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어제는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고 뒤척였는데...
자다가 깨고, 자다가 깨고...
이상하게 나이가 들면서 새벽에 깨면 다시 잠이 드는 게 쉽지는 않다.
생각이 많아선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아침에는 루틴을 찾은 제리가 아침 6시가 막 지나면서 안방문을 발로 박박 긁는다.
잠시 침대에 같이 누웠다가 김밥을 만들어야겠다면서 거실로 나서는 옆지기.
운학리에 갔던 내가 일찍 집으로 돌아올 줄 알아서 김밥재료들을 미리 준비했다면서...
그런 옆지기의 부지런함 덕분에 일어나서 제리 밥을 챙겨줬는데..
여우 같은 제리는 사료 위에 뿌려준 닭가슴살과 멸치 가루만 핥아먹고 돌아선다.
물론 사료를 먹기는 했지만...
이렇게 발걸음이 빨라진 이유는 바로..바로...바로....
김밥에 들어가는 재료 가운데 하나인 계란 지단...
김밥 재료가 있는 식탁 앞에 엎드려서 기다리고 있다,
의자 하나를 배서 제리를 올려두고 김밥을 마는 옆지기.
"아빠야! 계란 좀 주면 안돼나?"
결국 옆지기가 김밥을 말다가 계란 지단 하나를 들어서 제리에게 먹인다.
"맛있나?"
"맛 있다."
이른 아침에 만 김밥을 먹는 시간.
사연이 있는 김밥이다.
처음에 말았던 김밥은 먹어보니 김이 너무 질긴 느낌이라서 다른 김을 꺼내서 김밥을 말았다.
옆지기가 처음 만든 김밥을 먹으라고 입에 넣어주던데 김이 전혀 아닌 느낌이었다.
곱창김을 사용해서 김밥을 새로 말고...
역시나 김밥은 김이 차지하는 역할도 크다는 걸 알았다.
오랜만에 나서는 걷기.
아파트단지 사이로 흐르는 하천에 앉은 오리들이 돌처럼 보이지만 군데군데 놀고 있다.
기나긴 공사기간(무려.. 장장 36개월)을 보낸 교량은 내년 6월 완공을 앞두고 마지막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보는 사람은 답답함을 금치 못하는 풍경이다,
논을 달리는 콤바인.
ㅋ... 마시멜로라고 부르는 볏짚말이 뭉탱이..
벌서 추수를 마친 장전리 들판에는 벼가 잘린 흔적만 넓게 펼쳐진다.
날씨가 맑아서 멀리 드러나는 수리산 능선.
우리가 걸어온 농로.
항상 걸어다니던 풍경이지만 가을이면 느끼는 감정이 뭔가는 다르다.
덩굴로 번지는 꽃은 처음 보는 놈이다.
닭을 키우고 있는 닭장.
토란이 보이고...
한 손에는 옥수수 수염차를 들고 걷는 옆지기.
포장마차 원형 술자리가 보이고...
탐스러운 대추가 주렁주렁 달렸다.
아직 추수하기 전인 논에는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다.
농로를 따라서 걷는 옆지기.
같이 운동을 나선 게 며칠만인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오래된 느낌이다.
벼를 수확하려고 논에 대기 중인 콤바인.
아이들 놀이숲으로 건너가는 목교.
나무 아래 쉼터에서 잠시 쉬었가 가기로 했다.
초콜릿으로 당도 보충하고...
체육공원 풍경.
외곽산책로를 달리는 자전거들...
국민놀이터인 다이소에 들러야 한다면서 얼른 가자는 옆지기.
집을 지으라는 택지지구 대지에는 이런 풍경의 모습이 새로 생겼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가운데 있는 네모난 물건을 조명들이 사방에서 비추는 형국이던데...
뭐지?
전혀 뭔지를 모르겠다.
다이소로 걷는다.
다리 난간에는 자하라로 보이는 꽃이 걸렸다.
요즘은 장사가 뜸하게 보이는 행복촌시장.
감이 나오는 시기인지 감도 보이고 귤도 옆에 보인다.
국민놀이터인 다이소.
먼저 들어선 애완동물 판매대.
운학리 임산부인 누렁이가 생각나서 냐옹이 캔도 두 개를 잡았다.
누렁이가 눈에 밟혀서 ...-.-:;
의자 바닥재인 가드 스티커를 산다는 옆지기.
"집에 있는데...'
접이식 스튤을 진작에 하나 샀었는데 손에 닿지 않는 높이에 있는 것들이 있어서 조금 높은 스튤을 하나 더 구입했다.
얕은 스튤이나 높은 스튤이나 가격은 5,000원.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높은 게 좋다.
가격은 5,000원
옆지기가 다이소에서 제일 비싼 물건이 5,000원이라고 하기에 정말인가 싶어서 계산대에 있는 직원에게 물었다.
"다이소에서 제일 비싼 물건이 얼만가요?"
"5,000원인데요."
"정말요?"
"네"
자주 다니던 다이소인데 제일 비싼 물건이 5,000원인 건 이번에 처음 알았다.
과소비를 하고 돌아가는 집.
5,000원이나 하는 접이식 스튤 하나와 제리 밥그릇 받침으로 사용할 깔개 하나를 5,000원에 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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