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옆지기는 김장을 한다면서 서울로 떠났다.
공로휴가로 들어가기 전부터 내게 귀에 떡이 지도록 이야기를 하던 ....
김장을 하기로 약속한 날이었다.
절임배추가 오늘 도착하기로 미리 주문을 했었다는데...
장소는 서울 장모님이 계시는 처갓집인데 나부대는 제리 때문에 복잡해서 같이 움직이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옆지기만
혼자서 움직인다.
덕분에 옆지기 버킷리스트 가운데 하나인 미션을 오늘 수행한다.
옆지기 혼자 친정에 가서 하룻밤을 자고 오는 것이 버킷리스티 가운데 하나였다.
여기에 내가 이의를 제기했었는데 패착이었다.
"사는 동안 처갓집에 가서 잘 정도로 서로 다툼이 없었으니 그럴 기회가 없었지.." 라고 이야기를 했다가
"니가 니 맘대로 했잖아!" 라고 길게 이어지는 잔소리를 들었다.
괜히 이야기를 해서.....
ㅋ.... 새벽에 일어나서 김장 준비를 했다는 예신맘과 이렇게 밝게 웃으면서 보내준 사진.
같이 어울리면 뜻이 맞아서 잘 지내는데 내가 가운데에 끼여서 자주 통화를 하기는 어렵지만 짬을 내서 지겹도록 서로
통화를 하는 모양이다.
열심히 통화를 하는 중에 내가 방에 있다가 거실로 나오면 들리는 소리
"야! 끊어. ***나온다."
쌍둥이라서 같이 찍은 사진은 절대로 반대를 하는데 오늘 초상권을 침해한다. (옆지기는 블로그를 안 봄)
혼자 보내는 오늘 저녁은 조촐하게 ...
냉장고에 있는 반찬을 더 꺼내기도, 가스렌지에 있는 찌개도 뎁히기 싫어서 간단하게 먹는다.
참치캔을 따서 밥에 고추장을 비벼 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하고 영탁막걸리 한 병을 마신다.
우리 사랑하는 제리는 전생에 강아지가 아니라 사람이지는 않았을까 싶다.
눈치가 너무 빠르고 감정을 표현할 줄 아니...
가끔 언성이 높아지면 슬그머니 일어나서 거실 쇼파 위로 올라가서 가만히 앉아 있다.
언성을 높이던 둘 중에 누군가가 다가가서 품에 안고는
"제리야! 엄마랑 아빠가 싸우는 거 아닌데.." 라고 이야기를 하고는 상대편 품에 안겨줘야 표정이 밝아진다.
오늘 혼자서 지내다보니 나이가 들면 누군가는 먼저 머나먼 길을 떠날 날이 멀지는 않은데..
우리는 자주 이런 이야기를 나누지만 혼자 남는 사람이 누군지는 항상 결론이 난다.
언제나 winner는 옆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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