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학리에 다녀온 지가 벌써 한 달이 가까워져 온다.

 

모기의 입이 비뚤어진다는 처서가 지났으니 날벌레들도 줄었을 것이고 풀도 예전보다는 덜 자랐을 테니 가면 조금 수월하게 보낼 것 같다.

 

토요일 아침에 평상시보다 조금 늦은 7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고속도로에 올라서서 막힙없이 달려서 신림ic를 나왔다. 

 

옆지기가 목~금요일에 워크샵을 다녀오는 바람에 운학리에서 먹을 먹거리를 준비하지 않아서 고기가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을 따라서

 

신림에 있는 정육점으로 차를 몰았다.

 

 

찾아간 신림고기마트

 

혹시 간이나 천엽이 있는지 물었더니 없다기에 그냥 목살만 사서 나왔다.

 

신림 하나로마트에 들러서 고기를 싸서 먹을 야채와 음료수, 팩에 들은 즉석 육개장과 소시지를 샀다.

 

혹시 예초기를 돌려야 할지 몰라서 휘발유를 사가려고 했는데 트렁크에 빈 용기가 없어서 그냥 가기로 했다.

 

ㅋ...처서도 지났는데 풀이 많으려나?

 

 

황둔 하나로마트에 들러서 아랫집에 드릴 과자도 조금 사고

 

 

차단봉에 걸린 쇠줄을 여는 옆지기.

 

진입로와 멀리 보이는 마당을 들여다보니 풀이 별로 자라지 않아서 마음이 놓인다. ^^*

 

 

쇠줄을 열던 옆지기가 손으로 가리키는 곳을 보니

 

 

산딸나무에 빨간 열매가 많이 달렸다.

 

요즘에는 효소,엑기스에 관해서 논란이 많아서 나무 열매에 대한 효능도 믿거나 말거나지만  산딸나무의 열매는 소화기관에 효과가 좋다고 하

 

던데 소화불량, 속이 더부룩하고 가스가 차는 증상, 과민성대장에 좋단다.

 

 

커피와 과자를 먹으면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면서 휴식을 즐겼다.

 

 

데크 기둥에 달린 줄이 끊어지는 바람에 풍경이 떨어져서 깨졌었는데 매룬님이 새로 만들어 주신 풍경. 

 

 

집에서 신던 양말이 한쪽이 없어져서 짝짝이가 되었는데 작업하면서 신고 버리라면서 이런 양말을 꺼내준다.

 

 

꽃이 지고 까만 씨앗을 달고 있는 원추리와 범부채

 

 

더덕이 심겼던 밭은 여뀌가 점령했다.

 

 

오랜만에 만난 칸나는 무성하게 자라고 있고

 

 

ㅋ... 점점 무성하게 자라는 뽕나무는 어찌 해야 하는지

 

 

물기가 많은 땅에서 자라서 잎이 누런 소나무

 

 

여뀌가 산딸나무 주위로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금년에는 밭 여기저기에서 대장 노릇을 하는 여뀌

 

 

잣나무에 달린 잣은 수확하기 전에 어느 놈이 잣만 싸~악 따서 먹었는데 ...청설모가?

 

 

오가피는 열매가 너무 많이 달려서 가지가 축 늘어졌다.

 

 

ㅋ... 고추

 

 

아직도 오이고추가 달렸다.

 

 

청양고추는 빨갛게 변해서 홍고추가 되었다.

 

 

처서가 지나고 조금만 더 있으면 이슬이 내려앉는 시기라 풀이 자라지 않으니 시골생활하기에는 아주 적절한 시기인 것 같다.

 

 

무성하게 자란 여뀌를 제외하면 풀도 별로 없으니 오늘은 룰루랄라하면서 보내야겠다.

 

 

호두나무 옆에서 자라는 오가피에도 열매가 엄청 달렸다.

 

 

여름이면 풍성한 그늘을 제공하지만 정작 호두는 하나도 달리지 않으니...-.-;;

 

 

앵두나무와 뒤로 보이는 구지뽕나무

 

 

뿌리로 번지는 구지뽕나무 때문에 나무 아래에는 작은 구지뽕 묘목이 여기저기 자라고 있어서 장화를 신고도 조심스럽게 다니고 있다.

 

잘린 줄기의 굵은 가시가 장화 밑창을 뚫고 올라와서 발바닥을 찌를 정도니...-.-:;

  

 

잘린 자두나무에서 자라는 상황버섯

 

 

산수유 열매가 붉게 익어간다.

 

 

소나무에 치여서 자라는 박태기나무

 

 

석축 위로 번진 꽃잔디

 

 

운학리로 향하면서 가장 궁금했던 게 바로 꽃무릇(석산)이었다.

 

작년에 월동준비를 하면서 추운 지방에서는 월동이 힘들다는 꽃무릇을 월동시키려고 아랫집에서 비닐과 시멘트블럭을 얻어다가 어설프게 작

 

은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주었는데 꽃무릇이 살았는지 죽었는지는 9월에 꽃대가 올라와야 확인이 가능했었다.

 

9월에 들어서서 늦은 휴가를 다녀오고 추석 연휴가 이어지는 바람에 확인할 수가 없었는데 비비추 꽃대만 보이고 꽃무릇은 보이지 않는다.  

 

 

여기를 들여다보아도 꽃무릇 꽃대가 없으니...-.-:;

 

 

범부채만 검은 씨앗을 달고 있다.

 

 

그런데 잘 찾아보니 꽃무릇의 굵은 꽃대가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에도 꽃대가 ....ㅋ

 

꽃대가 사라지고 잎이 올라오는 꽃무릇도 보이는 걸로 봐서 모두 살지는 않았지만 꽃무릇 월동은 성공한 셈이다.

 

금년에는 화려하게 핀 붉은색의 꽃무릇 꽃을 볼 수 없으니 아쉽다. 

 

 

지난달 말에 예초기로 풀을 밀었으니 대략 한 달이 지났지만 풀이 별로 자라지 않았다.

 

 

마당에서 자라는 풀도 예초기로 밀기에는 애매한 정도의 크기라서 그냥 두기로 했다.

 

 

조팝나무에는 단풍이 내리기 시작했는데...

 

 

풀이 없으니 좋다.

 

 

산딸나무에 달린 열매

 

 

구지뽕나무 열매처럼 생겼다.

 

 

산딸나무 열매를 하나 따서 먹었던 옆지기가 맛있다고 하던데 ...

 

복숭아 맛도 나고 바나나 맛도 난다고 한다.

 

 

옆에 있는 밭은 금년에 농사를 짓지 않아서 묵밭으로 변했다.

 

 

뒤로 이어지는 길에는 코스모스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운학리에만 오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쪼그리고 앉아서 풀을 뜯어도 마음이 편하고 소나무 잎에 얼굴을 긁히면서 줄기를 잘라도 마음이 편하다.

 

아무런 잡생각이 나지 않아서인지...

 

아무런 잡생각없이 풀을 뽑을 수 있는 곳이 있어서 행복하고 밤이면 술 한잔 마시고 편안하게 몸을 눕힐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행복하다.     

 

 

처음 시작하던 2007년에는 정말 아무 것도 없었는데....

 

 

드디어 시골에서 생활하기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

'어설픈 주말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을 만났다.  (0) 2013.10.13
바쁘게 보낸 오후  (0) 2013.09.30
지난 추억을 이야기하면서...  (0) 2013.09.01
나무를 태웠다.  (0) 2013.09.01
우째 이런 일이...  (0) 2013.09.0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