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참을 먹고는 깜박 잠이 들었다 깨어보니 오후 네 시가 되었는데 옆지기도 부스스 일어나 앉는다.
옆지기에게 신림에 있는 숯가마에 가려는지 물으니 다음에 가자고 한다.
밖을 내다 보니 전 주인 아저씨는 밭에서 소를 끌며 잡초를 제거하고 그 옆에서는 품을 주고 데리고 온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다
옥수수밭 옆에는 전 주인 아주머니가 잡초를 뽑고 있고 아저씨는 소 뒤에서 쟁기질을 하면서 잡초를 뽑
아내고 동시에 농작물에 북을 주고 있다.
서산으로 해는 뉘엿뉘엿 지는데
우리도 마당과 수돗가에 있는 잡초를 뽑으려고 마당으로 나섰다.
마당에 있는 풀들을 뽑고는 저녁에 먹으려고 옆지기는 상추를 얻으러 나가서 우리 밭과 붙어있는 밭의
아주머니에게 상추를 얻어서 왔다. 그러니까 우리 밭의 전 주인 아저씨의 여동생이다.
예전에 경계측량을 할 때 측량이 잘못되었다고 해서 그 댁의 아들도 와서 보고 갔고 말뚝을 박은 후로는
별 이상없이 지내왔는데 ..아무튼 상추를 많이도 얻어왔다.
뭐라더라
"고모님... 상추 좀 주세요" 했더니 웃으면서 뜯어가라고 했다나
저녁먹을 준비를 마치고 막 저녁을 먹으려는데 못 보던 차가 마당으로 들어서더니 우리에게는 아무 말도
없이 아래 밭으로 내려간다. 옆지기가 밖으로 나가서 차 앞에 붙여놓은 연락처를 가지고 오더니 전화를
한다고 하기에 그냥 둬라 시골 사람들이 다 그렇지 하니 사람이 기본이 안되었다고 전화를 하더니 차를
남의집 마당에 세우고 아무런 말도 없이 그냥 가면 어떻게 하냐며 언제 차를 뺄거냐고 하니 미안하다고
금방 나간다고 하더니 잠시 후에 미안하다며 돌아 나간다. 품을 주고 데리고 왔던 사람들을 데리고 가려
고 왔다 한다.
옆지기가 다음에 올 때는 마당으로 들어 오는 입구에 쇠기둥을 설치하고 쇠줄로 막아 놓자고 한다.
사람이 있어도 저런데 사람이 없으면 아무나 마당에 들어와서 차를 세워 놓는다며.....
일리가 있는 말이다. 가뜩이나 장마비로 마당이 지저분한데 그렇게 하자고 하고 저녁을 먹었다.
저녁상.
신림에서 사 온 두툼한 삼겹살
밭에서 수확한 농작물로 만든 된장찌개.
무쇠솥에 한 밥은 고슬고슬한 게 찰지고 맛있다.
얻어 온 상추도 막 따와서 그런지 부드럽고 맛이 좋다. 아무튼 옆지기의 수완도 좋다.
"고~모~~님........" 해서 상추를 한 보따리나 얻어 왔으니....
삼겹살이 두툼하고 고기의 육질이 좋아 보인다. 삼겹이 냉동육이 아닌 냉장육이라 그런지 훌륭하다.
고기가 질이 좋아서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렇게 저녁을 먹고 밖으로 나오니 컴컴한 밤하늘에 별이 초롱초롱 많이 보인다.
와.... 정말로 별이 많다.
집에 불을 전부 끄고 다시 나오니 별들이 더 많이 보인다. 그야말로 별천지가 따로 없다.
예전에 등화관제 훈련을 한다고 서울 시내에 있는 불을 전부 끄면 많은 별을 볼 수 있었는데 그 때도
이렇게 많은 별을 보기는 쉽지가 않았었다.
그런데 그렇게 무수하게 떠있는 별들을 디카로 담을 수가 없다는 게 정말로 아쉽다.
옆지기가 데크 위에 등을 바라보다가 내게 오라고 하는데 다가가서 보니
등 주위로 온통 날 벌레들이 모여있다.
밤에는 마을이 암흑으로 빠진다.
우리 집 주위로는 두 집이 있고 집으로 올라 오는 길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는데 마을 길에서 삼십미터쯤
들어와서 있고 마을이 백여 미터정도 아래에 있어서인지 집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밤 열 시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뒷 집에서 기르는 닭이 또 새벽 네 시부터 울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잠에서 깨어 뒤척였는데 옆지기는 잘도 잔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한다는 말이
"아 ~ 우. 너무 잘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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