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옆지기와 같은 이불을 덥고 잔지가 어언 21년....
물론 그 가운데 이불을 걷어 차고 잔 날을 빼면 ?
세월이 차~암 빠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새끼도 하나 만들고....
2주 전에 매룬님 댁에서 놀고 오느라 빚진 것도 있어서 오늘은 안양에 있는 동강민물매운탕에서 메기매운탕으로 달렸는데....
달리기 전에 매룬님이 결혼기념일이라고 케이크를 건네주신다.
황공하옵게도....
술을 마시면서 이어지는 주된 이야기는 농사는 덜 짓고 놀자....쉬자...
힘들게 일만 하러 시골에 왔냐?
이제는 좀 쉬면서 즐기자.
자전거,등산,도깨비 낚시,솟대,카누........
정말 운학리에서 카누를 타면 매룬님 댁이 있는 평창강까지 수월하게 갈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금년에는 농사는 덜 짓고 한번 놀아볼 생각이다.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금년에 밭에 심으려고 마음을 먹은 감자,옥수수...... ^^:;
작년에 심은 더덕 그리고 밭에 심고 싶은 고추,상추,고구마,오이.......눈에 아른거린다.
안양에서 대리운전으로 달려서 집에 도착하고 매룬님이 주신 케이크로 촟불을 당기는 시간
식탁에 놓인 케이크.
케이크에 초가 스물한 개 꼽히고
시럽이 발린 딸기가 아주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딸~기....
지난주에 털이 홀딱 밀린 제제는 딸래미가 꼬드기는 성냥에 마음이 갔는지 잠시 냄새를 맡더니...
에이~퉤...하면서 물러나 앉는다.
아들래미 제제는 딸래미가 케이크에 불을 붙이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가
딸래미가 초에 불을 붙이는 모습을 보더니 옆지기에게 머리를 돌린다.
촛불 스물한 개.....
옆지기와 살며 힘들었던 기억은 별로 없었으니 잘 살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옆지기는 성질 더러운 나 때문에 마음 고생은......
제제....
이상하게 케이크에 촛불을 켜면 안 좋았던 기억이 떠오르는지 멀리한다. 아마도 폭죽 때문에....
온전하게 둥그런 케이크를 칼로 반을 자르기에는 아쉽지만...
옆지기와 둘이서 케이크를 잘랐다.
살아가는 동안에 케이크처럼 이렇게 반으로 떨어져서 살 날이 없기를 바라면서...
이제 21년 같이 살았으니 언제 100년을 같이 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