹으려고 했더니 옆지기가 저것도 많다고 그만 사라고 한다.
그래 일단 먹어보고 ..
일단 회가 싱싱해서 맛이 좋고 크고 두툼하게 썰어서 씹는 맛이 또한 좋다.
양옆으로 우럭이 깔리고 가운데 도미가 있다.
우럭의 껍질을 얇게 붙이고 회는 두툼하게 썰어서 나왔는데 눈으로 보는 맛이 또한 남다르다.
와사비 초장에 푹 찍어서 입에 넣으니 음~~~
그동안에는 주로 광어와 우럭을 먹었는데 도미가 맛이 좋다.
두툼한 우럭이 맛이 좋다.
이렇게 상추에 고추와 마늘을 싸서
소주 한잔을 입에 털어넣고
매운탕 속의 도미머리가 나를 쳐다보고 있다.
서비스로 준 새우가 제법 많다.
옆지기는 새우를 까서 먹느라 정신이 없다.
매운탕에서 건져 낸 도미머리가 접시에 꽉 찬다. 도미 눈알도 한알씩 사이좋게 먹고
아무튼 회와 매운탕을 싹 비우고 횟집을 나섰다.
나는 회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오늘은 젓가락이 많이 간걸로 보아 맛이 좋았던가 보다.
옆지기가 감기 기운이 있다고 해서 약국을 찾았는데 약국을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 만큼 힘이 들었다는...
약국을 찾으려고 한참을 걸었다 .
약국앞에서 군고구마를 팔기에 한봉지 사서 대천의 밤바다로 걸었다.
오른손에는 고구마 봉지를 들고 뭐가 좋은지 브이자 포즈로 .. 찰칵.
해변에는 폭죽놀이가 한창이다.
옆지기가 군고구마를 먹는다.
추운 바닷가에서 그것도 밤에 찬 바람 맞으며 먹는 군고구마는 너무 맛이 있어서 돌아가시는줄 알았다.
바다를 향해서 켜 놓은 푸른조명 탓에 신비한 풍경이다. 폭죽은 연방 터져 어두운 하늘로 올라가고
푸른조명들
언뜻 보니 공포영화 촬영 분위기다. 흐 ~ 흐 ~ 흐~~~~~~ 귀신이야..
찬바람 탓에 얼굴을 목도리로 칭칭 동여메고 그래도 브이 포즈.
모래 발자국
나 잡아 보아요~~~~~
깊고 푸른밤
그렇게 대천의 밤은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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