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해보지 않고는 어떤지 알 수가 없었는데 미장이나 조적은 숙해본 적이 전혀 없어서 어려움이 있었다.
야외 화덕은 처음의 구상이 지금처럼 대충 만드는 게 아니었는데 막상 만들기 시작하니 커다란 가마솥에 뭘 만들어 먹을
것도 아니고 밭에 잘라서 쌓아둔 나무를 태워서 없애기 위한 방편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일단은 대충 마무리를 했다.
아직 완성된 상태는 아니니 다음에 연통도 꼽고 황토몰탈도 발라야 한다.
그런데 황토몰탈 두 포는 우리가 돌아올 때까지 장수건재에서 배달을 하지 않았으니...-.-:;
운학리에 도착한 첫 날 밤.
저녁 8시 45분에 길냥이가 사료를 먹으러 나타났다.
새벽 1시 30분에는 검정 턱시도냥이가 사료를 먹는데
밥그릇을 점점 밀고 앞으로 진격하더니...
나중에는 밥그릇이 아래로 떨어져서....^^*
오늘 새벽에는 삼색냥이가 사료를 먹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그런데 이놈도 밥그릇을 밀면서 먹다가 밥그릇이 뒤로 넘어가 버렸다.
가벼운 즉석밥 용기에 주었더니 사료를 거의 먹으면 가벼워서 뒤로 밀리는 모양이었다.
다음에는 무거운 그릇에 담아줘야 될 것 같다.
아침은 라면 하나를 끓여서 조미김과 같이 먹고...
ㅋㅋ... 궁둥이를 보이며 팬히터에서 나오는 뜨거운 바람을 향해서 엎드렸다.
희한하게 뜨거운 걸 좋아한다.
건조기에서 빨래를 꺼낼 때는 난리도 아니다.
건조기에서 막 꺼낸 뜨거운 빨래 속으로 들어가려 하기 때문에 안에 넣어줘야 한다는...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가마솥은 비나 서리를 맞게 둘 수가 없어서 종이박스를 덮고 비닐로 덮어두었다.
갑자기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 뭐지...-.-:;
몰탈과 방부목은 비닐로 잘 덮어두고....
아무래도 혼자 와서 일을 하는 게 편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드는 요즘이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도로 뒤로 보이는 된불데기산 능선으로 운무가 흐른다.
안흥면 안흥보건지소를 지나면서 옆지기에게...
"주천보다 안흥이 깨끗하지 않니?" 라고 했더니
"대신에 주천은 활기차잖아." 라는 옆지기.
"그러게.."
지난주에 안흥 찐빵축제를 했다고 하던데...
그래서였는지 도로 주변이 깨끗하다.
가을 하늘은 점점 높아만 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잠시 구경하러 들렀는데 외길에 오르막이라서 운전을 하는 데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었다.
외길 1.7km를 달리는 와중에 언덕에서 혹시 차라도 내려오면 ...-.-:;
오르고 내릴 때 마주 오는 차가 없었기에 망정이지 운학리에 비하면 오지였다.
운학리는 외길이 172m
지대가 높아서 경치는 시원하게 펼쳐지는데 좌우와 뒤로는 능선이 높아서 ....
복층형 농막.
자기도 땅에 내려달라고 난리인 제리.
이제 집으로 돌아간다.
광주 - 원주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다가 성남에서 외곽순환도로로 갈아타고 왔는데 거리를 짧지만 시간이 더 걸리더라는...
이쁜 놈...
차에 타고 내릴 때 난리를 부리지만 차만 타면 조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