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의 맛을 느끼는 것은 개인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인터넷에 맛있다고 올린 글을 100% 다 믿으면 안 되는데.....

 

그동안 내가 맛있다며 올린 글을 보고 찾아간 사람들이 혹시 나를 탓하지 않았을까? 뒤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던

 

갈비탕이다. 

 

동네 인터넷카페에 갈비탕이 맛있다고 올라온 글을 보고 네비를 찍어서 퇴근길에 좁은 골목길을 이리저리 차를

 

몰아서 식당을 찾아갔었다.

 

맛있다는 댓글이 계속 이어지고 가끔 별로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맛이 있으니 글을 올렸겠지 하는 마음에 ...

 

 

포장한 갈비탕 두봉지를 들고 집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어찌나 무겁던지..... 그래, 무거우니까

 

먹을 것도 많을 거야.

 

저녁으로 맛있는 갈비탕을 먹는다는 생각에 은근히 기대를 하며 식탁에 내려놓고 저녁 먹을 준비를 했다.

 

 

포장해서 가지고 온 갈비탕을 넣고 끓이고 있는 중이다.

 

그리 작은 냄비는 아닌데

 

 

뼈가 냄비에 가득하게 들어있어서 정말 먹음직스러웠다.

 

 

제제는 벌써 식탁에 앉아서 저녁상이 차려지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요즘 애처로워서 간식을 자주 주었더니 안방에 앉아 졸다가도 내가 거실로 나서는 모습을 보면 간식을 달라고 쫓아나온다.

 

귀는 안들리지만 눈치는 십단이 넘는다.

 

 

"빨리 좀 차려봐. 주지 않으니 먹지는 못 하지만 냄새라도 맡아볼껴."

 

 

셋이 먹을 갈비탕이 식탁에 오르고...

 

갈비탕은 반찬도 별로 필요치 않은 음식이니 반찬도 대충 내놓고 먹을 생각이다. 

 

 

딸래미 갈비탕에 있는 기다란 갈빗대에 얼핏 보기에는 고기가 좀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외의 다른

 

뼈에는 고기가 너무 없고

 

 

내가 먹을 갈비탕에는 온통 뼈만 있는데 고기는 별로 없으니 .... -_-:;

 

 

옆지기 갈비탕도 고기가 없기는 마찬가지이고 고기가 너무 없어서 냄비에 남아있던 뼈를 전부 꺼내서 먹었지만 에~휴....

 

가격은 과천에 있는 본수원갈비탕과 같은 8,000원인데 고기가 없어도 너무 없다.

 

뼈에 붙은 고기라도 뜯어서 먹을 생각에 뼈를 손으로 잡고 뜯었는데 괜히 손으로 잡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뜯을 게

 

없었다.   

 

갈비탕에서 건진 뼈는 산을 이루는데 정작 고기는 없으니 참으로 난감하다.

 

본수원갈비탕은 고기가 많아서 밥 한 그릇을 말아서 먹으면 배가 빵빵할 정도로 부른데...

 

뼈에 붙은 고기의 양은 둘째로 치고 국물은 왜 그리도 단지 달아도 너무 달다. 어린아이들이 먹으면 맛있다고 할 정도...

 

갈비탕을 먹고 가는 여자 손님들에게 텃밭에서 키운 호박, 무, 배추같은 농작물을 조금씩 준다고 하던데, 그렇지는

 

않았겠지만 그렇게 쥐어준

 

농작물들도 식당을 소개하는 글에 맛으로 보탬이 되지는 않았나 의심스러웠다. 

 

아무튼 뼈에 붙은 고기는 없어도 너무 없고, 먹을 게 없는 뼈는 너무 푸짐해서 조금 황당했던 저녁이었다.

 

갈비탕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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