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옆지기가 사내시험을 본다는 날이다.
오늘이 시험이라는데 공부하느라 바쁜 옆지기 때문에 간단하게 차린 아침
식빵을 버터에 살짝 구우니 고소한 냄새가 주방에 퍼지고 따듯한 계란후라이에 딸기잼,땅콩잼과 커피
코스트코에서 산 대용량 땅콩잼은 냉장고에서 꺼낸 적이 언제였는지 모를 정도로 치즈처럼 굳어있어서 전자렌지에
살짝 돌려서 부드럽게 만들어 식빵에 발라 먹었다. 어릴 적에는 땅콩잼을 좋아해서 땅콩잼이 들어있는 빵을 자주
사먹었는데 식성이 바뀌니 먹기가 쉽지 않았는데 밥상을 차리는 게 귀찮을 때 이렇게 차려서 먹으니 그래도 먹을만 하다.
빵보다는 밥을 좋아하는 식성이라 가급적 빵을 밥으로 생각하며 먹지는 않았는데 식빵에 잼을 바르고 계란 후라이를 해서
먹는 간단한 아침도 괜찮은 선택이었다.
더불어 마시는 커피 한잔.
그리고 제제.
아침 5시 30분이면 어김없이 눈을 뜨고 일어나서 옆지기의 동태를 살피느라 바쁜 놈이다.
아침에는 밥 달라고 이른 시간에 깨우고 저녁이면 저녁밥 달라고 오후 4시부터 딸래미방 앞에서 방문을 발로 벅벅
긁는 놈이다.
옆지기가 사내시험을 본다는 오금고등학교에 다녀왔다.
작년에 본 사내시험에서 떨어져서 이번에 또 보는데 작년에는 공부도 별로 하지 않은데다가 너무 촉박하게 도착해서
떨어졌다며 이번에는 일찍 도착할 수 있도록 미리 출발하자기에 마침 제제 미용도 하려고 동물병원에 11시 40분에
예약을 하였다기에 11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작년에는 그리도 막히던 양재대로 염곡사거리가 별로 막힘이 없는데 반대편 차선에는 차가 꼬리를 물고 서 있다.
시험은 2시부터 본다는데 시험장에 도착했더니 12시 50분.....-.-:;
점심으로 먹는다며 집에서 가지고 온 약밥을 조금 나눠서 커피와 먹다가 옆지기는 시험장에서 공부를 한다면서
운동장을 가로질러서 교실로 들어가고 나는 차에서 목베게를 목에 두르고 시트를 뒤로 젖혀서 잠을 청했다.
2시에 시작한 시험이 3시 30분이 되서야 끝이 나고 집으로 향하면서 문제를 대충 맞춰보더니 몇 번 문제는
고치려다가 안 고쳤더니 틀렸다고 징징거린다.
시험보러 올 때는 막히지 않았던 염곡사거리는 왜 그리도 막히는지 미용하느라 동물병원에 맞겨두었던 제제를
찾아서 집에 도착하니 다섯 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대충 청소기를 돌려서 바닥에 있는 먼지를 빨아들이고 화초에 물 주고 옆지기는 밀대로 밀고....
오늘은 옆지기가 쏜다면서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며 향한 곳이 청정수산이었다.
청정수산 상차림이 시작된다.
아직 해가 지기 전에 들어선 횟집에는 어찌나 사람들이 많은지 그야말로 바글바글이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빈자리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마침 창 가에 빈자리가 있어서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니 가격이 조금 올랐는데 우리는 광어+우럭 소(小 70,000원)로
주문했다.
기본으로 깔린 곁음식이 나오고 잠시 후 나온 가리비
총각 때 옆지기와 데이트하면서 많이 먹었던 아나고
관자였나?
낙지와 게불
낙지는 딸래미가 거의 다 먹은 것 같다.
새우는 껍질을 까서 먹기가 불편하다.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 있었던 전복
그리고 옆지기가 좋아하는 해삼
무슨 게인지는 모르겠는데 게다리도 나왓다.
멍게 특유의 향기가 난다.
정말 푸짐하게 나왔지만 아직도 끝이 아니다. 잠시 호흡 조절을 하고...
옆지기는 "아빠랑 둘이서 오면 다 남기기 때문에 니가 꼭 와야 한다." 며 딸래미에게 강조를 하고 있다.
주문했던 광어+우럭 소(小)가 나오고
초밥은 딸래미가 다 먹어치웠다.
매운 주꾸미도 나오고
뜨거운 프라이팬에 구운 새송이버섯
새우튀김과 고구마튀김이 나왔다.
알밥도 양은 작지만 맛이 있었다.
옥수수 위에 치즈가 올려져서 고소하다.
한 입에 쏙 들어가는 작은 돈가스
뚝배기에 담긴 누룽지는 속을 풀어준다.
가오리찜도 술안주로는 좋다.
이제 슬슬 배가 불러서 더 이상은 곤란한데
마지막으로 매운탕.... 거기에다가 라면사리까지 나온다.
옆지기는 매룬님이 영월에 가셨는지 궁금하다면서 문자를 날리고 있는 중
끓는 매운탕에 라면까지 넣어서
라면까지 먹었으니....
청정수산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을 정도지만 나오는 음식들이 신선하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가끔씩 오게 된다.
슬슬 걸으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중인데 셀프주유소 경유 가격이 1,705원이면 아주 착한 가격이다.
출퇴근하는 도로변에 위치한 모든 주유소보다도 싼 가격이다.
아파트로 들어선 시간이 8시 40분
올려다보니 집에 불을 켜지 않고 나와서 컴컴한데 제제놈은 뭐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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