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왕산 정상인 상봉에서 경치를 구경하느라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하산코스인 중봉 방향으로 향했다.
산그림자가 보이는 풍경은 보기 좋았지만 소백산의 여운이 남는 산행이라서 ....
북서풍의 영향으로 주목의 줄기가 자란다.
살아 천 년 죽어서 천 년이라는 주목의 느낌이 보이는 풍경이었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온 양지바른 곳에 점심을 먹고 가려고 자리를 잡았다.
쉼 없이 올라온 덕분에 다리도 조금 당기고 허기가 빨리 오는 느낌이었다.
진수성찬은 아니지만 같이 하는 옆지기가 있어서 맛있고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먹기 때문에 눈과 입이 즐거운 점심이었다.
따끈한 커피로 몸을 녹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서둘러서 중봉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정상 삼거리에서 숙암분교(중봉,하봉) 방향으로 걷는다.
정상에서 중봉까지는 능선을 걷기 때문에 어려움이 없이 걸을 수 있었다.
등산로 주변에서 자라는 주목
멀리 보이는 중봉
중봉 방향으로...
낙엽이 지지 않았으면 숲 속을 걷는 느낌이었을 것을...
이렇게 능선이 울창하면 시야가 트이지 않아서 눈에 보이는 풍경은 좋지 않다.
가을이라서 그나마 보이지...
밑둥이 이렇게 굵으면 얼마나 수령이 오래된 잣나무인가?
밑둥이 너무 굵더라.
옆지기 앞으로 이정표가 보인다.
여기는 중봉인데 우리는 하봉 방향으로 가야 휴양림으로 하산할 수 있다.
중봉에서 인증샷을 찍고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하봉인 것 같은데...
헬기장을 지나서
우리는 휴양림 방향으로 길을 재촉한다.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에 나뭇가지에 매달린 리본들이 많이 보인다.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면 가리왕산에 슬로프를 만들기 때문에 어느 곳인가는 지금의 모습과는 다르게 헐벗은 모습으로 만날 텐데...
만만치 않은 내리막길에 안내표지판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등산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쓰러진 커다란 고목이 길을 막는다.
급하게 만나는 내리막보다는 반갑다.
가파른 내리막에 안전로프도 하나 보이지 않고...-.-:;
다치면 손해이니 조심스럽게 걷는다.
안내판이 없는 대신에 매달아 놓은 것 같은 정선군 산림정책과 리본.
정선하면 떠 오르는 산이 가리왕산인데 이렇게 등산로 관리가 허술하다니....
낙엽 때문에 등산로를 찾으려면 신경을 곤두세우고 걸어야 한다.
그나마 멀리라도 보이는 리본을 길잡이 삼아서 걸어야 한다.
가파른 내리막에서는 안전로프도 하나 없어서 조심해서 내려가야 하고
임도로 내려서는 곳에서는 잘못하면 굴러서 떨어질 것 같은 ...
누가 관리를 해야 하는 등산로인지 모르겠다.
산림청인지 아니면 정선군청인지를....
글러떨어지지 않으려면 조심 또 조심
임도로 내려서는 옆지기
휴양림 방향으로 ...
여기는 가리왕산 세곡 임도
중봉에서 가파른 길을 내려오는 동안에 처음 만난 이정표...
무슨 등산로를 이렇게 성의 없이 만들어 놓았는지 모르겠다.
휴양림으로 내려서는 등산로도 가파르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가뜩이나 등산 보다는 하산이 더 어려운 법인데 ....
세곡 임도 모습
mtb를 타기에는 좋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유격훈련을 받는 느낌이 나는 내리막 등산로
위험해서 안전로프라도 하나 설치했으면 좋았을 것을...
아래로 내려갈수록 단풍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리막길에서 미끄러져서 여러 번 넘어졌던 옆지기.
내리막에서 돌 위에 있던 작은 돌을 밟아서 미끄러지는 바람에 크게 다칠 뻔했다.
다행히 등산배낭이 허리를 보호해주는 바람에 다치지 않았지 아니었으면 허리를 크게 ..... -.-:;
내리막...
낙엽 밟는 소리가 바스락..
이정표가 없으니 얼마나 걸었는지를 알 수가 없고 얼마를 가야 하는 지 알 수가 없다.
조심해서 내려가고
또 내려가고
이제 끝이 보이는 것 같은데...
드디어 콘크리트길로 내려섰다.
여기로 나왔다는...^^
멀리 산불감시초소가 보인다.
차단봉을 지나서 우측으로 걸으면
좌측으로 생각치도 못했던 안내판이 서 있었다.
수정헌....
2009년 10월에 단풍구경을 하러 정선에 왔다가 하루를 자고 갔던 곳인데 이리로 옮긴 것 같다.
깨끗한 계곡을 만났으니 족욕을 하고 가기로 옆지기와 의기투합하고
등산화를 벗고 얼음장처럼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근다.
ㅋㅋ... 옆지기의 놀라는 표정에서 계곡물이 얼마나 차가운지 알 수 있다.
바위를 타고 넘어오는 계곡물
와우~~~
가파른 등산로를 내려오느라 등산화에 밀리면서 깔렸던 발바닥이 살아나면서 소름이 돋는다.
가파른 등산로를 오르고 내리느라 많이 피곤했던 발...
돌 위에 벗어놓은 등산화도 잠시 쉬고
가파른 등산로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버텨준 등산화
발의 피로가 싹 가실 정도로 시원한 족욕.
등산로에 이정표와 안전로프가 충분치 않아서 내려오는 내내 불만이었는데 시원한 계곡에서 그걸 잊는다.
손수건을 깨끗하게 빨아서
발을 닦고
차가운 계곡물로 얼굴에 묻은 소금기를 닦느라
우푸푸~~~ 우푸프~~~
정신까지 맑아진다.
산행의 마무리가 너무 좋았다.
손수건을 흐르는 계곡물에 ....
이제 출발합시다.
등산화 끈도 다시 조이고
휴양림으로 출발
오늘 고생한 옆지기
콧물은 멈췄지만 .... -.-:;
뒤를 따라서 내려오다가 등산화 끈이 풀렸는지 엎드려서 다시 끈을 조이고 있다.
조용하고 아름다운 길
삽살개가 우렁차게 짖는데 사진을 찍으려니 얼굴을 돌린다.
"뭐야 무시하는 거야!"
이제서야 기운을 차린 것 같은 옆지기
활짝 웃으면서 손수건을 흔든다.
그래 당신은 그게 어울리는 거 알지.
다리 건너 휴양림 매표소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 주차장까지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
오전에 보았던 단풍에서 인증샷을 담고
주차장까지 도로를 따라서 걸었다.
도로를 따라서 계곡물이 흐르고
손수건을 흔들면서 걷는 옆지기
제1주차장까지는 300m
가리왕산 자연휴양림 ... 너무 아름답고 좋은 곳이었다.
불만스러운 거는 가파른 곳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안전로프라도 설치했으면 좋겠고 이정표가 충분치 않아서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정선을 대표하는 가리왕산에서 약간은 실망했다는...-.-::
붉은 단풍 아래에서...
다시 돌아온 주차장.....
힘들었던 오늘 산행의 끝이 보인다.
12km를 걸었다.
오늘 올랐던 가리왕산 궤적
가리왕산 정산인 상봉과 중봉.
가리왕산 휴양림에서 거의 100km를 달려서 저녁 5시 50분에 운학리에 도착했다.
운학리에서 산행 뒷풀이...^^
산본시장에서 산 편육과 얼큰한 술국.
술국은 전골냄비에서 끓이다가 따로 조금 담아서 내왔다.
술을 마시면 밥은 조금만 먹기 때문에 접시에 조금 담았다.
작은 렌틸콩도 보이고 귀리도 보이고 온통 잡곡이라는 사실.
길냥이에게 먹일 편육을 조금 잘랐다.
밤애 잠을 청하기 전에 마당 보안등 아래에 두고 블랙박스에 찍히기를 기다린다.
편육을 먹어치울 놈은 어느 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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