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지기는 길이 없을 것 같은 곳, 이상한 곳, 안내판에 길 없음이라고 적힌 곳을 지나는 걸 너무도 싫어한다.
가급적 그런 길은 옆지기가 싫어하기 때문에 가고 싶지는 않지만 어쩌다가 한 번씩은 가고 싶은 길이 눈 앞에 나타난다.
그런 길이 지난 번에 만난 새솔동으로 내려가는 길이었다.
좁지만 음침하고 길이 아닌 듯하면서도 길이 난 것 같은 그런 뭐... 시골 오솔길이었다.
워낙에 옆지기는 이런 길을 걷는 걸 싫어했다.
그런데 그 길이 궁금하다기에 다녀오기는 했었는데 뭐... 특별히 감흥을 느끼는 그런 길은 아니었다.
평범하다 못해서 길이었던가?
하는 느낌이었던 평범한 길....
그런데 오늘은 히어로즈야구장을 지나기 전에 농로로 접어드는 길을 걷다가 저리로 가자고 한다.
ㅋ... 전주 아래 맥주캔은 뭐지?
아우 이런 c방새들...
저 쪽은 우리가 항상 농로로 걷는 길이다.
멀리 보이는 산 허리에 황토가 드러난 곳 바로 옆 농로를 우리는 지나다닌다.
논 둑을 따라서 걸었지만 역시나 높고 깊은 수로에 막혀서 건널 수가 없다.
길이 이어지지 않음을 알고는 다시 논 둑을 따라서 돌아 나오는 길....
논 둑 위로 가자던 옆지기는 먼저 돌아선 후에 농로로 나와서 다소곳이 기다리고 있다.
농로 위로 보이는 하늘이 파란 걸 보니 오늘은 미세먼지에 대한 문자가 없었다.
농지에 대한 개념이 뚜렷한 주인장은 벌써 봄을 기다리고 있다.
경사가 심한 밭에 던져둔 퇴비는 뭐랄까...
나는 농사가 전부요..라는 외침인 것 같다.
옆지기는 비포장 흙길을 지나서 포장된 농로로 들어선다.
어제 삼봉산에서 내려선 날머리가 여기던가?
아니네... 저기 더 걸어야 날머리네.
여기가 어제 삼봉산에서 내려온 날머리다.
오늘도 번잡한 행복촌가게.
달걀 한 판과 시금치, 콜라비를 장바구니에 담아서 집으로 출발..
바람이 거세게 불어서 선거벽보가 뜯겼다고 한다.
7.69km를 걸었다.
삼봉산 날머리를 찍고..
오늘 저녁에는 매운돼지갈비찜을 만들어서 먹는데 온전히 내가 만들어 달라는 옆지기.
만들어둔 레시피를 챙겨서 ..
다시마로 육수를 만들고......이것저것...
완성은 되었는데...
제리는
"아빠야! 내는 없나?"
"제리야! 저 건 졸라 매운데.."
제리가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는 직진 중...
오늘도 과속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