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운학리행은 하룻밤을 보내지 않고 오후에 그냥 집으로 돌아올 생각이다.
몸이 조금 불편한 제제를 데리고 운학리에 갈 생각도 했었는데 이제 기력을 차리고 있는 제제를 데리고 가기에는 조금 무리라는 생각에 그냥
둘이 갔다가 대충 일을 하고 오려고 점심도 따로 준비하지 않고 다녀왔다.
집에서 7시 30분에 집을 나선 후에 북수원에서 영동고속도로로 올랐는데 북수원톨게이트로 진입하기 전부터 차가 막힌다.
여름 휴가철에도 밀리지 않던 길인데...-.-;;
차가 밀리는 원인은 다름이 아니라 광교터널 안에서 차량 추돌사고가 나서 ...
중앙고속도로 신림ic로 나와서 아랫집에 드릴 고기를사러 잠시 신림 고기마트에 들렀다.
차단봉을 여는 옆지기 뒤 단풍이 보인다.
운학리로 오는 내내 커피를 마시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방에 앉아서 한잔을 마시고
데크로 나가서 다시 한잔
운학리로 가지고온 기와를 마당에 내려놓았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동안에 트렁크와 뒷좌석에 실린 기와의 무게 때문에 뒤가 묵직해서 차가 아스팔트에 착 붙어서 달리는 느낌이었다.
커피를 마시고 옆지기가 기와로 작업을 한다기에 마당 석축 앞으로 기와가 담긴 가방을 옮겼다.
ㅋ... 기와를 깔고는 모양이 나온다면서 좋아서 몸을 흔들고 있는 옆지기.
나이가 쉰 둘인데...
빨간 장갑을 끼고 혼자서도 이렇게 잘 논다.
기와를 들고는 원추리, 범부채,꽃무릇, 할미꽃, 비비추, 꿩의비름, 매발톱이 자라는 경계를 따라서 기와를 놓았다.
장난스럽게 이리저리 몸을 흔들면서 기와를 들고 다니는 옆지기
수돗가 주위로는 원추리와 범부채가 씨앗을 달고 있어서 씨앗을 채취하려고 꽃대를 살피고 있다.
꽃대를 전지가위로 자른 후에
씨앗만 잘라서 비닐봉지에 담았다.
바닥에 떨어진 씨앗들은 내년이면 발아를 해서 꽃을 피울 테니 내년이면 꽃밭이 더욱 풍성해질 것 같다.
밭으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서 양 옆으로 기와를 깔아놓았다.
수돗가에서 내려가는 길에 기와 스물 한 개, 우측 소나무 아래로 스물 한 개를 놓았다고 한다.
오랜 세월의 흔적 때문에 색이 바랜 기왓장
수돗가 뒤 단풍나무와 소나무 아래에는 이렇게 ...
마치 석탄을 가득 실은 열차가 늘어선 모습이다.
옆지기는 기와를 담았던 쇼핑백을 물로 깨끗하게 씻고 있다.
물기를 탁탁 털고
기왓장이 이리저리 삐뚤거리지만 모양새가 자연스럽다.
하얀 플라스틱 휀스가 있었을 때보다 훨씬 예쁘게 변했다.
구불구불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기와의 모습
풀이 너무 많아서..-.-:;
집에서 가져온 기와가 모두 116장이었는데 기와를 마당 여기저기에 놓고 보니 부족해서 조금만 더 있었으면 좋겠는데...^^*
아랫집에 다녀온 옆지기가 얻어온 배추.
아랫집은 지금 김장을 하려고 배추를 소금물에 절이고 있단다.
배추를 다듬어서 배춧잎을 데쳐서 가지고 간다기에 가스통을 꺼내서 물을 끓이고 있다.
바람도 불고 햇빛도 따듯해서 쇼핑백이 금방 마르겠다.
풀을 정리하고
점심은 따로 준비하지 않아서 달랑 하나 남은 라면을 끓여서 데크에 밥상을 차렸다.
시원하고 상쾌한 바람을 맞으면서 밖에서 먹으니 맛있다.
바람이 불어서 물이 잘 끓지않아서 가스통 주위로 바람막이를 만들었다.
이제 슬슬 끓기 시작한다.
밥을 먹었으니 이제 슬슬 밭으로 ....
간단하게 기와만 깔았는데 모양새가 ...ㅋ
조금 달리보인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풀이 없으니 ...^^
여기저기 번진 여뀌를 걷으려다가 그냥 두었다.
키 작은 모감주나무와 칸나
소나무에도 누런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소나무가 많이 자라서 안으로 들어가면 시야가 가려서 구룡산을 올려다봐야 한다.
파란 하늘을 보면 완연한 가을이다.
땅콩도 거둬야 하는데...
수돗가에서 일을 하는 옆지기
오가피열매가 엄청 달렸다.
어디서 옮겨왔는지 구지뽕나무 아래에 딸기가 보인다.
헐벗은 호두나무
다음에 오면 조팝나무에 단풍이 들겠지 ...
단풍나무는 아직 단풍이 멀었다.
수월하게 보내는 오후
기와만 깔았을 뿐인데...
예전 풍경과는 많이 다르게 예뻐보인다.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느라 바삐 돌아다니는 옆지기
다년생식물을 따라서 기와가 원을 그리면서 ..
비가 오면 계단으로 흐르는 물을 막으려고 흙으로 계단 앞을 조금 높였다.
토기풀이 너무 극성이라서 손으로 뜯으며 정리하는 모습.
아쉽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이제 운학리에는 점점 단풍이 내려앉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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