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모종을 심는 시기는 아니고 월동도 아주 무사히 끝나서 어디 한 군데 고장난 곳이 없어서 따로 손을 볼 일도 없으니 룰루랄라하면서 그냥
보낼 수는 없어서 밭을 조금 늘려볼 생각에 창고에서 농기구를 챙겨서 밭으로 내려갔다.
외발수레를 끌고 내려가면 일이 많아질 것 같아서 삽과 괭이를 챙겼다.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관절이 아우성을 지른다.
자루가 달린 길다란 괭이로 땅을 찍어서 뒤집고 삽으로 깊이 파서 흙을 골랐다.
어느덧 배꼽시계가 우는 시간이 돌아왔고 데크에 점심상을 차린 옆지기는 늘 하던 데로
"부르면 하던 일을 빨리 마치고 좀 올라와 밥 먹어.."
밭에서 일을 하다가 방으로 들어가서 먹기에는 많은 수고를 동반한다.
우선 장화에 붙은 흙을 털고 양말과 옷에 묻은 흙먼지도 손으로 털어내야 한다.
그래서 가급적 점심은 데크에서 대충 차려서 먹기로 했었다.
예전에는 빵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자주 먹지를 않았었는데 운동을 시작하고 몸무게를 조절하면서 아침이면 빵을 먹기 시작했다.
딸래미가 사다준 빵이었는데 은근히 입에 맞아서 맛이 괜찮다.
아건 옆지기가 이마트에서 산 슈크림이 들어간 빵.
슈크림빵을 하나 먹고 딸래미가 사다준 빵을 접시에 담아서 먹는다.
수원역 애경백화점에서 샀다고 하는데...
꽃무릇을 월동시키느라 만든 작은 비닐하우스를 걷어서 습기를 말리려고 마당에 펼쳐놓았다.
겨울을 무사히 넘긴 꽃무릇은 여름에 붉은 꽃이 피는 꽃대가 올라온다.
점심을 먹은 후에 바람이 불더니 빨랫줄이 일렁이고 있다.
층층나무 부근 약간 반그늘이 드는 곳에 심었던 방풍나물은 작년에 심었던 곳에서 모두 싹이 올라왔다.
산마늘을 심었던 작은 밭은 약간의 보수공사가 필요해서 호미를 들고 정리했다.
산마늘 종근이 뿌리째 드러나서 땅 밖으로 나와있는 게 있던데...
옆지기는 외발수레에 돌을 실어다 나르고
힘이 들어서 잠시 쉬면서 소나무 아래에서 싹이 올라오는 작은 소나무들을 본다.
눈에 많이 쌓여서 가지가 찢어진 소나무... -.-:;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는 중.
작은 밭 가장자리로 돌을 세우고 있는 옆지기
아직 퇴비는 넣지 않고 돌과 검불, 풀뿌리를 골랐다.
금년에는 고추, 오이, 가지를 심을 생각이다.
무슨 생각이었는지 옆지기가 오이는 꼭 심자고 한다.
밭을 만든 후에 소나무 사이에서 줄기를 전정하고 있는 모습.
너무 무성하게 자라서 줄기가 서로 엉키고 난리도 아니라서 많은 줄기를 잘라서 바람과 햇빛이 통하는 길을 만들었다.
예초기를 다시 작동시켜서 엔진을 확인하고 있다.
예초기날은 잘 돌아가는데 의외로 엔진소리가 크고 떨림이 있다.
꽃이 활짝 피기 전에 마당에 있는 살구나무를 옮겨심으면 오늘의 일과가 대충 끝난다.
마사토라서 그런지 땅을 파는 게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뿌리가 깊이 뻗지 않아서 주변으로 뻗은 줄기만 삽으로 절단하고 일단 살구나무를 캐냈다.
작년 가을에 정리한 가래나무 부근에 심으려고 밭으로 들고 내려가서
옆지기가 정해준 곳을 삽으로 파기 시작했다.
가래나무 뿌리가 뻗었는지 삽에 걸리는 뿌리들이 제법 많아서 삽으로 정리하느라 힘이 든다.
물을 뿌리면서 흙이 뿌리 사이로 잘 들어가도록 눌러주고
잘 살아서 살구가 많이 달렸으면 하는 마음이다.
물을 흥건하게 뿌린 후에
물이 골고루 스며들도록 긴 나뭇가지로 물구멍을 만들었다.
나무로 휘휘 저으면 물이 안으로 빨려들어가면서 물이 스며든다.
살구나무를 캐냈던 마당은 흙을 다시 덮은 후에 주변을 정리했다.
단풍나무 아래에는 원추리가 무리를 지어서 올라오고 있다.
작은 밭을 두 개 만들었고
일당귀, 눈개승마, 방풍, 대파, 부추가 자라는 기존의 밭.
소나무 아래에는 잘린 소나무 줄기들이 널려있다.
매실나무 품속 가지들을 톱과 전정가위로 정리하고 저녁을 맞이한다.
오랜만에 쪼그리고 앉아서 일을 했더니 허벅지가 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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