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메기를 처음 먹어주었던 기억이 아마도 2000년 12월인듯 하다.  

 

근무하던 회사의 망년회로 부부동반해서 경주와 포항근교를 일박 이일의 일정으로 여행했는데 숙소가

 

있었던 포항의 바닷가 횟집에서 처음보았다. 바닷바람에 꾸덕꾸덕 말린 꽁치를 물미역,쪽파,김에 싸서

 

초장에 푹 찍어 먹는데 보기만 해도 비리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먹어보니 의외로 맛이 깔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어 이거 제맛이네. 그래 이거 맛있다.

 

그때 옆지기랑 회사 동료 부부와 같이 과메기에 소주를 물마시듯 먹어준 적이 있었다.

 

고소하고 단백해서 소주안주로는 제격이었고 바닷가에서 먹는 술은 취하지 않는다고 하더니 소주를

 

여러병 비웠던 기억이 있었다.

 

겨울이 돌아오니 소주에 과메기가 먹고 싶어서 이리 저리 둘러보다 문래전철역 부근에 과메기 직매장이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퇴근길에 들러 20마리를 일만오천원에 구입해서 옆지기에게 물미역,쪽파,

 

배추를 사 오라고 전화를 한통 때리고 과메기를 먹을 생각에 들뜬 마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종이상자에 포장이 되어 있는데

 

과메기의 껍질은 벗겨 먹어야 한다.

 

일회용 장갑을 끼고 껍질을 잡고 한번 당기면 주-욱 벗겨진다.

  

 

바닷가 해풍에 꾸덕꾸덕 말려서 기름기가 좌르르 흐른다.

 

 

 들여다 보니 침이 꼴깍 넘어가는데.... 한점 집어들고 초장에 푹 찍어 입에 넣으니 약간 비릿하면서

 

고소한 맛이 입안 전체에 퍼진다.

 

 

껍질을 뜯어내고

 

 

 

쌈다시마를 물에 씻어서 물에 담궈서 소금기를 빼내고

 

 

속 노란 배추를 씻어놓고

 

 

쪽파와

 

 

마늘과

 

 

초장을 준비했다.

 

 

오늘의 주인공인 과메기를 먹기 좋게 삼등분으로 잘라놓고

 

 

이렇게 먹을 준비가 완료되었다.

 

 

나처럼 배추에 쪽파넣고 과메기넣고 마늘넣고 싸서 먹든지 아니면

 

옆지기같이 다시마에 배추넣고 쪽파에 과메기에 마늘에 김을 넣고 먹어주면 된다.

 

 

옆지기가 먹는 스타일... 무쌈도 보이고 좌우지간에 무진장 넣고 싸서 먹는다.

 

 

제제도 고소하고 비릿한 냄새가 코를 간지럽히는지 달라고 들이대고 있다.

 

 

먹다보니 알딸딸하고 배가 출출해서 라면과 뜨거운 라면국물이 그립다. 

 

속 시원한 무파마를 먹어주자.

 

 

라면은 양은냄비에 넣고 팔팔 끓여야 면발이 쫄깃쫄깃해서 맛이 있다.

 

가스렌지의 파란 불꽃속으로 물이 팔팔 끓는다.

 

 

라면을 던져넣고 스프를 풀어서 또 팔팔 끓여준다.

 

 

쪽파를 송송 썰어 넣고

 

 

한 젓가락 덜어내고

 

 

 

라면국물에 밥도 말아서 후루룩.

 

먹고 놀다가 밤 열두시 넘어서 잠자리에 들었는데 이상하게 배가 꺼지지가 않는다. 너무 많이 먹었나.

 

옆지기랑 서로 니가 많이 먹었다고 궁시렁대다가 잠이 들었다.

 

그런데 잠이 들기 전에 생각해 보니 나 보다 옆에 누워서 잠이 들어있는 여자가 더 많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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