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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홀로 사흘째...

by 또랑. 2022. 9. 18.

 혼자 널찍한 퀸베드를 사용하다가 옆지기가 집을 비운 후에 옆지기 껌딱지였던 제리와 같이 자는데...

 

이놈이 한 곳에서 자는 게 아니라 이리저리 자리를 옮기는 건 물론이고 새벽에도 화장실을 다녀오는지 부스럭거리면서 이

 

불 위를 돌아다니기도 하고 물을 마시러 주방을 다녀오고, 내려갔으니 다시 침대로 뛰어 올라오고... 

 

소란스러워서 잠시 깨면 소란스러움을 마치고 곁에 누운 제리를 이쁘다고 쓰다듬게 되는데 그럴 때면...

 

"으르렁~~ 으르렁~~ " 거린다.

 

개수작하지 말고 얼른 자라는 표현인 것 같은데...

 

아침 7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자리에서 일어나서 미역국이 끓는 동안에 혼자 국민체조를 하고는 냉장고에서 반찬을 꺼내

 

서 식탁에 놓는다.

 

냉장고에 넣어둔 밥과 스팸두부두루치기는 렌지에 돌려서 따끈하게 뎁히고....  

 

"아빠야! 미역국에 들어있는 쇠고기..알지?"

 

옆지기가 없으니 아침에 먹지 않는 게 또 하나가 있다.

 

사과....

 

사과 하나를 혼자 다 먹기에는 너무 많고 잘라서 보관하자니 자른 단면이 누렇게 변하니 먹고 싶어도 그냥 참게 된다.

 

하지만 그제 밤에는 사과가 먹고 싶어서 하나를 들고 그냥 먹어버렸다.

 

먹은 그릇 설거지를 마친 후에 제리 치카치카도 하고 ....

 

오늘도 습도가 높고 날시가 덥다고 한다.

 

늦더위가 찾아와서 한낮에는 30도까지 육박한다니 더울 것 같다.

 

마로니에나무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자라는  군락.

 

수노을교로 올라서는 소나무공원 뒤로 파란하늘과 하얀 구름이 어우러져 눈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수변로를 따라서 늘어선 양버들.

 

자전거도로로 쓩하면서 달려가는 전기자전거.

 

갈대가 자라는 작은 연못.

 

밤이면 맹꽁이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산책로를 따라서 번지는 덩굴..

 

칡덩굴들이 너무 번지고 있다.

 

칡덩굴 위로는 환삼덩굴이 더부살이를 하면서 번지고 있고....

 

가끔 덩굴과 넝쿨이 같은 뜻이지 않으려나 궁금했었는데 오늘 국어사전을 찾아봤더니 같은 뜻으로 사용해도 될 것 같다.

 

덩굴 : 길게 뻗어 나가면서 다른 물건을 감기도 하고 땅바닥에 퍼지기도 하는 식물의 줄기. 

 

넝쿨 : 길게 뻗어 나가면서 다른 물건을 감기도 하고 땅바닥에 퍼지기도 하는 식물의 줄기.

 

환삼덩굴 = 환삼넝쿨, 칡덩굴 = 칡넝쿨.

 

왠지 단어의 느낌상 덩굴은 좀 더 굵은 줄기, 넝쿨은 가느다란 줄기에 걸맞는 표현으로 쓰일 것 같았는데... 

 

저류지 앞 썬텐 의자에는 자전거 라이더 한 명이 길게 누워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저류지에는 물고기가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중앙공원 장미가 아치 위로 올려진 그린터널로 들어선다.

 

보폭에 딱 맞게 잘 깔린 디딤석을 밟으면서 걷는다.

 

어떤 곳은 보폭에 맞지 않아서 걷기에 불편하던데 여기는 걷기 편한 길이다.

 

조기축구회에서 경기를 벌이고 있는 미니 축구장.

 

봉선대산 방향으로 보이는 하늘.

 

중앙공원 잔디광장.

 

이제 집으로 돌아간다.

 

분수대가 있는 쉼터.

 

날씨가 더워도 습도는 낮았으면 좋겠는데 오늘도 습도가  80에서 85도를 오르내린단다.

 

4.42km

 

6,190보를 걸었다.

 

식후 2시간이 지났으니 혈당을 체크했더니 129.^^*

 

어젯밤에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 한 권을 다 읽은 후에 손에서 놓고 오늘 아침부터 읽기 시작한 두 번째 책.

 

요즘에는 책을 읽는 것도 쉽지가 않다.

 

이상하게도 모니터에 있는 글씨는 촛점이 잘 맞아서 어려움이 없는데 책을 보려면 촛점이 집을 나갔다가 들어오기를 반복

 

하는 바람에 집중이 되지 않는다.

 

책을 보는 환경에 따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던데 아주 밝은 곳에서는 조금 나은데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작은 글씨에 촛점

 

을 맞추려고 눈이 피곤하다.  

 

ㅋ... 오늘 점심은 어제와 데자뷰.

 

제리가 머리를 들고 내게 관심을 조금 보여주는 것을 빼면...

 

오븐에 구운 크랜베리베이글을 손으로 죽죽 찢었다.

 

크랜베리가 들어있는 건 아무것도 바르지 않고 그냥 먹고 바삭하게 구운 껍질은 치즈크림을 발라서 먹었다.

 

제리는 쿠키 하나를 부셔서 밥그릇에 담아주었더니...

 

"빨리 먹으라고 해!" 라는 표정으로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다.

 

"제리야! 먹어."

 

안방 컴퓨터탁자에 앉았더니 뒤를 따라서 들어와서 넙죽 엎드리더니...

 

"근데 아빠! 엄마는 언제 와?"

 

"이틀 더 있어야 온단다."

 

"짱나네."

 

"담에는 아빠가 가."

 

"아이구. 내 팔자야.." 라면서 길게 뻗는다

 

아니 뭐 이런 개싸가지가 다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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