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서 개장을 미루던 운학리 주말농장을 개장하는 날이 돌아왔다.
날씨가 따듯할 거라는 일기예보를 들어서였는지 마음도 편안하다.
새벽 5시 조금 넘어서 일어나서 빵과 콘푸라이트로 대충 아침을 해결하고 운학리로 가지고갈 물건들을 챙기니 시간은 벌써 6시가 지났다.
주차장을 나와서 운학리로 출발한 시간이 6시 30분.
옆지기가 금요일 밤에 미리 준비한 오징어와 쥐포를 씹어가면서 달리는 고속도로.
거의 막히는 구간없이 영동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를 달려서 신림ic로 빠져나왔다.
운학리 주말농장을 개장하는 첫날이고 겨울 동안에 오지 못했으니 아랫집에 드릴 닭을 사러 황둔삼거리에 있는 대성슈퍼로 들어가는 옆지기
개장하는 첫날이라서 내가 차단봉에 걸린 쇠줄을 열었다.
쇠줄에 녹이 많이 슬었는데 나중에 녹을 제거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린 김에 수도계량기함을 열어서 물을 틀라는 옆지기...... -.-:;
물을 틀면서 계량기를 보았더니 겨울 동안 아무런 이상없이 보낸 것 같았다.
보무도 당당하게 차에서 내려서 마당으로 걸어가고 있는 옆지기
"화이팅! 오늘이 우리 운학리 주말농장 개장하는 날입니다."
맥주, 소주 한 박스, 생수, 부탄가스, 종이컵, 킹스포드 차콜....
운학리에서 일 년 동안 쓸 물건들을 트렁크에서 내렸다.
진입로에서 자라는 단풍나무 아래에는 산마늘이 제일 먼저 잎사귀를 올렸다.
심은지 여러 해가 지나서 이제는 산마늘 잎사귀가 여러 개가 올라온다.
진입로에서 자라는 조팝나무에는 이제 막 잎이 나오기 시작했고
마당에 빨랫줄을 걸으라는 옆지기.
느티나무에 빨랫줄을 걸고 방에 있던 이불을 모두 꺼내서 빨랫줄에 걸었다.
전나무 아래에서 올라온 산마늘
산마늘을 뜯어서 먹는다고 상추도 사지 않고 그냥 왔는데 저녁에 먹을 쌈채소로 충분할 것 같다.
물도 잘 나오고 주방이나 화장실도 이상이 없다.
햇살이 따듯해서 마당에 모자와 베개도 내놓았다.
작은 비닐하우스를 들여다보았더니 꽃무릇도 무사히 월동을 마친 것 같았다.
밭을 내려다보았더니 산수유에는 노란꽃이 피었고 매실나무에는 하얀 꽃망울이 다닥다닥 올라오고 있는 중.
마당에서 자라는 살구나무는 밭으로 내려보낼 생각이다.
거름기가 하나도 없는 마사토에서 자라기 때문에 살구가 달리지 않아서 옮겨심는다.
마당으로 옮기기 전에는 살구가 제법 달리던 나무였는데....
아직 이른 봄이라서 밭에는 풀이 올라오지 않았고
아랫집 아주머니가 비닐하우스에 계신다면서 황둔에서 샀던 닭을 드리러 갔던 옆지기가 달래를 한 움큼 얻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ㅋㅋ... 왠 모자가 저리도 많은지.
마당 수돗가 풍경.
부동전도 이상이 없다
산수유에 노란꽃이 피었고 자작나무는 키가 불쑥 자랐다.
비료 포대 위에 올려놓은 가래나무 줄기
방풍이 겨울을 무사히 보내고 잎을 올리고 있는 모습
걱정을 했었는데 이렇게 예쁘게 잎사귀가 몽실몽실 올라오고 있다.
작년에 만든 작은 산마늘 텃밭에서도 산마늘이 올아오고 있다.
틀밭에서 자라는 방풍나물도 싹이 올라왔다.
월동을 마친 파를 보고 옆지기가 반가워한다.
일당귀도 군데군데 잎사귀가 올라오고 있다.
참 신기하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다시 잎이 올라오는 일당귀 모습.
많이 자라면 고기에 싸서 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입 안에 일당귀의 향기가 감돈다.
ㅋㅋ... 눈개승마도 잎이 보인다.
모아놓은 검불과 나뭇가지들을 정리해야 하는데...-.-:;
가래나무에는 아직 잎사귀가 나오지 않았다.
단풍나무도 아직까지는 조용하고
매실나무에는 하얀 꽃망울이 많이 달렸다.
작년에는 거둘 매실이 별로 없었지만 금년에는 재작년에 담근 매실액기스를 거의 먹었으니 매실이 많이 달렸으면 좋겠다.
엄나무 새순은 5월 초에 올라올 것이고
석축 사이에서는 돌단풍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토끼풀이 올라온 자리만 파릇파릇하다.
밭에 모아놓은 나뭇가지들 ...
예초기를 꺼내서 엔진오일도 새로 넣고 연료탱크에 휘발유를 채워넣고 시동을 걸었더니 단번에 걸린다.
잔고장이 없어서 사용하기 아주 편하다.
개나리도 금방 노란꽃이 필 것 같다.
일단 커피 한잔 마시고 시작하자는 옆지기.
다시 시작하는 일년 동안 운학리에서 별다른 사고없이 무사하게 보내기를....
가스를 충전해야 하는지 확인하려고 불을 붙였더니 이상은 없지만 여름에 옥수수를 삶으려면 아무래도 미리 충전을 해두어야 할 것 같다.
창고에 넣어두었던 의자도 꺼내서 햇빛에 해바라기를 시키는 중.
뒷길에는 차가 다니면서 움푹 팼던 곳에 석분을 새로 깔았다.
월동을 하느라 수도계량기함에 넣었던 뽁뽁이를 꺼내야 하는데 그냥 덮었더니 집에 가기 전에 잊어먹지 말고 꼭 빼란다.
옆지기는 마을 주민과 길에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위에 보이는 한옥 세 집 중 가운데 집이 팔려고 매물도 나왔다고 한다.
서로 친분이 있는 셋이서 땅을 같이 사서 나눈 후에 똑같은 모양으로 집을 지었는데 사이가 틀어졌다고 한다.
집을 지은 후에 서로 재미있게 살자고 도장까지 찍었다는데...
새로 집을 짓고 있는 건너편 ...
물을 찾느라고 건축하는 집 뒤로 시추하는 차량이 보인다.
작업자들이 잠시 지붕에 앉아서 쉬는 모습.
살기 좋아서 그런지 봄이면 주변에 집을 짓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여기에 임시로 살던 사람은 고일 부근에 팬션을 지어서 이사를 가고 집은 다시 비었다.
언제 새로운 주인이 들어오려는지...
아랫집에서 고추모종을 키우고 있는 비닐하우스.
고추모종은 서리를 피해서 5월 초가 되어야 옮겨심는다고 한다.
마실나갔던 옆지기가 마당으로 걸어가는 모습
조용하고 정겨운 풍경.....
이래서 운학리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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