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저녁에 매일 옆지기와 생밤을 깍아서 딸래미에게 먹이고 있다.

 

하루에 세알씩...

 

옆지기가 어디서 들었는지 밤을 깍아서 매일 조금씩 먹으면 집중력이 좋아진다며 밤마다 나에게 밤깍기

 

를 강요하고 있다. 

 

엠씨스퀘어라는 것을 귀에 끼고 있으면 집중력이 좋아진다는 선전은 보았지만 밤을 먹으면 집중력이 좋

 

아진다는 것은 난생 처음이다.

 

그런데 밤 깍는게 겉 껍질을 벗기고 나면 속 껍질이 나오는데 겉보다 속을 깍는게 배는 더 힘들다.

 

겉은 칼을 대고 훌렁훌렁 벗길 수 있지만 속은 과일을 깍듯이 해야 하니 어떤때는 제법 큰 밤을 깍고 나

 

면  깍아낸게 더 많아서 남는게 거짖말 조금 보태면 그 크기가 콩알만 하다.

 

지난주에는 9시 뉴스가 시작되면서 깍기 시작해서 10시까지 한시간을 깍았더니 손에서 쥐가 나고...

 

깍는 노력에 비하면 밤을 먹는것은 누워서 떡먹기. 하나 깍을때 삼~사분이 걸리는데 목구멍을 넘기는데

 

는 고작 삼십초면 넘어가니 홀랑홀랑 집어 먹는 딸래미가 얄밉기도 하다.

 

"아빠가 되어 가지고 쪼잔하게 애 먹는거 가지고"  .... ..... "그래도 아껴서 먹어야지....."

 

 

나는 겉 껍질 담당

 

 

속 껍질은 옆지기가 담당이다.

 

분업의 효과라니 이것도 겉과 속을 둘이 나눠서 깍다보니  숙련이 되어서 그런지 후딱 깍는다.

 

깍아 놓은밤이 열개. 그래서 하나를 홀딱 집어 먹었더니 옆지기가 갯수가 안 맞는다고 날 보고 하나를

 

더 깍아 오라는데...  

 

"하루에 세개씩 먹는데 삼일은 먹겠다"고 하니 

 

옆지기 왈 "오늘부터 시험기간이니까 다섯개씩이야"

 

 

오늘의 밤깍는 일과는 마쳤다.

 

 

제제는 깍다가 떨어지는 밤조각을 먹으려고 옆지기 다리에 바짝 붙어 기회를 엿보고 있다. 

 

'세상살이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이 내린다.  (0) 2006.12.17
이만 오천원의 행복  (0) 2006.12.16
내가 세상에 태어났단다  (0) 2006.12.14
버섯칼국수  (0) 2006.12.10
과메기 먹어주기  (0) 2006.12.0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