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학리에서 김장을 하기로 한 토요일.
옆지기 친정 언니들이 토요일에 운학리로 놀러온다기에 같이 모이는 김에 이번에는 김장이나 같이 하면 어떻겠느냐고 옆지기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찬성하는 분위기.
운학리로 향하는 짐이 평소와는 다르게 아주 많았다.
우선 짐을 내리고 잠시 ...
수돗가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김장에 사용할 절임배추를 씻느라 부산하다.
ㅋ..그리 많지도 않은 배추 30포기로 김장을 한단다.
밭 여기저기에는 곰보배추가 자라고 풀이 없으니 깨끗하다.
소나무라도 자라고 있어서 을씨년스럽지 않은 풍경
칸나는 그냥 밭에서 월동을 시키려고 작은 하우스활대와 비닐을 구입했다.
작은 비닐하우스를 만들어서 월동을 시키려는데 칸나 구근들이 설마 얼어죽지는 않겠지?
소나무를 빼고는 단풍이 들면서 잎이 지고 있는 마당.
가는 가을이 아쉬운지 뽕나무는 아직도 잎을 달고 있다.
파만 보이는 작은 텃밭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를 들었지만 하늘은 점점 맑아지고 있다.
멀리 보이는 구룡산에도 여기저기 단풍이 보인다.
지난번에 잘 익은 오가피열매를 거뒀는데 아직도 많이 달렸다.
바짝 말려서 다음에 오면 수확할 생각이다.
아무튼 소나무는 너무 잘 자란다는...
큰 처형과 제원이는 절임배추의 소금기를 씻느라 바쁘다.
오늘의 저녁 메뉴로는 두툼한 삼겹살로 바베큐를 만들어 먹자는 의견이 대세라서 훈연재로 쓸 사과나무를 물에 불렸다.
와우텐트와 오가피를 마당에 펼쳐놓고
무와 씻은 배추를 수돗가 옆에 있는 바위에 올려놓고 물기를 빼고 있는 중
혼자서 김장을 하려면 힘이 들지만 여럿이서 같이 하니 진도가 빠르다.
ㅋ... 이번에는 같이 모여앉아서 김칫속에 들어갈 채소들을 다듬고
집에서 김장을 하려면 조심스럽지만 시골집 마당에서 김장을 하려니 주변이 넓어서 좋기는 하더라는...
그래서 앞으로는 운학리에서 김장을 하잔다.
이불도 빨랫줄에 널어서 일광욕을 시키고 있다.
바닥에 깔린 코오롱 플라이는 구입한지가 벌써 24년이 넘었지만 시골에 오면 아주 유용하게 사용한다.
오가피차로 끓여서 먹을 오가피열매
같이 근무하는 직원이 서리태를 구입하고 싶다고 해서 2주 전에 왔을 때 이야기했더니 서리태를 수확해서 밭에서 말리는 중이라서 사지 못하
고 그냥 갔었는데...
오늘은 서리태를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아랫집으로 향했다.
아랫집 두 분은 방에 서리태를 펼쳐놓고 좋지 않은 서리태를 골라내고 있었다.
아랫집에서 키운 배추...
무너지는 옛날 집의 뼈대를 싹 치우면 깨끗하겠는데...
점심에 만두국을 만들어서 먹는다고 아랫집 아주머니에게 김치를 조금 달라고 했더니...
이것저것 담아주시던데...
옆지기가 먼저 가라고 하기에 김장김치를 들고 집으로 향했다.
좋은 이웃이었던 뒷집에서 집을 내놓으셨단다.
2009년 겨울에 집을 사서 오셨으니 4년을 지내고...
친정어머님이 많이 편찮으셔서 모신다고 가셨다는데...
뒷집 아주머님의 손때가 묻은 항아리들이 장독대에 보인다.
지붕 아래로는 무청이 널려있고...
아직 집이 팔리지는 않았지만 먼저 집을 비우신 모양이다.
이웃으로 다시 이런 분들을 만날 수 있다면 우리는 복이 많은 사람이다.
뒷집에서 내려다보이는 우리집 마당
단풍 사이로 보이는 풍경
밭에 놓인 농기계로 오후에는 콩을 턴다고 하던데...
집으로...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자라는 조팝나무의 단풍이 곱다.
출입구를 지키고 서 있는 전나무
아파트에서만 살다보니 마당이 넓은 집에서 빨랫줄을 걸어서 빨래를 말리는 게 소원이라던 옆지기
아랫집에서 여러 종류의 김치를 얻어서 온 옆지기가 널어놓은 이불 사이를 지나고 있다.
점심에는 옆지기가 집에서 미리 준비한 만두소로 만든 만두국
김치는 아랫집에서 얻어온 김치
ㅋ....점심부터 홍초에 소주를 말아서 드신다는 작은 처형과 옆지기
번거롭게 점심에 무슨 만두를 만들어서 먹냐고 했더니 전혀 번거롭지 않다면서 금요일 퇴근해서 만두소를 만들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