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내리기 시작한 비는 거침없이 굵은 빗줄기를 쏟아내고 있었다.

 

잠시 눈을 뜬 시간이 새벽 3시가 지날 무렵이었는데 지붕을 두들기는 빗방울의 소리가 마치 드럼을 두드리는 소리처럼 

 

귓가에 들린다.

 

그런 빗소리에 닭울음 소리는 점점 사그러진다.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밖을 내다보는데 옆지기가 자는 바로 옆 창은 살짝 열어놓았는지 시원한 바람이 안으로 들이친다.

 

꿈나라로 떠났던 제리는 눈을 떠서 뭔일인가 하는 눈치였는데...

 

다시 자리에 누웠지만 쉽사리 잠이 들지 않아서 이리저리 뒹굴면서 잠꿍을 들이다가 잠이 들었다.

 

밖이 어슴프레 밝을 무렵 데크에서 가느다란 길냥이의 울음소리를 들었지만 이내 빗소리에 사그러들었는데...

 

아침에 외부 보안등을 끄려고 데크로 나섰더니 검댕이가 데크 아래에  있다가 황급히 급식소 방향으로 달아난다.

 

잠시 의자 아래에 숨어있다가 굵은 빗줄기를 피해서 어디론다 사라져 버렸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서 아침을 먹으려고 준비 중인데 창 박으로 삼색이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는 작은 목소리로 냥냥거리는데...

 

커튼 사이로 봤더니 검댕이는 데크 난간에 올라서서 기다리는 눈치였다.

 

ㅋ... 얼른 급식소를 열라는 무언의 압박.

 

cc-tv로 봤더니 후덕한 엉덩이를 데크 난간에 걸치고 앉아서 문이 열리기만을 학수고대하는 모습이었다.

 

문을 열고 데크로 나섰더니  삼색이는 번개처럼 마당으로 튀었고 검댕이는 급식소 앞에 서 있다.

 

비를 맞지 않도록 데크 아래에  급식소를 새로 만들었더니...

 

검댕이와 삼색이기 저리로 가지고 오라는 표정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

 

니들이 먹기 편한 곳이 제일이지.

 

밥그릇과 물그릇을 다시 급식소로 옮겨주었다.

 

길냥이 밥을 챙긴 후에 닭죽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ㅋ... 운학리에 오면 입이 짧아지는 제리.

 

아침에 대구살을 사료에 섞어서 라이펙스 반 알을 같이 주는데 집에서는 환장하고 먹는 놈이 운학리에 오면 그도 별로인지

 

닭고기에 섞어주는 사료만 먹으려고 한다.

 

지금도 대구살에 섞은 사료를 다 먹고는 상에 바짝 다가와서 닭죽에 든 닭고기를 달라고 버티는 중...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커피 한잔 타서 느긋하게 즐기는 아침.

 

빌어먹을 cd롬은 자꾸 나왔다 들어가기를 반복하면서 성질을 돋구고 있다.

 

멀쩡하다가 가끔 이렇게 사고를 치고 있는데...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면서 얼른 밭에 가서 애호박과 단호박을 따서 오라는 옆지기.

 

디카를 들고 밭으로 내려가면서 땅나리를 본다.

 

이것도 무슨 나리였는데...

 

작약 아래에 어린 작약이 자랄 것 같지만 해가 들지 않아서 ...-.-:;

 

빗물을 잔뜩 머금은 머위가 머리를 세우고 있다.

 

우측은 애호박이 자라고 좌측은 단호박이 자라고 있다.

 

먼저 애호박 덩굴을 들치고 다니면서 애호박 세 개를 잘랐다.

 

방풍과 삼동파.

 

산마늘.

 

단호박 하나를 따서 봉투에 담았다.

 

비가 내렸으니 작물이나 나무는 더욱 더 무럭무럭 자랄 것 같은 장마철이다.

 

작약도 비가 내려서 활기찬 모습이고...

 

석축이 가릴 정도로 무성하게 자라는 식물들...

 

산딸나무.

 

허접하게 만든 호박지주대라지만 다음에 올 때까지는 버텼으면 좋겠다.

 

애호박은 무난하지만 단호박을 버티기에는 무리가 따르겠다는...

 

오늘 호박덩굴을 유인하는 지주대를 세운 건 칸나를 구하기 위함이었다.

 

산딸나무 꽃이 지고 있다.

 

운무가 흐르는 굴요산.

 

오이고추와 청양고추, 피망

 

어링 작약이 자라는 곳.

 

남천 묘목.

 

명자나무 묘목

 

바닥에 물이 고인다.

 

마당에서 나와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

 

마을길을 달려서 내려간다.

 

계곡 부근으로 밤나무가 크게 자라고 있다.

 

운학식당을 지나치면서...

 

비는 내렸지만 영동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를 지나서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

 

운학리에서 수확한 애호박과 단호박.

 

집에 도착해서 운학리 뒷풀이로 땅스떡볶이를 먹는다.

 

매운 국물이라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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